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워킹맘에게

워킹맘 4년차 워킹맘이 들려주는 이야기

by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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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워킹맘 Vs 워킹맘 경력 4년


얼마 전 퇴근길에 막 복직한 후배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그녀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찰나에 가까스로 타서는 숨을 몰아 쉬며 열심히 시계를 들여다 봤다. 아이가 열이 38도가 넘어 어린이집 원장실에 누워 있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일이 바빠서 지금에서야 집에 간다며 빠르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또 뛰어서 회사 문을 빠져나갔다. 그녀의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얼마나 애가 탈지 그 마음이 헤아려져서 맘이 아팠다.

나 또한 지금도 육아와 일 사이에서 허우적거리긴 마찬가지지만, 그녀를 보며 나의 지난날을 회상할 정도의 여유가 생긴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이 생활에 익숙해졌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생각해보면 워킹맘으로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막 복직을 했던 1년이었던 것 같다. 한참 애착을 가졌던 아이를 떼어놓고 출근하는 길은 눈시울이 붉어지기 일쑤였고, 돌이 지나자마자 어린이집에 맡겨졌던 아이는 수시로 아팠다. 근무시간에 걸려오는 어린이집 전화번호는 받기도 전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곤 했었다.

복직 후 4년, 이제 큰아이는 7살, 둘째는 5살이 되었다. 출근할 때는 엄마 가지 말라고 울던 아이들은 “엄마는 회사 가~, 우리는 유치원 갈게~”라는 의사를 표현할 줄 알게 되었고, 야근 할 때는 얼른 오라며 울고, 울다 지쳐서 잠들기도 일쑤였는데, 이제는 엄마 없이도 아빠, 혹은 할머니랑도 잘 줄 아는 나이가 되었다. 이것이 아이 둘 워킹맘 4년차 아이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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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은 엄마 손이 필요한 나이라 야근이 길어지거나 방학기간 같은 경우 여전히 발을 동동거리며 대책을 세우기 바쁘지만, 복직 초기에 수도 없이 눈시울을 붉히던 일은 많이 줄었다. 이렇게 된 것은 내가 육아나 일을 엄청나게 잘 해내서도 아니고, 아이들이 다른 집에 비해 특별히 조숙해서도 아니다. 그냥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포기하는 것도 지혜로운 선택 중 하나라는 것을 배웠을 뿐이고, 내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점을 파악하면서 무리하지 않는 법도 배웠다.

그 사이 아이들도 적응하고, 남편도 지원군으로 변모 중이고, 시부모님의 도움도 받았다. 내가 진짜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의 괴리에서 나는 많이 겸손해졌다. 초보 워킹맘의 티를 벗게 된 것은 어쩌면 시간이 나를 키운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그 시간들을 그저 견뎌냈을 뿐이다.


초보 워킹맘이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는 법


1) 아이의 감정에 매몰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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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초기, 아직 아이에게 엄마가 필요한데, 매일 우는 아이를 떼어놓고 출근하는 마음은 늘 아이에게 미안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워킹맘은 늘 미안함이라는 정서를 바탕으로 아이를 대하게 된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아이가 울거나, 아이가 아프거나, 아이가 자기 감정을 표현할 때 공감해주기보다는 같이 허우적거리기 일쑤다. 이것은 아이에게도 엄마인 본인에게도 별로 좋은 감정이 아니다. 일을 계속 하기로 결정을 했다면 조금은 당차게 헤쳐나가 보자. 조금 슬퍼하는 것은 용납하더라도 말이다.


2) 삶의 중심에 일과 육아 두 가지를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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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복직까지 했다면 아마도 경제력이나 일에서 얻는 성취감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런 인간유형은 목적을 단순화 시키고 전략적으로 목표에 집중하는 성향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 나면 그 목적이라는 것이 단순화 되지 않는다. 전략적으로 목표에 집중하기도 어렵거니와 집중 하다가도 아이가 호출하면 당장 가야 하는 것이 엄마라는 존재다. 워킹맘은 “워킹 + 맘”을 운영해야 하는 사람이다. 워킹맘의 삶을 선택한 순간 삶은 단순해지지 않는다. 막 복직을 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내가 무너지지 않고 사회생활을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는 균형이 필요한 시기다.


3) 비교의식을 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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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후에 맞이하는 조직의 현실은 차갑다. 나는 엄마가 되었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그냥 나는 조직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휴직기간동안 조직구성원으로서의 나는 없었다. 경력은 법적으로 인정되지만 업무연속성이 없으니 성과도 없으니 당연히 평가와 승진에서 밀린다. 차별이냐 아니냐의 논의를 떠나서 어쨌거나 결혼을 하지 않은 동기들이나 남자들은 승승장구하는데 나만 뒤쳐지는 듯한 느낌에 억울함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런 비교는 의미가 없다. 지나고 보니, 직장생활이던, 인생이던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하고, 결국 어느 조직에서든 살아남는 자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도 현재 조직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다. 현재의 상태를 비교함으로 인해 나를 속박하지 말자


4) 시간이 만드는 기적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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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듯이 내가 특별히 잘났거나, 아이들이 특별히 잘해서워킹맘의 삶이 조금 여유로워진 것이 아니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육아 터널이 끝나듯이 시간은 가고 아이는 자랐다. 아이가 아픈 횟수도 줄었다. 그러면서 아이들 때문에 직장을 그만 둘까하는 고민도 점점 줄어 들었다. 이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 했다. 나는 그냥 그 시간을 견뎌냈을 뿐이다. 어떻게 보면 시간이란 것이 만능 해결사가 아닌가 싶다. 지금 힘든 워킹맘들이여, 시간이 만드는 기적을 믿어라.


워킹맘, 그대 스스로를 격려하자


매일 직장으로 출퇴근을 반복하는 일은 위대한 일이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모든 직장인이 위대한 것이다. 거기에 소우주라고 하는 한 인간을 길러내는 육아는 얼마나 위대한가. 이 위대한 일을 두 가지 병행을 한다는 것은 유지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것이다. 오늘을 묵묵히 견디며 사는 워킹맘, 당신의 이름 그 자체가 위대한 것이다. 그대 스스로를 격려하자.



본 칼럼은 위민넷에 기고한 글의 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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