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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먹기행 Feb 09. 2024

꿩경단이 들어간 수도권 평양냉면집, '송추평양면옥'

고독한 먹기행 (84) -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송추평양면옥'

꿩냉면, 서울 근교에도 있는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수도권 냉면집으로 괜찮은 집이라는 평을 절친한 아우님 커플에게 들은 적이 있어 그런가 보다 했는데, 꿩냉면이었다니. 대전에서 자주 만나던 '숯골원냉면'의 꿩냉면의 기억을 살려 찾아 방문하게 되었다.


소개할 곳은 송추 IC 인근에 위치한 평양면옥의 상호를 쓰고 있는 집, '송추 평양면옥'이다.



※ 송추 평양면옥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매일 10:30 ~ 20:30

- 주차 가능 (건물 앞 널찍한 전용 주차장 구비)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가게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굉장히 깔끔하고 심플하다.

- '숯골원냉면'과 견줄만한 꿩냉면, 시큼하면서 달큰한 육수 스타일과 함께 꿩경단이 들어간 또 다른 결의 평양냉면.

- 손만두는 김치만두같이 생겼으나 속이 알차고 슴슴한 맛도 일품이다.

- 여름과 어울리는 초계의 기운을 담은 평양냉면이라 하겠다.



'송추 평양면옥'의 외관, 보는 것과 같이 주차장이 시원하게 마련되어 있어 주차는 어렵지 않다.

송추 IC를 빠져나와 도착한 그곳. 은평구 주민이라면 고속도로를 타도 금방이거니와, 북한산로 국도를 타고 방문해도 금방이다. 갈비로 유명한 '송추 가마골'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고, 송추계곡도 자리 잡고 있어 이따금 방문하는 곳인데. 의정부의 '의정부 평양면옥'과도 꽤나 인접해 있다. 전반적으로 맛집으로는 기분 좋은 기억이 많은 동네인데.



아, 그러고 보니 북한산 '만포면옥'도 최근 이쪽으로 이전해왔으니 수도권 이북 지역의 유명한 평양냉면집들이 다 이 구역으로 모여 있는 모양새구나. (듣기로는 '송추 평양면옥'도 최근 현재의 자리로 이전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우연일지 떠나간 자리에는 북한산 '만포면옥'이 들어왔다고 한다.)


또한 우연일지 모르나 장충동도 그렇고 만포도 그렇고 '평양면옥'의 간판은 다 저리 글씨체가 비슷한 것인가? 옥(屋), 집을 표현하기에 안정감 있어 보이는 글씨체여서 그런 걸까? 하나같이 약속한 것처럼 비슷하단 생각을 해본 필자였다.


여하튼 건물은 굉장히 심플해 주차되어 있는 차가 없다면 영업 중인 집인가 할 정도더라. 들어가 보자.



심플한 외부의 모습만큼이나 내부도 시원시원한 감이 있다. 굉장히 널찍한 분위기. 창문도 큼직해 오후의 해가 참 잘 들어오더라.



더해 붓글씨가 더해진 현판스러운 액자가 걸려있다. 40년을 넘은 집.



그렇게 창가 쪽으로 착석했다. 손님이 그리 붐비지는 않는 평일의 점심이어서일까? 탁 트인 주변과 함께 뭔가 모든 게 정태적이다. 말없이 앉아 있어도 편안하구나.



내부만큼이나 깔끔한 테이블과 조미통들. 마음에 든다.



메뉴판을 살펴보자. 상당히 비중 있어 보이는 메뉴. 초계탕, 닭무침 등. 그래서인지 더욱 꿩냉면이 기대되는구나. 어복쟁반까지, 메뉴는 제대로 된 이북식. 손만두는 돈육이란 것을 보니 꿩만두는 아닌가 보다. 과연 '숯골원냉면'의 꿩냉면과는 어떠한 차이를 보일 것인지. 오후의 햇살만큼이나 설렌다.


꿩냉면과 함께 손만두를 주문.



숭늉같이 속 편한 면수와 함께 냉면을 기다려본다.



기본 찬은 백김치와, 장아찌. 겉절이는 봄동 같기도 한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이어 빠르게 오늘의 주인공 꿩냉면이 등장. 독특하구나. 안에 든 경단 비스무리한 것에 먼저 눈이 간다. 꿩경단인 것인가? 무채, 절인 오이, 편육, 계란으로 구성된 심플한 고명의 평양냉면. 무엇보다도 향이 예사롭지가 않다.



역시나 육수의 색은 숯골원냉면스러운 색감. 면을 바로 풀지 않고 섞이지 않은 육수를 그대로 살짝 음미. 음, 독특하지만 필자에겐 익숙한 향이다. 초반엔 시큰함과 함께 달큰함이 확 치고 올라오는 육수의 맛. 약간 다른 점이라면 '숯골원'에 비해 시큰한 맛이 조금 더 강하다. 숯골원이 치킨 수프 같은 진한 계열의 육수라면, 이곳은 초계의 향이 확 치고 들어오는구나. 첫 한 모금의 임팩트는 송추 쪽이 더욱 강렬하다.



꿩경단과 편육. 꿩경단은 당연히 처음인데, 아작아작 뭔가가 같이 씹히는 것이 뼈째 갈아만든 느낌이다. 닭보다는 더욱 담백한 맛이 나는데, 국물을 우려내다 맛이 빠진 건지 모르겠다.



본격적으로 면을 풀어 시식. 평양냉면의 기본 2단계 가동이다. 면수와 섞이며 간이 약해지고, 고명들의 맛과도 섞여 진정한 맛을 느끼는 순간.

음, 먹는 내내 초계의 기운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처음 강렬했던 시큼한 맛은 이제 적응되어 무덤덤하지만, 정말 새로운 결의 평양냉면. 여름에 먹으면 참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다음은 닭무침과 함께할 것을 기약.


육수를 추가 요청해 별도로 한 모금 하는데, 정말 시큼함이 동반된 강한 육수. 순정의 소고기 육수가 아닌 닭, 꿩 계열에서만 느껴지는 그런 탁 치는 켕함이 입 천장을 친다. 숯골원에서도 느낀 동일한 기운인데 다른 점이라면 숯골원은 처음은 은은했다가 국물이 줄어들수록 강렬했다면, 이곳은 처음엔 강렬했다가 적응되어 은은해지는 느낌. 리듬을 거꾸로 타는 두 개의 꿩냉면이다.



손만두, 냉면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는데, 이 녀석도 칭찬한다. 보이기에 김치만두지만 기름향이 풍기는 슴슴한 손만두다. 아주 속이 똘똘 뭉친 것이 야무지다.



피가 두꺼웠으면 그저 그랬을 텐데, 겉보기와 다르게 부드러운 피여서 어느 정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마무리. 하, 정말 배를 툭툭 칠 수 있는 그런 편안하게 잘 먹은 식사였다.



돌아가는 길로 보이는 이전한 '만포면옥', 역시 간판석도 그대로 따라왔구나.

아차, 그러고 보니 이젠 '송추 평양면옥'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니, 선택지가 생겨 버렸구나. 필자는 둘 다 마음에 드는데, 이거 참 난감해졌다.



고독한 먹기행

장르별 평양냉면 지도에 또 한 곳이 추가되었다.

앞으로는 고향 꿩냉면의 향수는 이곳에서 달래기로.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http://lonelyea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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