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저녁 시간에만 찾아서일까? 한낮의 '연서시장'은 저녁과 다르게 살아있다는 생기(生氣)가 넘쳐났다. 그 속에서 만나는 김밥과 국수. 큼직한 김밥알에 꽉 들어찬 속 재료들, 그냥 쌌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탄탄한 퀄리티의 김밥.
이번엔 '연서시장'의 '옥이네김밥'만을 찾아 집중 탐구를 시작해 보자.
※ '옥이네김밥'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09:00 ~ 21:00 /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 시장 내 점포로 주차는 불가하다. (인근 공영 또는 민영 주차장을 권장하는데, 골목이 좁고 혼잡해 추천하진 않는 편.)
- 테이블식 구조 (시장 내 점포들은 메뉴판을 포함해 모두 통일된 구조인데, 사각형의 카운터석 형태라 보면 되겠다.)
- 화장실은 연서시장 외부에 위치 (시장 외부의 2층 남녀 구분 건물화장실인데, 그다지 상태가 좋진 않다.)
- 김밥은 매장 취식, 포장이 가능하며 은평구민은 배달 앱에서도 만날 수 있다.
- 김밥의 퀄리티는 손에 꼽는 편. 잔치국수 또한 맛있지만 필자의 개인 취향으로는 조금 아쉽다. (유부, 양념장으로 구성된 포차 국수 스타일)
- 겉절이 스타일의 담근 김치, 속속 보이는 고추씨만 봐도 직접 담그는 김치. (연서시장 내부의 점포 대부분이 사장님만의 집 김치를 내다 주신다.)
점심의 연서시장. 실내에는 아직 열지 않는 점포들이 많은데 저녁보다 활기찬 이 기운은 또 무엇인가? 외곽의 가게들부터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호객이 활기차서 그렇게 느꼈나 보다. 참 낮엔 활기찬 생기가 가득, 시장이 살아있는 느낌이다. 정신이 번뜩 뜨인다.
그렇게 실내로 진입하면 여러 간판의 점포 (포장마차, 순댓국 등 안주류를 다루는 점포)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오호. 이 조명들은 또 처음 본다. 뭔가 따스하게 꾸며놓았구나. 작년 겨울엔 천장에 모니터들이 여러 대 달려있었던 것 같은데, 아주 가끔씩 이런 이벤트가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작은 노력들이 보이기도 하는 곳.
바로 찾은 '옥이네김밥'. 규모가 크지 않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보니 점심 손님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더라. 저녁 땐 보지 못했던 풍경. 점심의 '옥이네김밥'은 한창 장사로 어느 때보다 바빴구나. 평소 보다 배는 부산스럽다.
그렇게 옥이네김밥 한켠에 착석. 들렀던 '다경이네'도 보이고 포장마차 점포들은 꽤나 조용한 편인데, 유독 박작거리는 '옥이네김밥'. 물론 점심시간인 이유도 있지만, 맛깔난 김밥에 그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 먼저 메뉴판. '연서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시장의 통일된 메뉴판이다. 저 우주인스러운 로고는 연서시장의 심벌과도 같은데, 마치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파도를 타는 것을 상징한 것 같기도 하고, 정확한 정체는 모르겠다. 여하튼 간 대표하는 김밥과 함께 후루룩 뜨끈한 국물을 위한 잔치국수도 주문.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등장했다. '옥이네김밥'의 치즈김밥이다. 포만감이 높은 편의 김밥. 꽤나 굵직하고 크다. 무엇보다도 저 밥의 간격. 가득 찬 속 재료 등. 굉장히 잘 쌌다. 맛있다. 라는 생각이 드는 김밥이다.
상당히 넓은 영역을 감싼 모양새의 치즈도 꽤나 마음에 드는 요소인데. 꾸릿한 맛이 김밥에 묻히지 않아 좋구나. 뭐랄까, 솔직하면서도 탄탄한 김밥. 역시 맛있다.
자, 오늘은 국수도 함께다. 굵직하게 채 썬 파, 유부, 김, 다대기를 얹고 깨를 듬뿍 뿌린 잔치국수. 애호박, 계란지단의 그 옛날 예식장 잔치국수를 선호하는 필자기에 포차스러운 유부 기반의 국수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맛있구나. 추운 날 한 그릇 뚝딱 속을 뎁히기엔 제격이다.
2인이서 방문하니 국수를 덜어먹으라고 나온 육수 그릇. 김밥 한 줄만 시켜도 국물이 함께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참 센스가 좋다. 참 뭐랄까, 보고 있자면 '옥이네김밥', 상당히 노련하다.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도 그렇고, 일면식도 없어 보일 것 같은 사람들이 수도 없이 지나는데, 잘 안다는 듯 인사를, 대화를 쉭쉭 던지시더라. 호객의 일종일 테지만, 노하우와 노련미가 엿보인다. 마치 연서시장 실내에 들어온 이들은 모두 옥이네김밥을 찾아온 손님인 것처럼, 반경 2m 이내 레이더로 접근하는 순간 온갖 벌스를 쏟아내시는데. 참,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 멋지다.
시장사람들 만한 달변가는 또 없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이곳. 비빔국수 또한 맛이 근사한데, 배추김치도 그렇고 비빔국수의 열무김치도 그렇고, 직접 담그는 김치 탓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날 배달을 통해 주문했는데, 입맛을 제대로 돋워주었던 것으로 기억하지, 아마.
그렇게 근사한 점심 한상 마무리. 연서시장을 목적으로 방문하거나 인근 연신내를 방문한다면 꼭 한 번 찾아 방문해 보기를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