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76) - 경남 통영시 광도면 죽림리의 'THE애기김밥'
어느 여행보다도 심적으로 편안했던 통영 여행. 여수와 비슷하면서도 조용하고 깔끔한 그 모습에 더욱 매력을 느낀 필자다. 먹기행을 위한 음식 선정 또한 어렵지 않았는데, 굉장히 심플하게 대표 음식과 간식들이 정의 내려졌기 때문. 그 수를 헤아리기도 어려운 꿀빵과 충무김밥은 잔상이 참 크게 남더라. (정말 꿀빵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여하튼 간 첫 번째로 소개할 집은 꿀빵, 충무김밥과 마찬가지인 음식으로 (존재감은 적지만) 통영에만 있다는 독특한 향토음식(?) 되시겠다. 이른 아침 거제로 출발하기 전 든든하면서도 편안한 한 끼를 제공해 준 집.
분식집 치고 규모가 크고 깔끔해 놀랐다. 흡사 가족 분식 레스토랑과도 같은 통영의 'THE애기김밥'을 만나보도록 하자.
※ 'THE애기김밥'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09:00 ~ 22: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 가능 (전용 주차장이라기엔 애매하지만 가게 뒤편으로 4~5대 정도 수용 가능한 공터가 있다.)
- 테이블식 구조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분식집 치고 상당히 넓고 쾌적한 내부, 흡사 가족 분식 레스토랑이라 해도 될 정도.
- 통영에서 거제도로 이동하기 전 아침으로 방문하기 좋았다.
-미니김밥과 라면 등, 분식 위주로 서비스 중인데, 현지인들의 좋은 평이 많은 것 같아 방문한 집.
- 통영만의 독특한 음식 중 하나인 우짜(우동+짜장)도 만나볼 수 있다.
- 굉장히 친절했던 직원분들.
도착한 'THE애기김밥'의 내부 모습이다. 강원도 삼척에서 경남 통영까지, 단 이틀이지만 바다 인근의 특색 있는 음식 위주로 접한 탓일까? 당시 아침에는 조금은 평범한 음식을 찾았던 필자와 연인이다. 대개 그렇지만, 현지인들은 독특한 그곳의 향토 음식보다도 평범한 맛집들을 더욱 추천하기 마련인데, 이곳 또한 그런 사전 정보로 방문한 곳. 배달로도 굉장히 주문이 많은 곳인듯하더라.
앞선 사진의 큼직한 튀김과 오뎅바로 놀란 필자지만, 내부로도 꽤나 놀란 필자다. 굉장히 쾌적한 편. 최근 본 분식집들 중 이 정도의 규모가 있었나? 하고 생각도 해봤다. 서울 아닌 통영에서 이 정도의 크기의 분식점이라니. 직원분들 또한 꽤나 많은 편이었는데, 인근 아파트의 주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곳인가 보다.
그렇게 자리를 잡은 후 먼저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 궁금했던 우짜와 라면, 미니김밥 여러 종을 선택한 뒤에.
입구의 셀프바를 이용하면 된다. 음, 좋구나. 순대도 서비스 중인 집이라 그런지 경남식 순대 쌈장도 보이고 말이다.
오뎅을 주문하지 않아도 국물을 퍼 올 수도 있고 말이지. 굉장히 고마운 곳이다. 참 도착 당일부터 향토 향토를 찾아 헤맨 필자지만, 이것은 외부인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일 뿐. 되려 평범함 속에 맛집이 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 같다. 아침부터 느낌이 좋더라.
그렇게 세팅은 완료. 김치 또한 특유의 씁쓰름하고 거칠거리는 맛이 나지 않고 시큼한 것이 국산 김치가 아닐까 추정.
얼마 되지 않아 주문한 음식들이 등판했다. 우짜와 땡초라면, 4종의 미니김밥. 애기는 저 작은 김밥에서 비롯된 표현인 듯하다.
가장 먼저 이 녀석. 필자가 주문한 음식인데, 말로만 듣던 통영의 우짜다. 이야, 생소하다. 정말 우동에 짜장 소스를 부은 모습. 뜨거운 국물 위의 고명으로 올라간 단무지도 생소했다. 우동면, 꼬들단무지, 짜장, 어묵으로 구성된 순박하면서도 당돌한 녀석. 그 많은 꿀빵과 충무김밥에 비해 존재감은 덜하나, 생긴 모습은 가장 임팩트가 있더라. 생각해 보니 편안한 분식을 만나러 온 필자인데, 분식치고 향토 음식스러운 것이 참 인상적이다. (물론 맛은 익숙해서 편안한 감이 있었다.)
애기 같은 김밥과 함께 본격적인 아침 식사 시작. 스팸, 멸치, 김치, 참치마요로 구성된 미니김밥인데, 음. 맛은 좋다. 씁쓸하지만 전날의 충무김밥보다도 좋았다. 크기도 미니라 주력 음식에 곁들이기 좋은 녀석들.
이어 우짜. 본격적으로 비비며 한 입 해보는데, 음. 독특하다. 달큰함, 매콤함, 약간의 신맛이 공존하는데. 필자 개인적으로는 익숙한 맛이더라. 흡사 미니 짜장범벅에 뜨거운 물을 많이 부어 자작하게 먹는 짜장라면 같은 느낌. 그냥 먹었다면 우동의 달큰한 국물과 짜장의 달달한 소스가 만나 느끼했을 텐데, 그런 부분을 잡아주는 핵심 요원이 고춧가루와 단무지. 칼칼하면서도 시큼한 뒷맛을 동반해 더욱 넘기기 편했다.
섞으면 이러한 모양새다. 색감으로나 맛으로나 초록의 무언가가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도 같은데, 생각이 나질 않는구나. 여하튼 간 필자에겐 참 매력적이었다. 단무지의 신맛의 돋보이는 활약도 그렇고, 조합이 참 좋다는 생각.
독특한 지방의 분식들을 통해 실망한 경험이 꽤나 있는데, 녀석은 의외이기도.
뭐, 덕분에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마친 필자와 연인이었다. 거제도로 향하기 전 들리기에도 좋고, 통영을 떠나며 들리기에도 좋겠더라.
조용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 위치한 분식집. 아니 분식 레스토랑. 'THE애기김밥'에 관한 이야기였다.
고독한 먹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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