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Kanghee Kim
translated by Taeheon Lee
kanghee.kim@looxidlabs.com
부루마블부터 마인크래프트, 그리고 동물의 숲까지 새로운 컨텐츠와 플랫폼들의 등장과 함께 게임 산업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게임 회사들은 새롭게 등장한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몰입감과 재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임 산업의 규모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으며 2023년까지 30억 명의 유저가 게임을 즐기게 될 것이라 예측합니다. 스마트폰, 콘솔 등 게임을 더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기기들의 등장과 함께 게임 유저수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오락을 목적으로 개발된 게임들이 주목을 받아왔지만, 오락성 외에 교육, 치료 등 더 ‘기능적인' 목적으로 개발되는 기능성 게임 산업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기능성 게임의 개념을 설명하고, 여러 성공 사례들과 관련 산업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기능성 게임은 훈련, 교육 등 특수한 목표를 가지고 개발된 게임들을 통칭하는 개념입니다. 기능성 게임이라는 단어는 1970년 클라크 앱트의 저서 ‘Serious Games (기능성 게임)’에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클라크는 게임을 교육적인 목표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이후 2000년대에 들어 다양한 종류의 기능성 게임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 육군에서 군사를 모집하기 위해 만들었던 게임인 America’s Army는 기능성 게임의 첫 번째 성공 사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Nintendo DS와 Wii 같은 게임 기기가 개발되면서 기능성 게임들은 더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기능성 게임과 일반 게임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훈련, 교육, 치료 등 게임의 목표가 게임 외부의 현실에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능성 게임들은 현실의 여러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학적인 개념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이나 피트니스 훈련을 목적으로 기능성 게임들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들을 통해 현실에서의 수학 학습이나 신체 훈련 등 유저에게 의미 있는 변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반면, 일반 게임에서는 게임의 목표가 게임 점수 획득 혹은 미션 수행 등 게임 내부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생활에까지 적용되지는 못합니다.
기능성 게임들이 어떤 목적들을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기능성 게임들이 어떤 형태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성공적인 기능성 게임 사례들을 소개하겠습니다.
Re-mission
미국에 위치한 비영리단체인 Hopelab에서 개발한 기능성 게임 Re-mission은 소아암 환자들을 돕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이 게임은 어린 환자들이 자신이 받고 있는 항암 치료에 대한 지식을 쌓고 이 치료가 암을 치료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Re-mission은 실제 항암 치료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게임에 반영하였습니다. 게임에서 유저들은 나노 크기의 로봇이 되어 신체 내부로 들어가고, 방사능 총(방사선 치료)과 화학 무기(화학 치료)를 이용하여 암세포들을 파괴하여야 합니다. 실제 항암 치료가 진행되는 순서와 방법을 게임에 그대로 반영하여 어린 환자들이 자연스럽게 항암 치료의 과정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합니다.
Hopelab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Re-mission을 플레이한 환자 집단이 대조군보다 치료 순응도가 더 높았습니다. 또한 Re-mission 플레이를 통해 환자들은 게임을 통해 자신이 암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암 치료에 대한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Re-mission은 81개국에서 20만 부 이상 팔렸고, 여러 의료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Re-mission은 기능성 게임을 통해 질병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환자들에게 동기 부여를 제공한 좋은 사례입니다.
Bravemind는 USC Institute of Creative Technologies에서 개발한 게임으로 전역 이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는 전역 군인들에게 노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노출 치료 중에 PTSD 환자들은 자신에게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경험을 떠올리면서 그들의 감정을 치료자에게 공유해줘야 하는데, 기존 치료 방식은 환자의 기억에 의존해서 진행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PTSD 환자들이 예전 기억을 회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고 노출 치료를 진행하는 데 제약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VR 속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사용자에게 특정 상황을 실감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Bravemind는 VR 속의 전쟁 시뮬레이션을 노출 치료에 활용했습니다.
