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나 Dec 20. 2020

<데드 투 미> 죽음으로 얽힌 위태롭고 간절한 우정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뻔하지 않은 블랙 코미디 드라마 추천


이웃주민 : (직접 만든 멕시코식 라자냐를 건네며) 화씨 300도에 데운 후, 35분 뒀다가 먹으면 되요.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안되네요.
젠(주인공) : 당신 남편 제프가 차에 치여 죽는 느낌이죠.


뻔하지 않다. 이것이 <데드 투 미>에 대한 첫 느낌이다. 할 말은 거리낌없이 하는 주인공의 솔직한 성격을 보며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끌고갈까 궁금했다.


<데드 투 미, Dead to me>는 남편의 죽음으로 얽힌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젠은 남편을 잃은 후 자신을 추스리기 위해 슬픔 치유 모임을 나가게 된다. 그리고 모임에서 주디라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서로 맞지 않는 듯 보이는 두 사람은 공통점을 발견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주디가 가진 엄청난 비밀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 전까진.


밤에 잠을 못이루는 젠과 주디가 밤새 통화를 하며 친해진다


친구일까 원수일까


데드 투 미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신선한 캐릭터 설정이다. 너무나도 다르지만 각기다른 매력이 있는 젠과 주디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묘한 재미가 있다.  

 

주인공 젠은 쉽게 울컥하고 거침없는 성격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차안에서 헤비메탈을 틀고 춤을 추는 습관이 있다. 남편 테드의 뺑소니 사고 이후 부주의한 운전자를 보면 화가 불일듯 나는데, 어느날은 몇 차례 경고에도 거슬리게 행동하던 운전자의 차를 부수고 도망가기도 한다.


그녀(주디)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사건이 따라요


반면 주디는 자유분방하며 낭만적이지만 소심하고 자기주도적이지 못한 성격의 소유자다. 어딘가 모르게 어설프고 가는 곳마다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사건을 수습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책으로 거짓말을 하고 이해할 수 행동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그녀의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둘은 너무다 다른 성격의 소유자이고, 자칫 위험한 관계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가 간절해지는데, 이러한 관계양상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불행을 알아줄 사람은 역시 불행한 친구뿐


이 작품은 단순히 재미로만 이야기를 끌고가지 않는다. <데드 투미>는 각자 다른 상실의 아픔이 있는 두 주인공의 감정을 섬세히 묘사한다. 주인공 젠은 무엇이든 혼자서 해낼 것 같이 보이지만 남겨진 두 아이와 생활하며 남편 테드의 빈자리를 느끼고 울기도 하고, 과거 바람을 폈다는 사실에 불같은 분노에 휩싸이기도 한다. 죽은 아빠가 작은 새로 찾아왔다는 아들의 말에 가여움과 따뜻함을 느끼기도 한다.



주디도 그녀만의 아픔이 있다. 젠에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그녀의 현실과 과거의 아픔을 가진 채 살아간다. 초반에는 알 수 없는 성격이지만 점차 그녀의 성격을 보면 이해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는 상황, 의도하지 않은 사고로 어려움을 겪는 두 주인공


<데드 투 미>는 소위 한국식 막장드라마급의 예상할 수 없는 반전이 있는 작품이다. 죄책감과 거짓말로 맺어진 위태로운 우정과 남편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 어제의 원수가 오늘의 동지가 되는 등 상황이 끊임없이 바뀌며 몰입감을 선사한다.


현재까지 시즌1, 2가 나왔고 두 시즌 모두 로튼 토마토 신선도 86%,92%를 기록하며 좋은 평을 받았다. 또한 드라마의 인기를 증명하듯 내년 마지막 시즌3을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그다지 큰 화제를 모으지 못한 것 같지만, 한 번 보면 계속 볼 수밖에 없는 드라마 시리즈물로 다가오는 연말 무겁지 않게 몰입감 있는 반전 코믹드라마를 찾는다면 추천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