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화해하는 글쓰기 Day20_보너스트랙

by SashaPark
KakaoTalk_20210807_191330605_01.jpg
KakaoTalk_20210807_191330605.jpg
서른 살에 그린 별이 빛나는 밤에 & 60대가 넘어서 그린 별이 빛나는 밤에

예전에 '신'이라는 책을 쓰신 김용규 작가님을 뵈었던 적이 있어요. 그 때 작가님이 좋아하시는 한 문장씩을 적어서 가지고 오신 책 중에서 한 권을 고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전 랜덤으로 책을 선택했고 그 안을 펼쳐쳐보니 '이 세상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라는 문장이 적혀져 있었어요. 그 당시는 이 문장이 좀 어렵게 다가왔어요. 무엇을 볼 것인가가 중요한가?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 중요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오늘 나이들어서 그린 뭉크의 그림을 보고 있자니, 그 때 받아서 고이 간직하고 있던 가슴 속 그 문장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린 정말 수많은 렌즈들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보았지만, 보지 못한 것도 많은 것 같아요. 살면 살수록 잘 보는 것이 잘 듣는 것이 얼마나 큰 도력이 필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물론 뭉크가 그림 한 점으로 증명해낸 바로 이 삶에 대한 긍정성은 물론이구요.


같은 상황에서도 무한한 긍정성을 보는 사람도 있고, 보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상황을 자꾸만 부정적으로 이끌고 가는 사람들도 있지요. 어떤 상황 속에서 현미경처럼 아주 디테일한 것은 잘 찾아내지만, 망원경처럼 아주 먼 상황을 보는데에는 취약한 사람들도 있구요. 회전이 되지 않아서 맥락적인 시야가 부족한 사람도 있고, 독수리처럼 전체를 조망하면서 상황을 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어려움이 계속되면 트라우마로 남아서 작은 자극에도 놀라는 반응을 할 수도 있고 깊은 절망 속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정말 어려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다시금 뭉크의 작품 속에서 그의 60대에 그린 별이 빛나는 밤에는 보면서 다짐해봅니다. 그래도 빛나는 별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나이들어가면서 더 키워가자고 말이죠.


화해하는 글쓰기 한 달 프로젝트는 여기서 마무리가 되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림과 글 그리고 삶에 대해서 이야기해 나가보려 합니다. 세상에서 보고 싶은 것들이 더 많이 생겼거든요.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우면 좋겠습니다. 저도 고흐와 뭉크에게 영감을 얻어서 별이 빛나는 밤에를 그려봐야겠어요. 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궁금하네요. 어디서든 반짝반짝 빛나는 밝은 영혼을 잃지 마세요!


Day20_해설

* Day 20 - 보너스 트랙

뭉크는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제목의 작품을 여러 점 제작했습니다. 오늘 보실 두 개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작품 중에 한 점은 서른 살에, 다른 것은 60대가 넘어서 그린 작품입니다.



젊은 시절의 작품에서는 별빛이 희미합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 앞에 홀로 선 뭉크의 외로운 그림자가 발코니 계단에 어렴풋이 비칩니다.



이에 반해 다른 작품에서는 산등성이 위에 선 뭉크의 그림자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여전히 그는 어두운 곳에 홀로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가 바라보는 것은 불빛이 환한 마을과 밝게 반짝이는 하늘의 별입니다.



뭉크미술관 관장인 테인 올리브 헨릭센의 명함 뒷면에 자리한 것은 바로 예순이 넘어 그린 '별이 빛나는 밤에' 입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뭉크의 작품은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절규’란 그림으로 유명한 뭉크가 이런 따뜻한 그림을 그렸다는 걸 아는 분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과 꼭 함께 보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밝은 빛을 바라보던 뭉크의 표정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쉽지 않은 시간들을 모두 지내왔지요. 한달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저도 여러분들의 글을 읽으며 위안을 받았습니다. 여러분께도 따뜻한 한 달이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모두 한달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반짝반짝 빛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