고독한 먹기행 (12) - 경북 경주시 성건동의 '소문각'
저녁이 나쁘진 않았지만 그리 만족스럽지도 않았던 날이었다. 동궁과 월지를 방문하고 숙소로 복귀하는 경주 여행의 첫날 저녁, 바로 들어가기엔 출출했고 뭔가 심심하고 아쉬웠다. 아마 생각보다 관광지로 구성되어 있어서인지, 로컬 맛집과 음식을 찾지 못한 아쉬움도 더해지지 않았나 싶은데.
이럴 땐. 개인적인 직감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었다.
경주터미널 근처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마땅한 곳을 찾던 중 발견한 곳. 갑작스러운 반가운 손님으로 찾아와준 것은 소문각의 해물쟁반짜장이었다.
※ '소문각'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17:00 ~ 새벽 02:00 / 매주 일요일 휴무
* 영업시간도 그렇고 방문했을 때도 그렇고, 중식을 안주 삼아 술 한잔하기 좋은 중화포차이다.
- 주차는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 물은 셀프 / 중화포차로 중식 안주에 술 한잔하기 좋은 곳
- 메뉴는 화상집처럼 범위가 넓지는 않고, 일반적인 중식 메뉴로 구성
- 사장님 내외가 운영하시는 것 같은데, 친절하시다.
사전 조사를 통해 확인한 여러 메뉴 중 돋보였던 해물쟁반짜장을 주문.
홍고추, 청고추가 쫑쫑 썰린 게 인상 깊기도 했고, BEST라는 메뉴판의 표시에 주문했는데, 아 이놈. 정말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다. 생각보다 얄쌍한 면과 함께 걸쭉하면서 매콤 칼칼한 짜장 소스가 제대로 면치기 해 들어온다.
소주 한 잔 빠질 수 없는 순간이었다.
고추가 한가득 얹어진 외모와 같이 맵싹함을 자랑하는 쟁반짜장이었는데, 거부감 없고 소스와 잘 어우러진 맵싹함이다. 짜장의 불맛 풍미 또한 뛰어나 걸쭉느끼칼칼이라는 새로운 조합으로 아쉬움 남는 저녁의 끝을 근사함으로 선물해 준 녀석.
중화포차여서인지 수도권에 비해 전반적으로 금액도 준수하다. 허겁지겁 면을 흡입하는데 정신이 없어 많은 사진은 남기지 못했으나, 영상과 함께 소개를 마치고자 한다.
후에 알아보니 나름 이 지역 사람들이 찾는 맛집인 것 같다. 역시, 관광지는 대문짝만 하게 알려진 곳보다 골목골목에 주민들이 찾는 숨은 집들이 있고, 찾는 재미가 있다.
고독한 먹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