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좋아하는 음식(ver.쑤)

61년생 ISFJ 엄마와 ESFJ 88년생 딸의 동상이몽 일기

by ssoocation

엄마는 우리 식구들 중에서 내 입맛을 맞추는 게 가장 어렵다고 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한 번 먹은 음식을 이어서 먹는 걸 싫어하기도 하고 매끼 제대로 챙겨먹어야 든든하게 먹었다고 제대로 한 끼로 치기 때문일까? 내가 자취하고 결혼하고 요리를 즐기는 이유는 위와 같은 이유 이긴 하지만 귀찮기도 한 게 사실이다. 그러니 30년간 내 끼니를 챙긴 엄마의 고민이 이해가 십분 이해된다. 그냥 주는대로 먹지 :) ㅋㅋㅋㅋㅋㅋ


나는 좋아하는 음식이 뚜렷하다. 조금 더 과장을 보태자면 이 4개의 메뉴로 뺑뺑이 돌려도 기쁘게 먹을 것 같다.

1) 밀떡볶이 : 쌀은 싫다! 무조건 밀떡이여한다. 인생 떡볶이 집이 따로 있진 않지만 집 앞 3분 거리에 떡볶이집이 3군데나 있던 구의 자취집 떡세권이 가장 좋았다.

2) 용두동 쭈꾸미 볶음 : 맵다. 근데 너무 맛있다. 대학교 때 처음 가고 요즘은 자주 가진 못하지만 이 집에서 마신 소주와 요구르트가 꽤 될 걸

3) 우림시장 서박사 야채곱창 : 나는 이 집 곱창에 길들여져서 자랐기 때문에 여기가 가장 좋다. 상봉 친구들과의 쏘울 푸드.

4) 태릉 닭한마리 본점 : 웨이팅을 기꺼이 감수하고 먹고 오는 집. 추운 날 먹어도 맛있고 더운 날 먹어도 맛있다. 한참 잘 먹을 때는 닭먹고 칼국수 사리 먹고 밥까지 말아먹고 나와야 직성이 풀렸다.


이 4개의 음식은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음식이지만 나이가 조금 더 들고 좋아진 음식들도 있다. 참, 신기하게도 우리 한국인 DNA에는 나이가 먹으면 이런 음식을 좋아하게 되는 게 탑재 되어 있는 것 같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콩' 이다.

내가 콩을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직 밥 안에 있는 콩은 좋아하지 않지만 두부 특유의 단백하고 슴슴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흰 비지탕이 좋아졌다. 양념, 간을 최소화해서 먹는게 포인트! 그리고 뜨끈뜨끈한 모두부! 캬. 이 음식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여름에는 콩국수를 찾게 되었다. 엄마가 예전에 직접 갈아서 만들어줘도 절대 안먹던 음식이였는데 말이다. 콩국수 맛집을 찾아다닐 기세다.




엄마가 만든 음식 중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단연 참치김치찌개인데 엄마가 만드는 참치김치찌개 특유의 시원함이 있다. 그리고 호박, 감자가 식감이 엄청 좋다. 무엇보다 엄마의 김치찌개를 거의 다먹고 국물과 밥을 뚝배기에 넣고 김과 함께 볶아서 체다 치즈를 올려먹는게 진짜 맛있다. 엄마의 레시피들을 한 번 정량화해서 적어두어야겠다. 왜 나는 그런 맛이 나지 않는 걸까 요리를 하면 할수록 모르겠다. 엄마도 외할머니의 맛을 그리워하는 것 만큼 나도 엄마의 맛이 매번 그립다. 매 끼니마다. 그래서 엄마밥 엄마밥 하는 것 같다.


난 아직 내가 한 음식 중에 이거다! 하면서 맛있는 음식이 없다. 그냥 다 그저 그렇다. 옛날보다는 많이 능숙해진 기분이긴 하지만, 맛이 들쑥날쑥인 느낌이다. 내가 한 음식을 내가 좋아할 수 있다면 편하겠지 매일 해먹으면 되니까. 아직 그러기에는 세월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엄마도 처음부터 잘 한 건 아니라고 했으니까.



ㄴRe) From. 옥

엄마맛의 30%는 고향의맛~~~~~~~~~~~


ㄴRe) From. 동

아빠딸 뭐는 맛없니~~~?

다 맛있는데 그 중 특히 4가지가 더 맛있는거겠지~~ㅎㅎ

4월달에 공릉동 닭한마리 한번 쏠께

시간 내어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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