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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먹기행 Mar 03. 2024

향일암 '아리곳간'의 감태오란다와 개도막걸리

고독한 먹기행 (87) - 전남 여수시 돌산읍의 '아리곳간'

남도 여행 중 빠질 수 없는 것. 디저트였는데, '고독한 빵지순례'에 수록할 녀석을 선정하기가 참 애매했다. 여행에서 꼽는 점으로 가벼운 디저트거리보단 그 지역의 특색이 담긴 과자, 빵류를 찾는 편이기 때문인데. 여수 시내에는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도통 유래가 유추되지 않는 젊은 층의 먹거리들이 즐비한 듯했으니.


기대하지 않았던 '향일암' 방문 중 만난 전통 과자. 수제 감태오란다를 만들어 판매 중인 '아리곳간'을 만나보도록 하자.



※ '아리곳간'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07:30 ~ 18:00 / 매주 수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향일암 공영주차장 권장 (무려 2시간이나 무료다. 필자의 경우 산 위의 절 향일암을 올라 방문하고 내려오는 길로 구매해 출차했는데, 요금이 발생하지 않더라. 시간이 넉넉했다.)

- 포장을 위한 가게로 매장 내 취식은 불가능 (다만 앞에서 가볍게 시식용으로 작게 나눠주시는 감태오란다를 맛볼 수 있다.)

- 전라도 여행 온 필자와 연인에게 관련 정보를 소개해 주시는 자칭 TMI 사장님. 인상적이었다.

- 사장님이 추천해 주신 '개도막걸리'와 '선어회'. 선어회는 이미 접했고, '개도막걸리'는 흥미 있어 구매 예정이었기에 인근 편의점에서 구매.

- 단, 지역 막걸리로 카드결제는 불가하단다. 현금 2,500원으로 2병 구매한 필자다.



'향일암'에서 보는 바다의 전경. 늦은 오후에 비가 올 예정이었기에, 마지막 남는 시간 방문해 보기로 한 곳. 전날의 '오동도'도 오동도지만, 필자와 연인은 마지막으로 찾은 '향일암'에 더욱 감탄했으니. 참 적기에 들르기 잘했다는 판단이었다.



절과 산과 바위, 그리고 바다. 참으로 절묘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 하마터면 맑은 날씨의 풍경을 감상하지 못할 뻔했으니, 눈에 담아 참 다행이다.('향일암'의 걷기행은 이후 집필 예정)


그렇게 올라가는 길로 유심히 봤던 것이 돌산의 명물 갓김치집들과 더러 보이는 '개도막걸리', 그리고 한과집들이었는데. 처음 들어보는 '개도막걸리'. 지역 막걸리는 맛을 보지 않을 수가 없기에 나름 머릿속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필자다.



그렇게 내려오는 길. 여기저기 가게서 갓김치를 맛만 보라며 내미시는데, 뿌리칠 수가 없구나. 실로 무서운 호객이었다.



그중 들리게 된 집이 '아리곳간'이라는 수제한과집. 여담으로 향일암 인근의 가게들. 경사가 있어 집들이 다 비스듬히 썰려나간 모습인데, 이 점도 꽤나 흥미롭다.



가까이 다가가 봤다. 감태오란다, 유자오란다, 단호박유과를 판매 중.



흔히 아는 오란다에 감태가 수북이 얹어진 모양. 주방 쪽에서 준비하시던 남자사장님이 갑자기 등장하셔서 한 조각을 시식을 권해주셨다.


맛있다. 설명대로 그리 달지도 않고, 부드럽게 쉽게 씹혀 넘어가는 맛. 필자가 아는 끈덕진 오란다와는 확연히 다르구나. 꼬소한 감태의 향과 맛은 덤이다.



뭔가 숙소에서도 저녁에 괜찮은 맥주 안줏거리가 될 것 같은 느낌. 선물용으로도 꽤나 용이하겠다 싶어 한 봉지 구매했다.

유과와 함께 젤리 비슷한 상품들도 보이고. 이어 외지에서 여행 온 필자와 연인을 알아보고는 설명을 이어가주시는 사장님. 사장님은 바로 옆 경상도 분이시란다. 독특하게 경상도 분이 이곳 전라도 여수에서 맛봐야 할 음식을 추천해 주시는데.


선어회와 여수의 '개도막걸리'. 올라가는 길로 눈 여겨봤던 것을 딱 추천해 주시더라. 막걸리는 꼭 사봐야겠구나.



그렇게 전리품으로 '아리곳간'의 감태오란다. 큼직한 감태오란다 7봉지 세트로 15,000원에 구매. 사장님 말로는 감태오란다는 사장님이 1호시란다.



더해 개도막걸리까지 2병을 추가로 구매. 숙소에서 맛보는 필자다. 막걸리의 하단 문구. '첫키스 할 때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라.



늦은 저녁은 잠시 비가 왔기에 숙소에서 시식. 


음, 감태오란다는 참 사길 잘했단 생각이다. 그런데 막걸리. 이거 굉장히 특이하다. 지역 막걸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큼함. 흡사 밀키스, 암바사를 마시는 듯한 느낌. 술 아닌 음료를 마시는 느낌이다. 탄산의 청량감도 상당한데, 조금만 잔을 흔들어도 기포가 올라오더라. 젊은 층들은 참 좋아하겠다. 다만, 필자에겐 전퉁주스러운 맛이랄까? 그런 특유의 느낌이 조금은 약해 개인 취향에는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여하튼 간 막간에 들린 '향일암' 덕분에 기가 막힌 풍경과 절의 고즈넉함도 담고, 추억의 담소도 나누고, 특색 있는 한과와 지역 막걸리를 맛볼 수 있었으니. '향일암'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코스다.


그리고 힘든 것은 아주 잠깐이니 '향일암'은 꼭 끝까지 올라보기를 추천.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http://lonelyea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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