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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막날의 1인분 갈치조림, '도라지식당'

고독한 먹기행 (26) - 제주시 오라삼동의 '도라지식당'

by 고독한 먹기행


제주 여행의 마지막 날. 비행기 탑승 준비 전까지 이것저것 하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가 아쉬움이 큰 날이지만, 필자는 마지막 날 짜투리 시간을 제주 여행의 묘미로 꼽고 있다. 렌트 차량을 반납하면 '운전이라는 족쇄'가 풀리는데.

그 말인즉슨 제주공항 인근에서 낮술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소개할 집은 공항 근처에서 반주 한 잔 때리기 좋은 역사가 있는 집, '도라지식당'이다.




※ '도라지식당'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09:00 ~ 20:30 / 매주 화요일 휴무

- 공항 인근의 버스로 10~15분 소요

- 주차 여유 있게 가능 (식당 앞 널찍한 주차장)

- 갈치조림 小짜 1인분이 가능하다. 물론 가격은 좀 있다.

- 화장실이 연식이 오래된 호텔 화장실 같다.

- 상호와 같이 도라지도 밑반찬으로 등장하며, 자리조림도 맛볼 수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내부에 입성했는데 굉장히 정갈하다. 마치 연식이 오래된 호텔의 1층에 있을 법한 식당이랄까? 음식도 내부만큼 정갈할 것인가.



'도라지식당'의 메뉴판이다. 오, 갈치조림 소짜는 쉽게 볼 수 있지만 '1인분'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값은 다른 소짜보다는 저렴한 편인듯 하다. 1인용 갈치조림이란 것인데, 즉 하나의 메뉴를 더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좋지만 돈은 더 나가는 셈이니, 가게의 영업 전략인 셈일까?

동행한 연인의 갈치호박국 사랑으로 한 번 더 갈치국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나오는 밑반찬들을 보니 정갈함에 대한 물음으로는 정답인 것 같다. 설마 도라지무침이 나오겠어? 했으나 나온 도라지무침 반찬. 무가 함께 섞여있는데 걸쭉한 양념대비 쌉싸름한 향과 매콤달달한 맛이 참 좋다.



정말 오래간만이다, 자리조림아.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자리돔조림이다. 이 반가운 마음은 어찌 숨기랴. 필자 개인적으로 밥 반찬으로 선호하는 음식이며, 머리도 째로 씹어먹으면 녹진한 맛이 참 일품이다. (다만 어느 조림들 보다 맛이 상당히 강렬하니, 비린맛, 녹진한 맛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밑반찬 두부조림. 두부조림의 앞에선 아이가 되어버리곤 하는데, 생미역국과 함께 이 밑반찬은 중도에 등장하였다. 된장 살짝 푼 생미역국, 역시 제주의 미역국은 바다 내음이 솔솔이다.


메인들이 등장하기도 전에 제주의 한라산이 요동치는 듯하다. 얼마나 고대하던 제주 낮술인가. 렌트카를 반납하고 비행기 탑승 전 즐기는 낮술은 여행 막날 부스터를 달아준다.

바로 한라산 소주를 주문했다.



그리고 나왔다. 갈치 1인분. 제철 갈치여서 그런가? 굉장히 살이 실하고 크다. 조림국물엔 갈치 알들이 곳곳에 퍼져있다. 부루스타가 없는 것은 아쉽지만 1인분이니깐 괜찮다. (금방 졸아버리겠지.)

매우 도톰한 제주 갈치가 2조각 들어가 있고, 빠질 수 없는 무가 큼직하게 하나 들어가 있다.


맛은. 살점이 그야말로 입에서 녹아내린다. 갈치살 특유의 맛은 살아있는데 살이 녹는다. 허허, 새로운 경지의 갈치조림이다. 양념은 칼칼함도 있지만 단맛이 강했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쉽더라.

필자 개인의 취향이나 아주 칼칼한 갈치조림을 더욱 선호하는 편이다.



함께 등장한 갈치국이다. FM 갈치국, 청양고추 함께 들어가 시원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맛있는 갈치국이다.



설명이 더 필요없는 조합이다. 이미 갈치조림, 갈치국은 기술했던 적이 있기도 하고, 무슨 설명을 한들, 많은 이들이 쌀밥 도둑으로 여기는 음식인데, 설명이 필요할까?


넓고 정취있는 식당을 둘러보니 이미 여러번 찾았던 손님들도 익숙하게 방문하더라.

공항인근으로 제주 여행의 시작 또는 끝에 방문하기 좋은 곳.

참고하길 바란다.



고독한 먹기행

아무리 글을 보탠들 구차해지고 구구절절할 뿐이다.

공깃밥 2그릇, 소주 2병 뚝딱!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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