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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프라이드가 담긴 생선찜, '유래초밥'의 도미찜

고독한 먹기행 (32) - 인천 계양구 계산동의 '유래초밥'

by 고독한 먹기행

필자가 개인적으로 지극히 선호하는 음식이나 서울에서 접하기엔 흔치 않은 음식. 바로 침샘 자극하는 칼칼하고 짭조름한 '그럴싸한 외모의 생선찜'이다. 생선 요리 중 조림 및 찜은 밥술도둑이 따로 없는데. 개인적으로 찾던 비주얼을 우연히 웹상에서 발견해 찜해두었다가, 씨메르에 방문을 겸해 잊지 않고 직접 방문한 곳.


유래초밥의 간판. 세로 간판을 중심으로 홀이 두개로 나누어져 있다. 입구 간판에는 생X정보통에 출연하신 사장님의 사진.

인천 경인교대입구역 인근의 '유래초밥'이다. 역시 로컬 유명세가 있는 곳이어서인지. 일요일 저녁임에도 웨이팅이 있었고, 가게는 계속해서 만석이었다.



※ 유래초밥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매일 13:00 ~ 23:00

- 주차는 불가하다 보는 것이 편하겠다. (인근으로 노상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자리는 만석이었고, 인근 상권으로 박작했던 교통.)

- 대중교통 이용 시 경인교대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정도 소요.

- 테이블식, 카운터석(닷찌)의 구조로 홀이 2개로 나누어져 있음. (확장한 듯한 모양새.)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남녀 공용으로 기억.)

- 스끼다시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2인 기준, 메인 요리 1개만 시켜도 양이 적당하겠다. (생선찜 or 생선회)

- 초저녁에도 웨이팅을 목격할 수 있었다. 묵직한 음식들로 기다리는 시간이 길 수도 있으니 주의.

- 서울의 생선찜에 비하면 가성비라 느낀 가격.



사장님은 방문 당시 직접 뵈었지만, 숨은 고수 내공이 뿜어져 나올 도인 같은 느낌이었고, 방문 전 영업 문의 전화를 받아주셨는데 말투에서도 상당한 호방함의 기운이 느껴졌다. 기대가 차올랐던 것 같다.


아쉬운 각으로 찍힌 '유래초밥'의 상단 메뉴판

당연히 찜을 먹기 위해 왔으니 찜을 먼저 공략. 농어는 없었기 때문에 이날은 도미찜으로 대신했다. 찜은 날에 따라 가능한 생선으로 도미 / 농어 중 택 1로 요리하시는 듯했고, 생선의 크기에 따라 최소가로 시작해 증액된다. 우럭보다 농어, 도미를 더 권장해 주고, 필자도 권장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메뉴에 적힌 찜의 금액이 최소인 中짜로 2인이 방문했다면 먹기 가장 적당할 것이다. 스시로도 상당히 일가견이 있는 집인 듯하다.

대부분 손님이 도미찜을 시킨 터라 찜 요리 특성상 기다리는 시간이 다소 길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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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다행스럽게 소소한 밑반찬 및 안주가 함께 나오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은 심심하지 않게 입을 달랠 수 있다.



맛나게 구워진 김치부침개도 나오고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스끼다시가 아니었을까 싶다.)



게다가 서비스인지 회무침까지 나와 소주 한 잔이 빠질 수 없었고, 생선회도 시키려 했으나 도미찜 이후 생선회까지 맛보면 과하지 않을까 싶어, 잠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야채와 곁들여 식전 입가심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등장한 메인 요리. 유래초밥의 도미찜이다. 잘 쪄낸 도미 위에 한가득 양념장이 끼얹어져 있다. 생선은 별도로 쪘기 때문에 살들의 모양이 잘 잡혀있고, 숟가락으로 살만 떠먹기가 안성맞춤이다. 양념장이 자박자박하기 때문에 함께 찐 것인가 싶을 정도로 그 조화가 절묘하구나.



애주가들은 소주 몇 병은 뚝딱 해치울 외모다.

양념장 맛은 공깃밥까지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일 맛인데, 칼칼함과 달큰함이 선을 넘지 않고 서로 간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는 느낌. 부드러운 살과 양념장의 조화, 양념장의 맛, 양까지 전반적인 부분이 조화롭고 적절하고 호화롭기까지 하다.



생선찜은 양념장만 그럴싸해도 맛나게 먹을 수 있는데, 이곳은 생선마저 부드럽고 촉촉하게 쪄냈기 때문에 이 집 맛의 시그니처 메뉴가 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가장 좋았던 점이라면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이라는 점이었고, 흥미로웠던 점이라면 저 생선찜만큼은 사장님의 프라이드가 있는 음식이고 메뉴여서 인지, 사장님이 접시를 들고 직접 서빙해 주신다.


미미를 연발해대며 어느 정도 접시를 비우고 나니, 계속 고민하던 생선회를 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모처럼 인천까지 왔으니 말이다.



생각보다 투박하게 썰리고 금가루가 뿌려진, 광어 한 종으로 구성된 생선회가 등장했다. 中짜를 주문, 양이 적어 보여도 도톰한 회이기 때문에 포만감이 묵직하다.


회는 숙성회인데 투박하게 썰린 듯해도 씹는 식감이 좋았고 그 맛 또한 남달랐다. 하지만. 어느 정도 회까지 비우고 나니 후회가 되었던 이유는 메인 요리에 취해있어서이기도 하고, 사전에 조사하지 못해서이기도 한데.

메인 요리 이후에 스끼가 나오는 것을 몰랐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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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찜과 김치부침개, 기본 찬 게다가 추가로 시킨 생선회까지 비운 상태에서, 스끼까지 줄줄이 나오게 되니. 두 개의 메인을 시키는 건 너무 과할 수 있으니 방문을 희망한다면 사전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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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의 음식들에 더해 멍게, 시샤모, 닭꼬치, 김마끼가 나오니 말이다.



게다가 누룽지까지. 생선회는 다음으로 킵해두었으면 더욱 좋았을 뻔했다. 배가 터질 지경.


어찌 되었든, 이렇게 호화로운 인천 여행과 한 상을 마무리했다. 로컬의 맛집이다. 호기로운 호방한 맛집, 방문에 후회가 없다.

로컬 맛집으로 어느 정도의 유명세와 입지를 갖추고 있는 곳의 장점이라면, 웬만해선 맛이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공적인 집이자 인상 깊은 집이었다.



고독한 먹기행

기다리는 사람들에게서, 테이블의 손님들에게서 단골의 친근한 기운들이 풀풀 풍겨왔는데,

이 또한 호방하고 프라이드 있어 보이는 노년의 사장님 솜씨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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