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용 설명서(1)

0. 프롤로그 - 왜 나는 나를 설명하려 하는가

by 텔미베베

프롤로그


나는 지금껏 수많은 계획을 세웠다.

노트, 구글 시트, 다이어리, 어플 등을 이용해 뭐든 시작은 거창했다.

하지만 3일을 넘긴 적은 드물었다.

실패는 어느새 '예외'가 아니라 '전제'가 되었고,

어떤 일을 시작하기조차 두려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무기력함은 조용히 찾아와 내 일상을 잠식했다.

기상 직후 나는 핸드폰을 집었고,

잠들기 전에도 유튜브에 몸을 맡겼다.

운동이 좋다는걸 안다.

명상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는 것도,

독서가 나를 바꾼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좋은 건 알지만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은 결국 나와 함께하지 못했다.


뭔가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독서도 해보고

유튜브 동기부여 영상들도 보면서 각오를 다져보았지만

불꽃이 살아나는건 잠시뿐이었고,

나는 금새 원래의 나로 돌아왔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는 나 자신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게 아닐까?"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잘못된 설명서로 작동시키고 있는게 아닐까?"


그 순간 나는 '나 사용설명서'라는 개념을 떠올렸다.

다른 누군가의 본인 맞춤형 설명서가 아닌,

나를 가장 잘아는 내가 나를 이해하고,

작동시키기 위한 매뉴얼


이 설명서는 그저 멋진 포장을 위한 글이 아니다

여기에는 내가 무너졌던 너무나 보잘것 없는 모든 순간들,

내가 반복적으로 빠지는 맹점들

그리고 그 안에서 뼈저리게 느꼈던 작고 단단한 생각들이 담길 것이다.


내가 이 설명서를 쓰는 이유는 단 하나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이젠 실패하더라도 괜찮다

그 실패도 이 설명서에 포함되면 되니까

그리고 언젠가 이글을 다시 읽을 나 자신에게

이 말을 남기고 싶다.


"너는 분명히 다시 작동할 수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