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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자비한 햄스터 Sep 27. 2022

첫 글쓰기 모임 준비!

Notion 웹사이트, Google Form, Zapier 자동화를 활용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듯이 나는 독서,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게 됐다.

이번 글은 모임을 만들 때부터 첫 모임을 준비하기까지 나름의 우여곡절과 거기서 배운 것들을 정리한 것이다.



사람은 그냥 모이는 게 아니다

2022년 9월 18일. 일요일. 나는 '소모임' 앱에 나만의 소모임을 만들게 된다. 모임을 만들기 직전까지 '이렇게 하면 좋겠다, 저렇게 하면 좋겠다!' 하는 아이디어들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구현된 것은 없었고 모임 소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막막했었다. 다른 모임들을 베껴가며 최대한 깔끔하게 모임 설명을 작성했다. 그리고 난 아주 한심하게도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어랍쇼? 모임 설명이 그럴싸한데? 사람 금방 모이겠다


그리고 소모임을 만들게 되면 매달 15,000원 정도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비용 안에 '초대'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이 초대 기능을 활용하면 며칠 만에 100명쯤은 모일 것 같았다. 모임도 사람도 많은 홍대 부근으로 설정하기도 했으니 진짜 금방일 것 같았다.


어랍쇼? 하루에 300명씩 초대했는데 반응이 없었다... 알고 보니 소모임에서 '초대' 기능은 명목상 있는 것이고 실질적으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각 초대마다 사람들에게 알람이 가는 것이 아니라, '30개의 모임에서 초대받았습니다'라는 식으로 하루에 한 번 알람이 간다. 나조차도 그 알람을 클릭해서 나를 초대한 모임들 둘러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첫 모임에 온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초대'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소중한 첫 멤버

어쨌든 사람이 너무 안 왔다. 그러다가 정말 ㅠ 첫 가입자가 와서 채팅창에 인사말을 남겼을 때 ㅠㅠ 감동 그 자체였다! 너무 당연하게 '100명쯤이야...'라고 생각을 했었고, 반대로 시간이 흘러 '이대로 망해버리면 어떡하지!' 하면서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기에 난 너무 떨렸다. 조심스레 '공지글 확인하고, 가입인사 글 남겨주세요!'를 부탁했다. 오... 첫 멤버님께서 가입인사를 정말 정성껏 써주셨다! 흐엉


정말. 0과 1은 천지차이다. 많다 적다를 따지기 이전에, 있다 없다가 훨씬 중요하다. 모임장을 제외한 회원이 1명 생기고, 가입인사에도 정성스러운 글이 올라오니 다른 사람들이 둘러보다가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그때부터 천천히 한 명씩 가입이 시작되었다. 1주일이 지난 오늘, 기대했던 100명에 훨씬 미치지 못한 11~12명 수준이지만 난 지금 감사하고 행복하다.



멤버들이 <느슨한 연대, 깊은 몰입>을 선택한 이유

모임이 끝나고 참여자들에게 '굳이 이 모임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가볍게 물어보았다. 공통적으로 '다른 모임보다 설명이 잘 되어 있었다. 체계적인 것 같아서 오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 면전이기 때문에 '우쭈쭈' 멘트일 확률이 있지만, 어쨌든 설명을 잘 정리한 게 도움이 된 듯하다. 모임 운영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멤버를 모집하기 위한 간판 설명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임 준비하기

소모임은 만들었고 나는 모임을 진행하기 위해 몇 가지 준비를 했었다. 아래는 내가 모임을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기록한 것이다.



모임 준비 1. 모임 전용 웹사이트 만들기

다른 모임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 생각해둔 아이디어가 몇 가지 있었다.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반드시 웹사이트가 필요했다. 그래서 가장 쉽게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Notion으로 다음 사이트를 구현했다. (링크)

<느슨한 연대, 깊은 몰입> 웹사이트 (Notion 활용)


정말 투박하다.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디자인 감각도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에 우선 필요한 정보와 기능 구현을 위한 DB 구조 정도만 설계해두었다. 소모임 어플에선 모임 설명을 단 300자로 끝내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크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나은 셈.


