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다시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요즘 유행하는 캐릭터 수집형 모바일 게임 관련 내용을 찾아보면 '리세마라' 라는 단어가 자주 보인다. 나도 게임 시작할 때 많이 했었지만 의미는 이번에 알았다. 리세마라는 '리셋 마라톤'을 일본식으로 줄여 표현한 단어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초반에 좋은 캐릭터를 얻기 위해 계속 새로운 계정으로 리셋한다는 의미이다. 처음 해보는 게임에 무작정 몇 십만원 과금할 순 없고, 그렇다고 아무 캐릭터로 어렵게 시작하긴 싫은 무과금러 혹은 소과금러들이 게임 시작 전 무한대로 계정을 생성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나도 캐릭터 수집형 게임을 할 때에는 꼭 리세마라를 두 세번씩 했다. 그리고 1-2주 정도 진행하면 과금을 해야 스토리가 진행되는 기점이 나오는데 난 이 때를 넘기지 못 하고 보통 접는다. 게임에 돈 쓰긴 아깝고, 시간을 투자하자니 그럴 시간은 없는 게 보통의 이유이다.
그럼에도 시간과 조금의 용돈을 들여 4년 정도 한 게임이 2개 정도 있는데, 사실 굳이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어차피 하다보면 강한 캐릭터는 나오고, 약한 캐릭터라도 잘 키우면 강해진다. (대표적인 예로 지우의 피카츄..?)
계속하다보면 요령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 내가 풀지 못 하는 문제를 3년 뒤의 나는 쉽게 풀 수도 있다. 꾸준히만 한다면. 사실, 그 '꾸준히' 하는 게 제일 어렵다. 꾸준히 포스팅을 했던 내 티스토리 블로그는 지금 일 70명 정도까지 방문 수가 늘었는데 비해 하다 말다 한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뷰 수가 100을 넘지 못 한다. 그렇게 다니기 싫어했던 회사도 3년 정도 다녔더니 이후엔 그 경력으로 이직도 잘 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뭐, 복권 정도? 마케팅이 맞지 않는 거 같아 다니던 회사의 직장 상사와 면담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들었던 말을 가끔 떠올린다. 인생의 모토까진 아니지만 인생의 방향 정도는 될 수 있을 거 같은 말이었다. '왜 잘하는 걸 두고 못 하는 걸 성장시키려 해? 지금 잘하는 걸 더 발전시키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기조의 말이었는데 그 때 내가 고민했던 것은 마케팅 (잘 하는 것)과 개발 (못 하는 것) 사이에서 뭘 선택해야 할까요? 에 관한 것이었다. 스페셜리스트보단 제너럴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라는 투로 말을 했지만 당시의 상사는 내 말을 잘 캐치하고 문제점을 잡아주었다.
지금 당장 뭔가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다해서 포기하긴 이르다. 성장은 커브형이 아닌 계단식이고 지금의 작은 노력이 나중엔 큰 자산이 된다는 걸 요즘에 깨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