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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먹기행 Nov 26. 2023

짙은 달콤함에서 오는 중독성, '바로그집' 떡볶이

고독한 먹기행 (75) - 대전 중구 은행동 지하상가의 '바로그집'

이제 대전을 방문하는 날이면 들리는 코스가 되었다. 연인이 대전만의 떡볶이를 좋아해 주는 탓이다. 대전을 떠날 때 '성심당'을 들린다면, 대전에 입성할 땐 대전에만 있는 독특한 떡볶이를 즐기러 오는 필자다. 대전의 음식점 중 유일하게 블로그에서 2차전을 치르는 곳이구나.


소개할 곳은 대전 은행동 지하상가에 위치한 '바로그집'이다.



※ 바로그집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11:00 ~ 21:00 / 매달 3번째 화요일 정기휴무

- 주차 가능 (단, 2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주차권을 지급)

  * 대전중앙로지하상가 주차장 (중구 중앙로 145)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반 외부 (지하상가 화장실을 이용, 남녀 구분)

- 대전 로컬 음식의 대명사, 오로지 '대전에서만' 음식 시리즈 중 단연 1위가 아닐까 싶다. (숯골원냉면, 두부두루치기, 성심당 제외)

- 지하철로 방문할 경우 중앙로지하상가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어 어찌 보면 중구청역에서 도보는 더욱 가깝다. (좁은 대전이기에 도찐개찐이긴 하다.)

  * 다만 한때 메카였던 중앙로의 지하상가를 걸으며 구경할 수 있으니 중앙로역에서 방문을 권장



1차전의 글을 집필했을 땐 사진이 없었는데, 사진이 풍족하니 뿌듯하다. 블로그 중독이 된 것일까?

여하튼 간 또 1년 만에 찾아 방문하게 된 바로그집이다. 정겨운 폰트다. 윈도우98이 생각나는 폰트. 한글에서 익숙하게 쓰던 엽서체인가? 초등학교의 글씨를 예쁘게 쓰는 짝꿍의 글씨를 보는 것과도 같다. 임팩트 있는 감탄사. '아! 바로 이 맛이야!' 90년대 CF의 육성이 들리는 듯하다.



대전 롯데백화점 옆에 위치한 '바로그집 괴정점'의 간판 (출처 : 네이버 지도의 업체 등록 사진)

본점을 기반으로 BI를 쓰는 듯한데 필자에겐 위의 간판이 더욱 익숙하기도 하다. 20년 전과도 변함없는 간판. 학창 시절 자주 들리던 모교 인근의 바로그집도 위와 같은 간판이었기 때문에 말이다. 필자의 나이만큼이나 간판 너도 색이 많이 바랬구나. 같이 나이 들어가는 처지다.


그런데 '바로그집 괴정점'의 간판을 추가하다 보이는 창문의 스티커 BARO IT HOME. 바로그집을 '바로 잇 홈'이라니. 대전식 유머인 것인가? 혼란스럽고 아리송하다.



추억의 집이다 보니 설이 굉장히 길어졌다. 다시 본점으로 돌아와보자. 역시 연말의 주말이다 보니 사람이 가득하다. 곳곳에서 보이는 어린아이들. 언젠간 필자처럼 '바로그집'을 회상하지 않을까?



계산은 선불. 테이블에서 주문내역, 테이블 번호를 작성해 제출 후 계산하면 자리로 가져다주신다. 주차권은 2만 원 이상. 물가가 오른 것을 실감한다.



메뉴판을 봐도 말이다. 과거 모듬이 아닌 순수 1인분으로 1,500원인가로 접했던 떡볶이와 라볶이. 

지금은 모듬이라 해도 6,000원이니 상당하다. 맛으로는 너무 독보적인 곳이기 때문에 별 수 없구나. 지금도 인터넷을 통해 소스를 판매하는 듯한데, 소스를 주문해 집에서 해먹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수도 있겠다.

필자의 경우 모듬 1인분과 치즈김밥을 주문.




등장한 익숙한 외모의 떡볶이와 김밥이다. 떡볶이는 모듬 1인분으로 김말이 2개도 들어가 있다. 필자의 경우 계란도 1개 추가. 찬은 국물과 단무지가 기본으로 나오는데, 김치와 물은 셀프바를 이용. 

참, 맛으로 독보적이란 건 부정할 수 없다. 정말 대전에서 맛볼 수 있는 떡볶이니 말이다.



우유를 넣었다, 분유를 넣었다, 아이스크림을 넣었다, 치킨양념도 넣었다 등등 저 달콤한 마성의 떡볶이의 맛에 대한 토론을 얼마나 했었던가? 소스 맛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 느끼하면서도 특유의 감칠맛이 도는 소스. 김밥도 소스에 적셔지면 맛이 더욱 살아나는데.


변한 점이라면 오른 가격만큼이나 떡볶이 떡의 종류도 좀 커진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소스를 잘 배게 하기 위해 가운데에 구멍도 뚫려있는 듯한데. 개인적으로는 과거의 얄쌍한 모양의 바로그집 떡볶이가 더 푸진 듯해 좋다. (아직 구멍 나지 않은 길고 얇은 떡을 쓰는 분점도 있는 것 같더라.)



때문에 연인과 함께 찾은 바로그집의 분점에서도 으응? 했던 것 같다. 떡이 그 시절 떡이 아니어서 생소하게 느껴진달까? 예전보다 떡볶이의 떡과 소스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도 다소 느껴진다.



김밥은 평범하다. 평소엔 참치샐러드김밥인데 과할까 봐 치즈김밥으로 시켰는데, 평범한데 소스를 찍어주면 그나마 좀 살아난다. 아직은 필자의 머릿속 맛집 지도에서 김밥 세계관 최강자 '옥이네김밥'이 타이틀을 굳건히 방어 중이다.


참 추억이 가득한 떡볶이집. 익숙한 상호. '바로그집' 서울에서 이런 떡볶이집이 있었나? 생각해 보니 있었다. 떡볶이, 떡볶이소스+김밥, 라볶이/쫄볶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곳. 명지대 남가좌동의 '엄마손떡볶이'도 결이 조금 비슷하다. 카레맛이 나는 독특하고 나름의 중독성이 있는 맛. 웃긴 것이 바로 인근에 만만치 않은 정통 스타일의 떡볶이 강자 '이정희떡볶이'도 위치해 있고 말이다.


허나 바로그집 소스만큼 임팩트가 있진 않다.



고독한 먹기행

값이 올랐지만 부정할 수 없는 맛.

대전 여행 패키지 코스로 꼭 포함시켜야 하는 곳이다.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http://lonelyea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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