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소중한 이유

에필로그

by 정수윤세

그동안 한 주에 한 주제를 이용해 글을 쓰면서 여러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평소 내가 알고 있던 신념이나 가치관이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고 위로가 될 수도 있지만 또 어떤 누군가에게는 선입견이 되어버리고 말 것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글의 진행 방향이나 단어 선택에도 하나하나 숙고하며 써 내려갔다.


'내가 사랑하던 것들을 사랑하기로 했다.'라는 제목은 어쩌면 과거 속에 갇혀 사는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사랑하던 것들은 과거에 그대로 있고, 예쁘고 좋은 추억으로 간직한 채 새로운 순간을 맞이하고 배우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미래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그 자체가 소중한 순간임을 나 자신을 포함해 나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전하고 싶었다.


우리는 절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순간을 매분 매초 살아가고 있다.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인생이란 꾸준하게 끝을 향해 달려간다. 부모님에게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단 한순간도 멈춰있던 적은 없었다. 생명이 다하는 그 순간에 끝이 난다고 나 자신은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가족이 떠나면 기억하는 누군가가 세상에 남는다. 그 기억들이 모두 잊히는 순간 까지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일상을 살면서 소중하고, 예쁘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을 우리는 사진으로 기록한다. 살면서 힘든 순간이 생겼을 때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들을 다시 되새기며 일어나기 위함이다. 또한 너무나 익숙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쉼을 느끼고 싶던 순간과 휴식이 필요한 때에도 사진을 찾고, 사진 속에 깃든 기억을 상기한다.

가령 여행사진이라고 한다면, 그곳에 다시 가고 싶어 질 것이고 실행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실제로 방문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느끼는 감정은 과거의 감정이 아니다. 풍경은 그대로라고 생각할 수 있더라도 나 자신이 고유하게 느끼는 감정은 그때의 감정이 아니기에 그때 그 순간에 느꼈던 느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어딘가 아쉬운 느낌이 들 것이다. 다만 고무적인 사실은 같은 장소에서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는 자신을 자각하게 된다면 또 다른 순간을 기억하게 된다. ‘그때와 달리 내가 많이 성장했고, 성장하고 있구나’


아주 주관적인 생각으로 인생은 끊임없는 배움의 장이고 성장하는 세계다.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늘 성장하고 배우고 있다. 기쁨도 한순간, 슬픔도 한순간, 인생에 지나갔던 과거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단단한 나 자신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순간이야말로 내가 살아 있음을, 다른 누군가에게가 아닌 나 자체로 나 자신에게 존재를 증명하는 순간이다.


사진이 소중한 이유는 단 하나라고 생각한다.

절대. 누군가에게도 두 번 찾아오지 않을 순간을 기록한 유일무이한 장면이기에.


앞으로도 당신의 인생에 기록될 소중한 장면들을 많이 촬영했으면 좋겠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머릿속에 미화되어 기록될 장면들을 시각적으로 느끼면 더 생생해지고, 세상이 다 무너질 듯이 아프더라도 아주아주 실낱같은 희망을, 행복했던 과거의 순간을 포착했던 그 한 장의 사진이 현재의 당신에게 다시 선물해 줄 테니...





고요한 물이 세상을 적신다.

정수윤세(靜水潤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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