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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를 위한 포차? 장사를 위한 포차인가? '엘지포차'

고독한 먹기행 (33) - 종로구 종로6가의 '엘지포차'

by 고독한 먹기행

'22년 10월 28일에 처음으로 쓰여진 글.



야구 팬인 필자의 연고팀인 한화의 연이은 추락, 절친한 서울 친구의 LG는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중이기 때문에 올 가을 참으로 부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가을 야구와 함께 더욱 부럽게 만드는 것이 하나 또 있는데. 오늘 소개할 LG팬들의 특별한 아지트. 동대문 인근에 위치한 엘지포차이다.


예전 포장마차의 형태에서 현재 실내로 이전한 엘지포차의 모습.



※ '엘지포차'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매일 16:00 ~ 새벽 02:00

- 실내는 테이블과 좌식이 혼재, 야외 테이블 / 화장실은 외부 건물 계단에 위치

- 주차는 불가로 표현하는 게 나을 듯하다.

- LG트윈스 팬클럽 회장 내외분이 운영하는 곳으로 단순한 팬심 이상 극강의 야구혼에 취할 수 있는 곳

- 정말 조용히 술 마시려는 이들은 야구혼에 휩쓸릴 수 있으므로, 방문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 포스트시즌 경기는 6시가 되면 거의 꽉 찬다. (필자는 5시에 도착해 무사히 실내 좌식에 앉을 수 있었다.)



과거 광장시장과 청계천 사이에 위치한 구_엘지포차의 모습.

첫방문 당시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포장마차에 이런 사이즈의 TV가 3면의 벽을 채움과 동시에 빵빵한 스피커까지. 장사를 위한 포차인지, LG를 위한 포차인지 참으로 술집의 영역을 넘어선 듯한 포차의 모습이었는데. LG의 유니폼을 입고 팬심 굵은 손님들이 들어차 응원과 함께 술을 즐기는 것 또한 참으로 좋더라.



그렇게 포스트 시즌 3차전의 경기 관람을 위해 고척돔이 아닌 동대문 인근으로 새롭게 자리잡은 LG포차로 향했다. 물론 연인과 LG팬인 서울 친구와도 함께였다.



LG포차로 들어가는 길이다. 평범해 보여도 자세히 보면 LG트윈스와 콜라보를 한듯한 클라우드 맥주 테이블임을 알 수 있고.



벽면부터 LG트윈스의 소품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가게 외부에 보통의 것이 아닌 야구선수들과의 사진도 한 가득. 하지만 이것 또한 실내에 비하면 약하다 할 수 있다. 아직 제대로 된 무대에 입장하기 전이다.



사진으로 모든 걸 다채우지 못해 아쉽지만 대략 이러하다. 사방팔방이 LG, LG트윈스의 소품들로 가득하다. 싸인볼은 우스울 정도로 가득차 있는데. 그럴 일은 없겠지만 경매에 부친다면 값어치가 집값을 상회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너무 많은 볼거리에 순간 맛집 블로그의 글을 집필 중임도 잊어버린 필자다.



LG포차의 시그니처는 포차스럽지 않은 저 두툼한 수제안주돈까스다. 안주돈까스. 그만큼 힘은 좀 빼고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맛집의 돈까스라기엔 떨어져도 안주로 치면 제법 힘이 실린 메뉴다. 고기가 상당히 두꺼운데, 포차에서 시킨 돈까스라기엔 참으로 푸지고 좋다.



엘지포차의 독특한 메뉴판. 1군, 2군, 3군, 퓨처스로 구성되어있다.

돈까스를 포함해 돼지김치찌개, 계란말이 등을 시켰는데, 음식의 퀄리티는 포차의 흔한 정도이다. 다만 너무 열띤 응원의 도가니에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으니.



이곳이 술집임을 잊게 만들 정도이기 때문. 북과 앰프가 등장하고 곳곳엔 일어나 깃발을 흔드는 이들이다. (깃발은 사장님이 손수 나눠주신다.) 여기저기서 일어나도 큰 문제되지 않는다. LG야구 경기 관람을 위해 구성된 포차로 2면이 큼직한 TV로 자리잡고 있어 잘 보이기 때문이다.



한화팬인 필자지만 오늘만은 LG의 팬이 되기로 했다. 연인과 함께 응원에 동참했다. LG와 키움의 경기지만, 그래도 나름 챙겨간 한화의 유니폼은 오래 입지 못했다. 바로 옆테이블의 힘내시라는 안쓰러운 격려로 말이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TV 앞으로 사장님이 직접 일어서 응원을 하시는데, 이처럼 경기가 시작되면 사장님인지, 응원단인지 모를 줄 타기가 시작된다. 갑자기 옆에 서서 응원하고 계시기도 하고, 좌식테이블(외야석)에 올라오셔서 함께 어깨동무를 하시기도 한다.



코로나가 끝나가는 걸 느끼기도 했는데, 오래간만의 시끌벅적한 종로 먹기행이다.

한화와 LG가 정상에서 붙는 날에 방문해 보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고독한 먹기행

제대로 야구혼에 휩쓸린 날이다.

덕분에 내 팀과 글쟁이의 본분을 잠시 잃어버린 날이기도 하다.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http://lonelyea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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