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힐 수 없는 간극
“전부터 느꼈는데 노래들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정서가 있는 거 같아요. <사막의 왕>에서 ‘너조차도 올 수 없는 내 안의 크고 외로운 땅’, <성에>에서 ‘따뜻한 나라에 사는 너와 차가운 나라의 나’, <얼음강>에서 ‘우리 사이에 놓여 있는 차가운 얼음강’ 같은 이미지들이요. 저는 그걸 사람 사이의 좁혀질 수 없는 간극에 대한 이야기라고 받아들였거든요."
“<얼음강>은 그거랑 반대구요. 강이 얼었을 때가 기회인데 봄이 와서 녹아내리고, 못 건너고 후회하는 이야기죠. 용기 없는 연인에 대한. 근데 말씀하신 간극에 대한 얘기는 맞아요.”
“그 간극을 어떻게 좁혀야 할까요?”
“제 경우에는 힘든 거 같아요.”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것?”
“제가 결혼도 했지만… 그건 인위적으로 어떻게 좁힐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슬프네요.”
“슬프다기보다 인정을 하면 편해져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차라리 인정하는 게 낫지, 인정하지 않았을 때의… 그런 게 상대적으로 더 크고 멀게 느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왜 그걸 좁히지 못해서 안달인지 가끔은 의아해질 때가 있어요. 너무 앞에 붙어 있으면 서로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알맞은 거리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정확하게 어디서 어디까지인지는 유추하기 힘들죠. 하지만 그게 존재한다는 걸 분명히 인정할 때 비로소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사랑하면 꼭 좁히고 싶어 하잖아요.”
“그렇죠. 사랑이 꼭 그렇게 시작돼죠.”
* 월간 <PAPER> 2009년 2월호 이장혁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