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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Dec 11. 2016

해방촌 골목 여행

Hidden Alley Trip

반듯한 도시 한가운데 삐뚤빼뚤 자리한 오래된 동네가 조용히 변화를 맞는 중이다. 겹겹이 쌓인 세월 위에 예술이 깃들자, 해방촌오거리 골목은 독특한 매력을 입었다.


볼 곳


1. 스페이스 원

신흥시장 안에서 스페이스 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앞에 동그란 전구 몇 개와 숫자 ‘1’이 쓰인 검은색 정육면체가 입구임을 겨우 알린다. 오래된 시장을 찬찬히 돌아본 뒤에야 정체를 드러내는 스페이스 원은 페인트칠이 벗겨진 낡은 공간으로 화이트 큐브를 대신하는 갤러리. 여인영, 김쇼나 작가가 공동 운영하며, 신진 작가의 실험적인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공간은 협소하지만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해 예술의 국제적 네트워킹을 만들고자 한다. 11월에는 3개의 팝업 전시를 준비 중이며, 해당 전시가 이뤄지는 모습을 CCTV로 담아 온라인에서 상영하는 김현경 작가의 <페인팅전>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 무료, 화~금요일 예약제, 토ㆍ일요일 12pm~5pm, artspaceone.org




쇼핑


2. 바시아

주얼리 공방 겸 쇼룸 바시아의 제품. © 김수지

가죽 공방, 도자기 공방, 패션 디자이너의 작업실 등 신흥시장 안에는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들어온 젊은 작가의 공간이 여럿 있다. 주얼리 공방 겸 쇼룸인 바시아도 그중 하나로, 실버와 천연 스톤을 소재로 주문 제작한다. 원석을 특유의 젊은 감성으로 풀어낸 제품은 가격대도 저렴해 20대 여성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이곳에선 하트 모양의 원석과 탄생석을 실버 체인으로 엮은 팔찌나 심플한 디자인의 탄생석 커플링 외에 다양한 취향에 맞게 화려한 주얼리도 선보인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광택이나 텍스처, 유화 처리, 스톤 종류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직접 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은반지 3만 원부터, 원석 반지 7만 원부터, 1pm~7pm, 토ㆍ일요일 휴무(셋째 주 토요일만 영업), 인스타그램 @vacia_rom



3. 별책부록

서점 별책부록의 내부. © 김수지

연남동 ‘어쩌다가게’에서 시작해 1년여 전 해방촌오거리 근처로 자리를 옮겼다. 문학, 인문ㆍ사회, 잡지, 독립 출판물 등 다양한 장르의 신간과 중고 서적을 만날 수 있고, 여행하며 찍은 사진 엽서나 소품을 위탁판매하기도 한다. 종종 저자를 초대해 딱딱한 강연 형식이 아니라 독자와 자연스러운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매달 첫째 주 수요일 직장인 손님을 위해 독립 출판물 전문 책방 ‘스토리지북앤필름’, 문학 전문 서점 ‘고요서사’ 등 이웃 책방이 함께 자정까지 문을 연다. 4~5주간 이어지는 위빙, 제본, 사진집 만들기 등의 소규모 워크숍도 진행한다. 


ⓘ 가격, 2pm~7pm, 월ㆍ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byeolchek


“<캐스트>는 저희 책방이 발행처로 참여한 영화 잡지예요. 전문 비평지는 아니지만, 9년 전 대학교 동아리에서 시작한 잡지 <필름에 관한 짧은 사랑>에서 출발했지요.”  by. 별책부록의 차승현 대표


먹을 곳


4. 해방촌 노아

6년 전부터 해방촌에 자리를 지킨 해방촌 노아는 “100명이 한 번 먹는 음식보다 1명이 100번 먹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구호를 내걸고 요리하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다. 지난 5월 공간을 확장했지만 예약하지 않으면 맛보기가 어렵고, 운 좋게 자리를 차지하더라도 음식을 받기까지는 조금 기다려야 한다. 손님이 아무리 많아도 모든 조리 과정이 주문 후에 이루어지기 때문. 3명의 셰프가 요리 1그릇에 쏟는 정성이 느껴진다. 모시조개와 가리비 관자를 넣은 봉골레파스타는 소금 대신 바지락을 갈아넣은 페스토로 양념해 맛이 깊다. 팽이, 애느타리, 새송이 버섯 위에 치즈를 듬뿍 얹은 버섯피자는 아삭아삭한 토마토 살사 소스와 환상의 궁합이다. 


ⓘ 봉골레파스타 1만8,000원, 버섯피자 1만9,000원, 12pm~9pm, 쉬는 시간 2pm~6pm(주말 3~5pm), 인스타그램 @noachef



5. 춘광사설

붉은 조명 아래 흔들리는 반투명 커튼이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고, 한쪽 벽에서 왕가웨이 감독의 영화 <해피투게더>가 흐른다. 조용한 주택가에 들어선 ‘춘광사설’은 영화 <해피투게더>의 원제인 동시에 주인공 아휘와 보영의 에로틱한 사랑을 모티프로 한 홍콩식 바 앤드 다이닝이다. 갖가지 빈티지 소품으로 영화 속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왔고, 신을 벗고 들어갈 수 있는 은밀한 공간도 마련했다. 홍콩 로컬 바에서 파는 진과 대만 맥주로 메뉴를 채웠는데, 프랑스 가정식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서율 대표가 요리하는 홍콩식 안주가 일품이다. 물에 불린 육포를 양념해 불에 굽는 홍콩식 육포, 청경채와 토마토를 넣고 걸쭉하게 끓인 홍콩라면 등은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 탱커레이 넘버 텐 1잔 1만 원, 홍콩라면 1만3,000원, 7pm~2am, 월ㆍ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seoyool



마실 곳


6. 올어바웃심플띵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올어바웃심플띵’이 올여름 론칭하며 문을 연 쇼룸 겸 카페. 짙은 녹색에 베이비 핑크색과 금속으로 포인트를 준 외관이 눈길을 끈다. 톤 다운된 색채의 조합이 멋스러운 그릇과 패브릭, 메탈 소재의 생활 소품을 주로 선보이는데, 카페 안에서 모든 식기를 직접 사용하면서 제품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김보민 작가의 일러스트를 그려 넣은 그릇을 시작으로 국내 아티스트와 함께한 컬래버레이션 라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핸드메이드 유자청으로 만든 상큼한 유자에이드와 당근케이크를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1층 바에서 와인과 맥주도 즐길 수 있다. 


ⓘ 아메리카노 4,000원, 당근케이크 6,000원, 12pm~10pm까지,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ast_allaboutsimplething



7. 오랑오랑

재래시장과 커피의 조합은 생경하지만, 신흥시장 한가운데 위치한 카페 오랑오랑은 어색하지 않다. 페인트칠도 하지 않은 콘크리트 벽과 가파른 계단은 철거 직전의 폐건물 같으면서도 무심한 매력이 있다. 시장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 새로운 것을 더하기보다는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두고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채웠다고. 폐교에서 쓰던 나무 의자, 합판을 덧댄 테이블, 오래된 거울과 턴테이블 등 낡은 물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을린 굴뚝과 덕지덕지 붙은 타일이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3층 루프톱이 명당. 남산서울타워 아래 오래된 동네의 풍경을 만끽하며 커피 향에 취할 수 있다. 


ⓘ 커피 4,000원부터, 11am~11pm, 일요일 10pm까지, 인스타그램 @orangorangco



이태원 해방촌 골목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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