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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먹기행 May 26. 2024

떡볶이 명인 1호의 가래떡 떡볶이, '떡산'

고독한 먹기행 (96) - 은평구 불광동의 '떡산'

필자에게 첫 떡볶이가 무엇이냐 하면 바로 가래떡 떡볶이. 어린 시절 대전의 집 근처 및 학교 가는 길로 뜨문뜨문 위치한 노점들은 모두 가래떡 떡볶이였는데, 집에서도 떡볶이를 해주실 때도 밀떡이나 작은 쌀떡 아닌, 가래떡 떡볶이였다. 때문인지 서울에 상경하며 의아했던 점 중 하나라면 유독 얇은 떡의 국물 떡볶이가 주를 이룬다는 점.


그나마 최근 정갈하게 담긴 가래떡 떡볶이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들이 늘어났으나 그 시절의 그 맛은 아니더라. 그 범벅진 떡볶이. 1인분 아닌 떡 하나의 개수로 금액을 셈 하는 그런 노점형 분식집은 없는 걸까? 했는데, 이젠 세월의 역사에 그대로 묻혀버린 듯하다.

그러던 중 방문하게 된 집. 은평구로 거주지를 옮기면서부터 연서시장을 방문할 때면 자주 지나치긴 했으나 직접 방문은 처음이다. 과연 이곳의 가래떡 떡볶이는 그 시절의 맛을 재현해 줄 것인가? '떡볶이 명인 1호'라는 위대한 타이틀을 갖고 있는 집이기도 하다. 은평구 연신내에 위치한 '떡산'을 만나보도록 하자.



 '떡산'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11:00 ~ 20:3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하다.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을 권장하나 워낙 차가 막히고 복잡한 연신내기에 혼잡하기에 비추천.)

- 매장 내 취식은 불가. 서서 먹을 수 있지만 공간이 협소해 2팀 정도만 먹을 수 있는 정도.

- 연서시장에 위치해 있는데, 전형적인 시장형 떡볶이집이라 하겠다.

- 큼직한 범벅형 가래떡 떡볶이. 소스에서 까끌까끌한 식감이 느껴지는데, 투박하면서 달고 느끼한 진한 맛이 강하다. (그리 맵진 않다.)

- 1열로 줄을 서면 한 명씩 주문 후 주문한 음식을 공수해 가는 방식. 포장이 많은 듯하더라.

- 꼬불이 오뎅, 튀김 등도 맛볼 수가 있는데, 튀김은 튀김 옷이 굉장히 두꺼운 편.

- 옆 동네, '갈현동할머니떡볶이'의 국물 떡볶이와 비교했을 때, 아쉽지만 갈현동의 완승. (물론 그곳은 가래떡 떡볶이는 아니다.)

- 인근 주민들은 이따금씩 찾긴 좋겠으나, 멀리서 올 정도냐 하면 호불호가 조금 발생할 수도 있을 듯하다.



도착한 '떡산'. 필자에게 '연서시장'은 주 무대이기도 해, 정말 많이도 마주친 떡볶이 집이기도 하다. 터를 잡은 지도 2년인데 이제야 방문해 주다니,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구나.



그나저나, 곳곳에서 마케팅 중인 '부산미도어묵'. 협력 업체인지, 같이 운영하는 것인지 곳곳에서 부산 어묵을 설파 중인 '떡산'인데.

그렇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부산. 장사 중이신 할머니도 그렇고 부산에서 기원한 떡볶이구나. 뭔가, 거창한 표현과 다르게 막상 실망했던 곳들이 많았던 부산이었는데, 과연 어떠할는지.



냉큼, 그 맛을 보고자 1인분과 김말이 두 개를 주문한 필자다. 내주시면서 떡은 싹둑싹둑 썰어주시더라.

한 입을 먹어보는데, 음. 무난하다. 달달한 맛이 진한 투박한 스타일의 떡볶이. 그래도 좋았던 건 가래떡 표면에 양념이 스민 떡볶이를 끊어먹는 그 향수. 이 얼마 만인가? 그 시절의 맛은 아니지만 그런 감정을 조금 느꼈다.

과거 대전의 '매력'이라는 오래된 화장품 집의 간판을 달고 장사 중이던 필자의 영원한 추억의 떡볶이 집, '황금분식'. 그때 동네 친구와 함께 떡볶이를 즐기던 추억 말이다.



나 홀로 향수에 젖기 전에 다시 음식으로 돌아와 재미있었던 점은, 경남권의 사투리를 구사하시는 독특한 할머니 사장님의 바로 먹으면 뜨거워 죽을 수도 있다는 엄포. 엄포와 달리 그리 맵지도 뜨겁지도 않아 씨익했던 필자다.

튀김은 튀김옷의 비중이 조금 많아 아쉽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난무난한 떡볶이집. 


맛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느끼진 못했으나 그 시절의 작은 향수 건진 정도면 됐다. 아, 유별나게 오뎅 국물은 참 맵싹하니 맛있더라.

은평구 연신내에 위치한 '대한민국 떡볶이 명인 1호', '떡산'에 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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