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9) -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박선장횟집'
코스 요리의 횟집을 방문할 때 순차적으로 나오는 스끼. 에피타이저부터 튀김, 구이, 국물류까지. 그 종류가 무지 다양하고 많다. 욕심부렸다가 배가 불러 메인을 맛나게 접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필자는 평소에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스끼가 완벽해서 메인 요리를 넘보기까지 하는 집이 있으니, 해운대에 위치한 박선장횟집이다.
※ '박선장횟집'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17:00 ~ 21:40 / 매주 일요일 정기 휴무
- 주차 공간이 여유있진 않으나 소량 지원되는 듯하다.
* 가게 앞이 좀 트인 도로변으로 갓길 활용이 가능해 주차가 어렵진 않겠다.
- 내부는 글을 쓰는 현재를 기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테이블 구조. 룸도 가능한데 사전에 문의해 보자.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 다수의 유명인사(연예인)들이 방문한 집인 듯하다.
- 사장님의 배로 직접 조업해 잡아온 것들을 서비스하는 집으로 추정
- 역대 횟집 중 스끼다시는 최고로 꼽는다.
부산은 로컬 음식이 다양한 탓인지, 방문 때 동해 여행보다는 해산물을 즐기지 못했었는데, 해운대에 방문했을 때, 회나 해산물이 당기는 이들에게 방문을 적극 추천한다.
먼저 메뉴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자연산회 2인을 주문. 방문한 인수에 따라 주문하면 코스 요리가 펼쳐진다.
우선 하루의 마무리를 위한 코스의 첫 시작. 왼쪽부터 멍게, 바닷고둥, 꼬막과 과메기, 미역과 삶은 양배추 등이었다.
매일 다른 듯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멜젓까지 더해져 군침과 함께 목을 풀고, 손목을 풀어줌과 동시에. 좋은데이 소주를 한 손에 장착하기 바빴다.
많이 이르지만 과메기 한쌈이다. 여기까진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해산물 술상이지만, 이 다음부터 한입 한입에 감탄을 연발하게 만들었으니.
'박선장횟집'의 시그니처(?)라는 사장님의 말에 갸우뚱 했다. 조금 미운 말로. '어디 버르장머리 없이 스끼녀석이 감히.' 하려 했으나, 한 입에 빠삭함과 부드러움, 촉촉함과 식감이 공존하는 맛. 꽤나 묵직한 한 방의 스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간마저 완벽해 '이 녀석 정체가 무엇이지?' 하려던 찰나.
이번엔 조금 특별한 비주얼의 생선구이가 안면 레프트를 가격했으니.
'박선장횟집'의 홍우럭 튀김. 생선 겉면에 다친고추와 튀김옷을 살짝 입혔으니 튀김에 가깝다고 하겠다. 생선살과 고추, 후추는 굉장히 좋은 조화이자 강력한 한 방의 음식이었다.
이때부터 슬슬. '이 집의 시그니처는 스끼에도 내공을 담은 주인장의 요리 솜씨가 아닌가?' 라는 깨달음에 다다랐다. 확실히 손맛과 요리솜씨가 있는 집이다.
데친 후 쫑쫑 썰은 오징어 숙회. 오래간만이라 반가운 음식이다.
각종 튀김, 새우 및 오징어, 생선 튀김. 생선 튀김의 재료는 방어 같았다. 튀김 또한 기대 이상이었는데, 튀김옷에도 맛을 내기 위한 정성이 들어간 듯하다. 배추전과 마찬가지로 빠삭했고, 단순한 튀김 이상의 간과 맛이 느껴졌다.
튀김 소스 또한 일품. 고추와 와사비 등을 섞은 타르타르 소스인 듯한데, 튀김을 즐기기에 아주 매력적인 소스다.
이쯤 되니 조금은 잊혀져버린 메인 생선회. 구성은 광어와 방어, 약간의 전어. 방어 및 전어를 즐기기 위한 쌈장도 일반 횟집보다 풍미가 좋았는데,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 전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참 오래두고 씹고 음미하기 좋은 횟감이다.
하지만, 앞선 스끼들로 감탄을 연발해서인지. 임팩트가 살짝 약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해운대에서 회를 즐긴다면 추천할 맛임에는 틀림없다.
이쯤 되니 놀랍지도 않다. 메인 생선회에 곁들여 먹기 위한 초밥용 밥까지 나왔다. 알과 섞여 형광 녹빛을 띄는 것이 보기 또한 좋구나. 밥을 살짝 쥐어 와사비를 더한 후 광어 한 점, 간장 살짝 머금은 초생강 한 점 얹어서 한 입.
이 날 하루의 마무리는 매운탕이었다. 국물은 빨갛지만 일반적인 횟집의 매운탕이나 서더리탕보다는 걸쭉하고 진한 느낌의 매운탕. 근사한 한상을 5만 원에 즐겼으니, 가성비로도 마음에 드는구나.
연이은 소주 한 잔과 함께. '박선장횟집'은 참으로 준비와 기본 음식 내용이 탄탄한 집임을 느낀 순간이었다. 마무리엔 혀가 꼬여 '박선생횟집'이라 부르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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