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좋아하는 음식(ver.옥)

61년생 ISFJ 엄마와 ESFJ 88년생 딸의 동상이몽 일기

by ssoocation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딱히 이것이다.' 내세울 만 한게 생각이 안난다.

언제부턴가는 좋아하는 음식보다는 해롭지 않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나라도 꼽으라면 글쎄 ....... 된장찌개, 나물, 흰살생선, 해물.......


아 ,생각났다.

울 엄마가 해준 음식들.

주제에는 쫌 벗어났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에 대한걸 써야겠다..


첫 번째는 만두.

초등학교 시절까지 항상 엄마랑 시장을 이삼일에 한 번씩은 간 것같다.. 그때는 냉장고가 없으니 자주 시장을 볼 수밖에 없는 시절이다. 지금도 성수동 그 자리에 있는 뚝섬시장 .

시장 가는 길에 왕만두 가게가 있었다. 가게 창문 안으로 쟁반에 수북이 쌓여있는 만두 가게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날도 엄마랑 시장을 보고 집에 오는 길에 내가 만두를 먹고 싶다고 했던 같다.

만두조차 사먹기 쉽지 않던 시절, 엄마는 만두 두 개를 사주면서 천천히 걸어오면서 먹으라 하셨고 본인은 먼저 집으로 가셨다.

넉넉히 사서 가족과 함께 먹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살 정도로 넉넉히 살 수 없었으니까.

아마도 엄마는 큰 맘 먹고 사주셨을 것이다. 집에는 동생이 있으니 혼자 먹고 오라는 것이다.

집에 도착 하기전 빨리 먹어야지하며 허겁지겁 먹던 그 만두가 어찌나 맛있던 지 뜨거운 걸 호호 불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너무 선명하다. 물론 그 만두는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었던 그 집만두였다.

이 글을 쓰면서도 만두를 맛있게 먹으면서 걷던 내 모습과 만두 향이 기억 되는게 넘 신기하다.

지금 생각하면 철 없던 나. 엄마도 드시고 싶었을 텐데 ...

엄마랑 하나씩 나눠먹어도 되었을 텐데.... 다시 먹고싶다. 엄마랑


또 한가지도 역시 국민학교때이다. 참 신기하다 이또한 이렇게 기억이 선명하다.

국민학교 등교길은 족히 30분도 더 걸렸던거 같다. 그만큼 학교도 많지 않았던거다.

성수동에 있는 경동 초등학교 였다. 그러니 한 반 학생수가 70명이 넘었다. 콩나물 시루 같은 반 풍경이다.

집에서 국민학교 가는 길에 첫 번째 문방구가 있었는데 주인집 아주머니가 떡볶이를 한 켠에 둥근 팬에다가 놓고 파셨다.

지금은 '1인분주세요' 하면 그릇에 담아주지만 '그때는 10원어치주세요' 하면 둥근팬에 있는 떡볶이를

한 쪽으로 모아놓고 옆에 몇 개 놓아주면 포크로 찍어 먹는 시스템이었다. 시스템이라나까 웃기지만.

나는 그 날 내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도둑질을 하게 된다.

아주머니가 떡볶이 몇 개를 놓아주고는 잠깐 자리를 뜨신 것이다.

세상에 나는 포크로 수북히 쌓여있는 떡볶이에서 하나를 찍어 내 입속으로 골인.

그 떨리던 순간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근데 먹고싶다는 마음이 더 컸지만.

아주머니는 다시 오셨고 나는 태연하게 내 떡볶이를 먹었지만 마음의 떨림은 쿵쾅 쿵쾅 장난이 아니었다.

이 것도 기억하는걸 보니 정말 신기하다. 하여튼 이 긴장의 떡볶이는

지금의 어떤 떡볶이 와도 비교가 안되지 않는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또 한 가지가 떠오른다.

너무나 먹고싶던 급식빵.

그때는 학교에서 돈을 내면 병에 담긴 서울우유랑 지금의 모카빵과 비슷한 모양의 빵을 주문해서 먹을수 있었다. 물론 그 돈을 내고 먹는 친구들은 몇 명 안되었다.

나도 가끔 그 빵을 먹었었는데 (어떻게 그걸 먹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가끔 우유을 공짜로 준 적이 있는 것으로 봐서 빵 역시 공짜로 먹게 된거 같긴한데...) 갑자기 그 빵의 냄새와 식감, 색깔에 대한 기억이 모두 소환된다. 우와 갑자기 빵이 먹고싶다.


음식을 생각하다보니 그 옛날로 시간여행 하고싶다.

지금은 음식이 넘쳐 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시장이던 편의점이든 문밖만 나가면 장을 안봐도 요리를 못해도 핸드폰만 있으면 원하는 음식들이 눈 앞에 가득배 달된다.

수없이 많은 맛집에 먹방에 셀 수도 없는 음식들이 우리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랄까,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음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옛날 그 추억의 음식이 그리워진다.

엄마가 해 주시던 음식이 그리워진다.


ㄴRe) From. 쑤

오 떡볶이에피소드만 알고 있었는데! 나머지 되게 새롭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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