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79) - 중구 태평로2가의 '덕수궁 리에제와플'
모처럼 뜻하지 않게 접하게 된 디저트. 덕분에 '고독한 빵지순례'의 섹션에도 글을 보탤 수 있게 되었다. 주인공은 벨기에 사람들이 그렇게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와플. 간판부터가 벨기에의 리에주를 담고 있으니, 지나칠 수가 없지 않나? 와플과도 같은 각진 문양의 덕수궁 돌담길에서 잠시나마 달콤한 와플 타임을 갖게 된 필자다.
벨기에 브뤼셀도 먼 나라의 이야기인 필자가 리에주 와플을 만나게 된 후기. 덕수궁 돌담길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 와플집, '덕수궁 리에제와플'을 만나보도록 하자.
※ '덕수궁 리에제와플'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08:00 ~ 21:00, 매일 영업하나 주말의 경우 09:00부터, 금토는 21:30까지 미세한 요일별 차이가 있는 듯하다.
- 주차는 네이버 지도를 통해 주말만 '한화빌딩 1층'에 주차가 가능함을 안내 중. (그리 주차를 권장하고 싶진 않다.)
- 실내 취식 불가능, 대부분 가게 앞에서 촬영 후 맛을 보고 있더라. (벨기에 리에주 와플이 그런 간식이라고도 한다.)
- 인상 깊은 것은 반죽의 맛. 크림치즈와 블루베리잼에 가려지긴 하지만, 농후한 달콤함과 함께 쫀득쫀득 압착되는 듯한 식감.
- 표면은 살짝 바삭해 단단하지만, 깨무는 순간 퍼석하고 부드럽게 씹힌다. 밀도가 꽤나 느껴져 묵직한 맛과 포만감도.
필자의 경우 경희궁에서 정동 거리를 걸으며 산책을 하던 중 도착. 일전에 찾았을 땐 늦은 저녁이라 그런지 전혀 몰랐었는데, 와플집이 떡 하니 있더라. 게다가 손님들의 방문도 끊이질 않는다.
개인적으로 와플에 대한 추억이라면 벨기에 와플은 꿈도 못 꾸거니와 동네의 생크림과 꿀을 발라 촥 접어 먹는 길거리 와플 정도. 그 언제인가 그 맛이 생각이 나 단것을 즐기지 않던 필자인데, 냉큼 배달 주문을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금액만큼이나 녀석의 맛은 훨씬 고급지겠지. 다가가 보니 상당히 유명세를 떨치는 집인가 보다. 가게의 외형과 달린 와플 모형을 재미있게 보여 사진에 담은 필자였는데, 상당한 공력과 명성을 떨치고 있는 집인 듯하더라.
꽤나 많은 메뉴들이 있었지만, 또 언제 올지도 모르는 것이고, 저녁을 앞둔 터라 무리한 주문은 불가다. 흔치 않은 단 한 번의 1회성 기회. 주변을 살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블루베리. 시그니처로 선택한 필자다.
커피와 함께 등장한 녀석. 이야. 와플이 다 그런진 모르겠지만 참 예쁘다. 첨가물들에게 가려지긴 했으나 참 맛있게도 노릇노릇 구워졌다는 느낌. 달콤하게 구워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무거운 녀석들을 지탱하기 좋은 용기에 담겨 바로 취식.
아, 그전에. 빠질 수 없었다. 덕수궁 돌담과도 함께 촬영. 뭐랄까 분명 노림수가 있었겠지. 덕수궁과 와플이라니. 전혀 다른 문화의 것들이 사각으로 통하지 않나? 세는 잘 모르겠으나 어찌 보면 이 집은 무료 포토월을 구비하고 있기도. 서울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아는 담벼락 말이다.
자, 그렇게 필자도 한구석에서 맛을 스윽 보는데. 음, 묵직하다 묵직해. 와플을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농후한 달콤함. 무엇인가? 새콤하면서 녹진한 크림치즈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는 후하디 후한 달콤함. 좋더라. 덕수궁과 함께 예쁘장한 한 컷을 선물할 뿐만 아니라, 입안 가득 주말의 행복감을 되새겨 준 녀석.
디저트엔 일가견도 없고, 이제 막 만날 기회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 필자지만, 알 것 같다. 녀석이 주는 고급진 행복감을 말이다. 주말 오후의 색상을, 생긴 것과 같은 황금빛 분위기가 더해 은은함이 감돌게 만들어주더라.
모처럼의 주말 오후의 산책. 덕수궁과 리에제와플의 조화가 주는 행복감. 값진 곳에 발도장 하나 더 찍어 기분이 좋았던 하루다.
고독한 먹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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