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66) -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만포면옥'
얼마 전 새롭게 단장한 갈현동의 '만포면옥 본점'. 우연의 일치인지 고양시 효자동의 '만포면옥 본점'도 비슷한 시기엔가 양주시로 이전을 했더라. 유일까지는 아니어도 정말 흔치 않게 동(同) 상호가 각자 본점을 표기 중인 집이기도 한데.
여하튼 간 북한산 의상봉을 찾았다가 기회가 닿아, 이번엔 고양시 '만포면옥 본점'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가 봤다. 이젠 양주시 '만포면옥'이구나. 필자와는 조금 더 멀어져 서운한 마음이다.
북한산, 은평 일대 평양냉면의 자존심이라 해도 될 평양냉면집. 조금 더 규모 있게 새 단장한 양주시의 '만포면옥 본점'을 만나보도록 하자.
※ '만포면옥 본점(양주시)'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라스트오더 20:30)
- 주차 가능 (이전 효자동 때보다 큼직해진 전용 주차장. 주차 걱정은 없겠다.)
- 테이블식, 단체를 위한 룸식의 구조 (이 또한 이전과 다르게 용이해진 점이다. 내부도 굉장히 넓고 고급스러워졌다.)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특이하게도 갈현동의 '만포면옥'과 함께 두 곳 모두 본점을 표기 중인 집이다.
- 상호는 같으나 엄밀히 따지자면 다른 곳. (결은 흡사한데 맛도 차이가 있다.) 시초가 되는 곳에서 갈라져 나와 현재의 모양새가 되었다고 한다.
- 육향보단 동치미 평양냉면의 향기가 짙으나 시큼한 맛이 그리 지배적이진 않다. 특유의 달달하면서 감칠맛 도는 육수가 일품.
- 여태껏 방문했던 평양냉면 집 중, 가장 독자적인 맛의 노선으로 유명세를 유지 중인 집이 아닐까?
들어오자마자 놀랐다. 모던한 느낌과 함께 상당히 넓어진 내부. 녀석, 근사해졌구나. 다만, 필자에겐 이전 효자동 때의 내부가 더 아늑하니 좋더라. 북한산 바로 인근이다 보니, 한여름에 방문하면 울창한 숲속의 느낌도 났고 말이다.
창가에 자리 잡고 앉은 필자인데, 음 이거. 풍경도 당시의 풍경보단 조금 약하다. 그래도 고급스럽게 꾸며진 넓은 내부를 보자니, 성남의 '능라도'의 느낌이 나기도.
먼저 늘 그렇듯, 만두부터. 기본 찬은 백김치가 나와주는데, '만포면옥'의 백김치. 정말 맛있다는 생각이다. 거부감 없이 입안을 탁 치는 시원함과 아린 맛.
만두는 익숙한 슴슴한 평양식 만두. 되려 이곳의 녹두전이 더 인상 깊었었는데, 아무래도 거나한 감이 있어, 항상 만두로 허할 수 있는 속을 채우는 필자다.
그리고 등장한 냉면. '만포면옥'의 냉면이다. 듣기로 은평, 북한산 인근이다 보니 과거 정계의 유명 인사들도 이 녀석을 만나러 찾았다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왠지 모르게 고양시의 '배다리 막걸리'와 함께 궁정동을 연상시키는 냉면이기도 하다.
여하튼 양주시(구, 고양시 효자동)의 '만포면옥'은 오래간만이구나. 첫맛은 간이 굉장히 센 편인데, 면을 풀어줘야 비로소 제맛이 난다.
필자 스스로 '만포신공'이라 부르는데, 정말 오묘하게 달고 적절히 시큼한 맛. 이곳의 냉면은 참 묘하다. 으레 평양냉면들이 그러하긴 하지만, 이곳은 육수의 시작과 끝맛의 차이도 상당히 큰 편.
이날 조금 크게 느꼈던 건 면에 뭔가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면 자체에서 간이 느껴지고 단맛이 느껴지기도 하더라.
면과 육수를 섞을 때 나는 그 오묘하게 달달한 감칠맛. 면에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
그렇게 등산 후 식사 완료. 기분 탓인지 모르겠으나 큼직한 곳으로 이전한 것처럼 뭔가 맛이 깔끔해진 느낌이었는데, 나쁘게 말하면 뭔가 맛이 옅어진 느낌이 들기도 했다. 당시 아쉬웠던 점 중 하나.
그래도 누차 말하지만 집 인근으로 유명 평양냉면집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굉장한 축복이자 혜택이 아닐까?
양주시 장흥면으로 이사한 '만포면옥 본점'에 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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