Bravemind 내에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 같은 전쟁 환경 14곳이 제공되고 있으며, 치료 상황에 따라 게임 공간 내에 헬리콥터나 탱크와 같은 것들을 추가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3D 음향, 진동 효과 등을 통해 전쟁 시뮬레이션에 현실감을 더해서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의사들은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문제 상황에 대한 노출 치료의 강도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면서 환자들의 반응 변화를 관찰합니다.
2010년에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참여자 20명 중 16명이 Bravemind에 기반을 둔 치료를 받은 이후 PTSD 증상이 개선되었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3개월의 추적 연구 동안에도 지속되었습니다. 캐나다 정부에서 Bravemind 게임을 17,000달러에 구매하였고 50개가 넘는 대학 및 보훈병원에서 Bravemind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Bravemind 사례는 기능성 게임을 통해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Sea Hero Quest
Sea Hero Quest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하여 공간탐색 능력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된 게임으로 Deutsche Telekom과 영국 Alzheimer’s Research, University College London, University of East Anglia에서 개발에 참여하였습니다. 공간탐색 능력의 저하는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진단 과정에서 의사들은 내담자의 공간탐색 능력 저하가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것인지 노화 등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Sea Hero Quest는 이에 대한 기준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며 모바일과 VR 기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게임에서 유저들은 항해사가 되어 바다 지도를 파악하고 항해해나가야 합니다. 여기서 지도를 통해 게임 공간 내에 참고할 만한 랜드마크 정보들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게 되는데, 사용자들은 게임 수행 동안 이 랜드마크 정보들을 활용하여 지도 상 목적지까지 찾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게임은 사용자들이 이런 랜드마크 정보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그리고 방향 감각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평가하게 됩니다.
Sea Hero Quest를 이용하여 연구자들은 일반인과 치매 환자들의 공간탐색 능력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한 초기 연구에 따르면 공간탐색 능력은 일반적으로 19세부터 저하되기 시작하고, 그 중에서도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이 높은 ApoE4 유전자 보유자들은 더 효율적이지 못한 경로로 공간을 탐색한다는 것을 Sea Hero Quest 데이터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치매 연구자들은 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성별, 국적에 따른 공간탐색 능력의 특성에 대한 여러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Sea Hero Quest를 2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실험실에서 5시간 동안 실험했을 때만큼의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300만부 이상 다운로드 되었는데, 연구자들은 게임을 통해 공간탐색 능력에 대한 12,000년 어치의 실험 데이터를 수집하였습니다. Sea Hero Quest의 사례는 기능성 게임을 통해 과학적으로 유효한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 외에도 다양한 기능성 게임들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다양한 기능성 게임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기서 소개할 5개 산업 분야가 기능성 게임 도입에 적극적입니다.
헬스 케어. 헬스 케어 분야의 많은 프로젝트들에서 원격 진료 및 치료 과정에 활용될 수 있는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려 하고 있습니다. 의료 전문가들과 게임 개발자들이 함께 협력하여 이러한 기능성 게임들의 임상적 효과들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진단 및 치료를 목적으로 한 게임들 외에도 의료진들이 수술 및 진단 스킬을 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능성 게임들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교육. 교육 분야도 게임을 통해 학생들에게 즐거운 학습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능성 게임 도입에 적극적입니다.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들에서 교육을 목적으로 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예를 들어 수학적인 개념들을 게임 내의 점수 및 오브젝트와 연결 지어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학생들이 어려운 개념들도 거부감 없이 학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리더십 및 협업능력 향상 워크샵 등을 목적으로 기능성 게임들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진행되는 워크샵들에 비해 기능성 게임에서 진행되는 워크샵들을 통해 시간 및 자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직원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업무들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군사. 군사 분야에서는 기능성 게임을 통해 여러 전술을 안전한 환경에서 시뮬레이션 해보고 연습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 안에서 최적의 전술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환경, 환경 분야에서는 유저들에게 지속가능성, 환경오염에 대해 교육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기능성 게임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게임에서 학습한 것들을 통해 유저들은 소비와 생활 습관을 바꾸기도 합니다.