이미지에 보이지 않지만, 웹사이트 하단으로 가면 '참여자들의 글 모임'이라는 링크가 있다. 그 링크를 클릭하면 참여자들이 쓴 글이 정리된 Table이 나오게 된다. 웹사이트는 전체 공개이기 때문에 혹시 발생할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작성, 수정은 내 계정으로만 가능하게 설정해두었다.



모임 준비 2. 참여자의 글이 Notion 페이지에 쌓이는 프로세스 자동화하기

생각했던 아이디어 중 하나는 멤버들이 글을 쓰면 웹사이트에 차곡차곡 쌓는 것이었다. 언제든, 누구든 그 글을 볼 수 있도록 해놓으면 마케팅 효과도 있고, 참여자들이 자신의 추억을 회상하는 용도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오프라인 모임에서 글을 쓰고, 그 글을 Google Form 양식에 맞춰서 제출하도록 세팅했다.

글을 써서 제출하는 Google Form양식 일부


이미지에 나온 것 외에도 Email, 닉네임, 글 유형 등 메타 데이터도 함께 받았다. Google Form으로 제출한 답변은 Google Sheet에 쌓이게 된다.


답변을 받았으니 이젠 Notion에 차곡차곡 쌓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나는 그 과정을 Zapier라는 툴을 이용해서 자동화했다. (Zapier를 요약하자면, Google Sheet, Notion 뿐만 아니라 정~말 수많은 Tool들 간의 자동화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자동화 프로세스를 크게 보면 다음과 같다.


모임 참여자가 Google Form에 글을 써서 제출한다

 -> 글은 Google Sheet에 차곡차곡 쌓인다

 -> Google Sheet에 새로운 한 줄이 추가되면 Zapier가 실행된다

 -> Zapier는 미리 만들어 놓은 Notion DB에 내용을 정리한다


Zapier 자동화 프로세스 요약


Notion 페이지에 글이 쌓이는 모습



모임 준비 3. 주제 선정, 모임 진행 준비하기

참여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글을 써오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 안에 글을 쓰는 것을 기본으로 했다. 첫 주제는 가볍고 범용적인 것으로 골랐다. '대중교통'


처음에 생각했던 것은 주제 하나를 선정해두고 이 주제 안에서 자유롭게 글을 쓰도록 하는 것이었다. 다른 글쓰기 모임에서 이와 같이 진행했을 때 꽤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 그러나 처음 오는 사람일 경우,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지?'라고 생각하며 혼란스러워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5문장 챌린지였다.


5문장 챌린지는 주어진 사진을 보고, 생각이나 느낌을 5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이다. 5 문장을 쓰고, Google Form 양식에 맞춰 제출하는 것까지 5분이다. 이렇게 보면 '5분에 5 문장? 너무 쉽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빠듯하다. 실제로 글을 쓰는 시간은 2~3분밖에 없다. 2~3분 안에 5 문장을 쓰는 것은 쉬울 수 있다. 그러나 정갈하게 다듬는 것까지 하라고 한다면 2~3분은 굉장히 짧은 시간이다.

(5문장 챌린지는 내가 시, 소설을 쓰던 시절에 글쓰기를 연습했던 방법이다. 그땐 1분을 목표로 했지만, 겨우 2분 안에 쓰곤 했다)


5문장 챌린지를 두 번 진행하면서 글 쓰는 연습, 글의 방향도 대충 정해진다. 그다음에 주제에 대해 자유 글쓰기 30분을 하도록 준비했다. 그리고 모든 글쓰기가 끝나면, 5문장 챌린지부터 자신의 글을 낭독하고 '글을 쓴 의도,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말하고, 글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도록 했다.



첫 모임은 이렇게 준비를 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제로 잘 먹혔는지를 확인하는 것!

첫 모임에 대한 후기는 다음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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