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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먹기행 Sep 22. 2023

한 줄 아닌, 한 입의 감동. '은갈치김밥'의 한치김밥

고독한 먹기행 (61) - 제주 제주시 용담삼동의 '은갈치김밥'

살면서 잊지 못할 맛과 감동을 느낀 경험이 뜨문뜨문 있다.

생각해 보면 음식의 맛이 극상이어서라기 보다 어떠한, 특별한 상황이 더해져 뇌를 관통하는 맛의 극치를 느끼게 된 경험이었는데, 좀 과장스럽게 얘기하자면 원효대사의 해골물이 비슷한 경우이지 않을까?


필자에게 잊지 못할 '김밥 한 줄 아닌 한 입의 감동'을 선사해 준 집, 소개할 집은 제주공항 근처에 위치한 '은갈치김밥'이다.

공항에 도착해 들리는 렌트카 업체에서 차로 10분 거리쯤 위치해 있으니, 제주 여행을 하게 된다면 공항에 도착한 후 방문해 요기하기 좋은 집이다.



※ 은갈치김밥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08:00 ~ 18:00 / 매주 화요일 휴무

- 가게 좌측으로 3대가량 주차 가능

  * 널찍한 제주도다 보니, 주차 가능 대수는 무의미하다. 주변으로 차 댈 곳이 많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 김밥의 재료가 갈치, 한치다 보니 생각보다 값이 나간다.

- 내부가 넓진 않다. 주로 잠시 들러 포장해가는 이들이 많은 곳인 것 같다. 필자의 경우 식당 내부에서 먹고, 남은 것을 포장해 갔다.

- 필자의 감동 코스 : 김밥 포장 → 해수욕장 방문 → 실컷 놀다가 모래사장에서 김밥 한 입 (권장)



첫 방문 당시 접했던 은갈치김밥의 갈치김밥이다. 독특한 조합이었다. 김밥 속 재료로 갈치도 생소한데 다시마도 함께 한다. 김밥과 어우러지게 하기 위함인지, 갈치는 돈까스처럼 튀겨져 있다.



방문 당시 은갈치김밥과 한치김밥이 함께 있는 한라세트를 주문했는데, 세트엔 뻘건 양념의 한치무침도 포함된다. 충무김밥과 같이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조합이다. 와사비가 첨가된 듯한 마요 소스도 함께 나와 소스에 한 입, 한치무침을 얹어 한 입 즐기면 되는데.

이후 재방문을 해보니 알고 보니 와사비 마요 소스는 한치김밥 전용 소스더라. 은갈치김밥만 시키면 나오지 않을 수 있으니 사장님께 문의해 보자.



한치가 쫑쫑 썰려 들어간 한치김밥, 와사비마요 소스, 한치 무침.

이 집이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이유. 바로 남아 포장하게 된 위의 한치김밥 때문이었다.


솔직히 가게에 방문해 김밥을 접했을 땐,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김밥이구나라는 그냥저냥 기분으로 접한 김밥이었는데. 한치김밥이 조금 남아 포장한 후 인근 협재해수욕장에 방문해 해수욕을 즐겼고, 금세 출출해져 모래사장에서 포장해온 남은 김밥이나 먹자! 하고 한 입 꺼내 먹는데! (얼쑤) 먹는데.

영화 광해의 미공개 엔딩 영상에서 하선(이병헌)이 중전(한효주)을 다시 보게 된 순간과 같은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한치김밥이 한 입 들어간 순간. 뇌가 띠잉하는 느낌과 함께 감동의 쓰나미가 눈앞에 보이는 파도와 함께 밀려왔다. 아까는 그냥저냥 한 녀석이 맞나? 싶은 기분.


참으로 음식은 맛도 맛이겠지만. 어떠한 상황에 따라, 주인장의 친절함에 따라,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근사한 풍경을 보며 한 점 하는 순간에 따라 다채롭게 느낄 수 있음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고독한 먹기행

맛집을 찾고, 권하는 것엔 정답이 없기에 참으로 찾는 것이 즐겁고, 누구나에게 열려있고,

때론 나만이 소장할 수 있는 그런 행복이 아닐까 싶다.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http://lonelyea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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