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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맛이 나는 불이라도 쓰는 걸까? 대폿집 '참새집'

고독한 먹기행 (21) - 종로구 청진동의 '참새집'

by 고독한 먹기행

간만의 종로 기행이었다. 평소 맛집 프로그램을 잘 믿지 않는 편인데, 허 선생님이 추천한 '유진식당'의 맛에 빠져 종로 인근으로 좋은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방문하게 된 집이다.

소개할 집은 종각역 피맛골 인근에 자리 잡은 꼬치구이집. '참새집'이다.




※ '참새집'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월~금 14:00 ~ 새벽 01:00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토요일은 정보가 불확실하므로 문의 필요.)

- 주차는 불가하다.

- 복층 구조로 1층은 테이블식, 2층은 좌식의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로 추정

- 참새꼬치, 메추리 등 독특한 꼬치를 포함해 꼬치 전반을 다루는 집 (기타 안주도 있음)

-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내부가 인상적

- 전형적인 대폿집이자 노포 술집 (히레사케도 만나볼 수가 있으며, 메뉴판엔 없지만 소주도 주문이 가능하다.)



가게의 상호와 같이 리얼 참새꼬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인데, 말 그대로 참새가 통으로 구워져 나오는 곳이니 누군가는 뜨악할 수 있을 것이다. 사전에 유의해 주시길 바란다.


멀리서 보이는 참새집의 외관. 본래 있던 피맛골 자리에서 현재의 자리로 이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외관에서 세월의 가닥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이 오래 살면 연륜을 숨길 수가 없듯이 40년 가까이 되면 역사를 숨길 수 없나 보다. 이른 초저녁을 밝히는 호롱불. 외관만 보자면 들어가면 무사히 나갈 수 없을 것만 같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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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집'의 내부. 내부가 굉장히 깔끔하고 아늑한 내부다. 주인분의 성격이 느껴지고, 음식의 맛이 예측될 정도이다. 그리고 외부에서 보여지는 것 대비해 안은 상당히 넓은데, 복층 구조로 1층은 테이블, 2층은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좌식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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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메뉴판을 살펴보자. 모듬꼬치를 메인으로 다루고 있는 듯하지만 유독 돋보이는 참새꼬치와 메추리. 메뉴의 임팩트가 상당하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참새잡이를 해보았던 필자지만, 꼬치로 먹는 건 처음이었기에 긴장감이 살짝 돌았다.

우선 참새 1인분, 소라구이, 술은 사케에 취약한 연인을 위해 복분자주를 대신하기로 했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소주도 판매 중이다.)



기본 찬과 주문한 복분자. 무절임은 치킨무와 가까운데 편생강이 들어가 알싸한 맛도 준다. 꼬치 특유의 느끼함을 잡아주기 위한 조치인 것인가? 꼬치와 함께 곁들여 먹어도 좋더라.




사전 서비스로 나온 가지구이와 새송이버섯구이. 먹음직스럽다. 어향가지, 가지볶음을 좋아하는 필자기에 가지부터 한 입. 오호, 잘 구워진 가지와 함께 저 소스가 굉장히 좋았다. 기분 탓일까? 훈연의 향도 나는 것이 소스에 부가 작업을 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확실한 건 느끼기에 다른 꼬치집 대비 굉장히 달큰하면서도 불맛의 풍미가 좋았는데, 다음엔 메인 모듬꼬치를 꼭 시켜봐야겠다 생각이 든다.


식욕을 돋우는 에피타이저 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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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나오는 소라구이. 참으로 잘 구워졌다. 짭조름한 소라 표면의 소금맛과 고소한 기름맛, 씹으며 나오는 소라의 단맛이 절묘하다. 단순한 꼬치구이 같은데 아이러니하게도 맛은 길게 표현이 가능할 정도. 이쯤 되니 의심스럽다. 양념 맛이 나는 불이라도 쓰는 것일까?


역시 종로의 내공은 역시다.




이후 등장한 참새구이와 은행. 비주얼은 조금 충격적일 수도 있겠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형들과 개구리 구이를 먹던 필자기에 큰 영향은 없지만, 연인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통으로 음미. 음, 굉장히 응축된 맛이다. 연인의 표현도 적절했다. '닭이 응축된 맛과 같다.' 라는데 어느 정도 공감했다. 짭조름한 맛 보단 꾸수한 맛이 난다고 할 수 있다. 흙향이 나는 것과 같은 쌉싸름함도 있다. 하지만 머리까지 먹으니 그때부터 녹진하면서 찐한 맛이 배어 나오더라. (머리는 생각보다 무르기 때문에 씹기 불편하지 않았다.)


정말 꼬소롬한 것이 이거 참 맥주 안주로도 별미일 것 같다.


와그작와그작 먹는 필자와 달리 유독 젓가락을 톡톡 튀기는 듯한 연인에 어쩔 수 없이 주종을 선회해 새로운 메뉴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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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집'의 치즈계란말이. 귀엽고 매력이 있다. 종로스러움이 계란말이에 물씬 배어있다. 으레 나오는 속에 치즈가 들어간 치즈계란말이가 아닌, 계란 부침의 느낌에 모짜렐라 치즈가 얹어진 계란말이다.

배가 부른 상태였는데, 술안주로는 훨씬 제격이었다.



참 성공적인 리듬의 종로 먹기행이었다.


외부에서 찍은 구워지기 전 대기 중인 참새꼬치의 사진은 필자가 보기에도 올리기가 그렇더라.

음식이 된 꼬치만 소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고독한 먹기행

맛있는 꼬치집은 굉장히 오래간만이다.

정말 양념 맛이 나는 불이라도 쓰는 집일까?

모듬꼬치로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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