기능성 게임에서는 책 등의 다른 방법도 있는데 왜 굳이 게임이라는 요소에 집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게임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목표 지향성. 게임은 유저들이 게임 속 미션들을 수행하게 한다는 점에서 게임 플레이는 목표 지향적인 행동입니다. 기능성 게임에서 목적으로 하고 있는 기능적인 목표들을 게임 내에 이식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게임 개발자들이 목표로 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다른 매개체들에서는 얻기 힘든 장점입니다.
안전한 환경. 게임 속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Bravemind의 사례와 같이 위험한 환경들도 사용자들에게 현실감 있고 안전하게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흥미 유발. 게임을 많이 하면 할수록 게임 내에서 유저들의 실력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게임 속 리워드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유저들의 자신감과 동시에 흥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빠른 피드백. 게임을 통해 유저들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고, 유저들은 피드백에 기반해서 자신의 행동 중 잘못된 부분을 파악하거나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Sea Hero Quest의 사례와 같이 게임을 통해서 사용자들로부터 대규모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연구 등 이차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장점들과 여러 기능성 게임 활용 사례들이 나오면서 관련 산업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능성 게임 시장 규모도 2024년까지 2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장 통계 자료를 보면, 특히 2016년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기능성 게임들이 가장 높은 수익을 냈고, 2019년에는 가장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앞으로는 가상 환경에서의 훈련 및 광고를 목적으로 한 기능성 게임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 예상되고 있으며, 2023년까지 교육, 유통, 미디어, 헬스 케어 분야에서 기능성 게임이 성장할 것이라 기대됩니다.
디지털 기기들의 확산과 다양한 컨텐츠의 개발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이 점점 더 확대되는 중입니다. 그리고 여러 회사들에서 자신의 서비스와 유저들을 위하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고 있고 이미 몇몇 서비스들에서는 기능성 게임이 핵심 컨텐츠로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게임을 통해 의미 있는 목적과 오락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룩시드랩스는 치매 조기 발견과 인지 기능 훈련을 목적으로 한 기능성 게임인 LUCY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LUCY의 주요 특징인 VR과 바이오마커들이 서비스 내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 요소들이 어떤 점에서 LUCY를 특별하게 하는지 설명할 것입니다. 더불어 룩시드랩스가 이 특징들을 더 강화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1] http://quanticfoundry.com/2016/02/10/gamer-generation/
[2]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748044/number-video-gamers-world/
[3] http://www.ludoscience.com/files/ressources/EtudeIDATE08_UK.pdf
[4] Djaouti, Damien & Alvarez, Julian & Jessel, Jean-Pierre & Rampnoux, Olivier. (2011). Origins of Serious Games. 10.1007/978–1–4471–2161–9_3.[5] https://hopelab.org/product/re-mission/
[6]Tate, Richard & Haritatos, Jana & Cole, Steve. (2009). HopeLab’s Approach to ReMission. International Journal of Learning and Media. 1. 29–35. 10.1162/ijlm.2009.0003.
[7] Mozgai, Sharon & Hartholt, Arno & Leeds, Andrew & Rizzo, Albert. (2020). Iterative Participatory Design for VRET Domain Transfer: From Combat Exposure to Military Sexual Trauma. 10.1145/3334480.3375219.
[8] https://www.soldierstrong.org/bravemind/
[9] https://ict.usc.edu/prototypes/pts/
[10] https://virtuallybetter.com/ptsd/
[12] https://glitchers.com/project/sea-hero-quest/
[14] Coutrot, Antoine & Schmidt, Sophie & Coutrot, Lena & Pittman, Jessica & Hong, Lynn & Wiener, Jan & Hölscher, Christoph & Dalton, Ruth & Hornberger, Michael & Spiers, Hugo. (2019). Virtual navigation tested on a mobile app is predictive of real-world wayfinding navigation performance. PLOS ONE. 14. e0213272. 10.1371/journal.pone.0213272.
[15] https://www.alliedmarketresearch.com/serious-games-market
[16] https://www.chaostheorygames.com/blog/serious-games-guide-everything-you-need-to-know-in-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