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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드래곤 밥이 정말 맛있어요!

아이의 입맛을 확장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by 진심어린 로레인


아이들에게 먹고 싶은 메뉴를 물어보면 언제나 답은 한결같다.

짜장면, 돈가스, 피자, 치킨, 라면, 떡볶이, 샌드위치...


집에서 아이들에게 야채 가득 넣은 요리를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식탁에 차려지는 접시들이 생각보다 아이들 기대에 못 미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불만을 내곤 한다. 너희가 건강하게 자라려면 이런 걸 더 골고루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타이르지만 젓가락을 드는 손에 힘이 없어 보인다.


"엄마 오늘 저녁은 뭐예요?"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은 엄마에게 메뉴를 미리 물어보기 시작했다. 엄마는 밥기계가 아니지만, 이유식부터 시작되어 아이들에게는 요리해 주는 역할로서 인상이 강하고, 나 역시 내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요리하는 과정이 즐겁다. 그러나 중요한 건, 아이의 질문에 숨겨진 의도는 자신이 원하는 메뉴로 요리해 달라는 것이다. 질문을 던지는 눈빛에 기대감이 잔뜩 묻어있다. 혹시라도 엄마가 새로운, 낯선, 별로 끌리지 않는 요리를 할 까봐 불안한 마음도 함께 비치는 것 같다.


세상에 먹을 것은 많고 아이의 혀는 그것을 탐색해야 하는 시기이다. 원하는 메뉴만 고집하며 혀를 굳히기엔 건강적으로도 아이의 성장에 좋지 못할 것이기에, 나는 가능하면 아이들이 더 다양한 음식을 직접 맛보고 자신의 입맛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그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먼저는 아이들에게 원하는 메뉴를 물어보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음식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의 의견을 먼저 묻고 시장을 볼 때 충분히 반영하여 주문해 주되, 엄마의 식단에서 반영하는 제스처를 취해주면 충분히 만족감을 얻는다. 그래서 큰 거부감 없이 엄마가 제안하는 음식도 수용하는 편이다.


다음으로, 아이들에게 여러 복합적인 환경을 고려해 새로운 맛을 보게 해주는 것이다.

음식은 분위기로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정말 신나는 놀이를 하고 나서 먹는 맛, 새로운 사람을 만나 식사할 때 먹은 맛이 다 다르다. 기분 좋은 날 먹는 음식은 평소 원하지 않았던, 익숙하지 않은 메뉴라고 해도 도전해 볼 법하다. 해외 다양한 나라로 여행도 좋지만 가까운 일상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루는 아빠의 지인과 가족 식사 자리를 가졌다. 산자락에 위치한 맛있는 곤드레밥집이었다. 쌀밥만을 고집하던 아이는 "흰밥 없어요?"라고 물었지만, 이모가 이 집의 두부와 밥이 정말 맛있다며 아이에게 권했다. 아이는 망설이더니 이모의 설명대로 김에 싸서 한 입 베어 먹었다. 흐뭇한 미소와 엄지 척을 남기더니 순식간에 밥그릇을 비워냈다. 집에 돌아와서 한 참 뒤에, 아이는 "엄마, 드래곤밥이 정말 맛있었어요! 또 먹으러 가요!" 라며, 자신의 최애 메뉴가 되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아이들이 직접 요리하게 해 준다.

부엌으로 초대할 때 아이는 직접 셰프가 되어 그 음식의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한다. 그럴 때, 아이는 자신의 손맛에 감탄하며 음식을 경험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고기 볶음을 한다면, 아이가 고기를 볶을 때 은근슬쩍 깻잎과 파를 제안해 본다. 색깔과 비주얼이 더 예쁘지 않을까? 엄마의 제안에 아이는 귀가 솔깃하여 프라이팬을 내민다. 그럼 엄마와 아이가 동시에 만족하는 디시를 완성할 수 있다. 월남쌈은 나와 아이들의 소울푸드가 되었다.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크래미를 듬뿍 담고, 나는 내가 원하는 파프리카를 통해 컬러를 다채롭게 만들자고 제안한다. 아이는 요리하는 재미를 더해 새로운 맛을 즐겁게 접할 수 있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맛을 다양하게 느끼고 기억한다.

엄마, 그때 싱가포르 가서 2만 보 걷고 먹은 꼬치 진짜 맛있었잖아요.

엄마, 우리 용마산 등산하고 내려와서 과자처럼 바삭한 생선돈가스 먹었잖아요. 언제 또 먹을 수 있어요?

그때, OO이모 놀러 와서 같이 만들어 먹은 스파게티 진짜 맛있었는데...


그리고 새로운 제안을 더한다.

엄마, 우리 다음엔 더 높은 청계산에 올라서 컵라면 먹어봐요. 진짜 맛있을 것 같은데요?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결국 음식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길 원하는 마음이 크다. 음식이 다양한 문화를 품는 그릇이자 또 다른 세계관으로의 초대가 된다. 그래서 음식을 즐기며 아이가 가진 사고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


아이의 서포터로서, 앞으로도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경험하게 도와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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