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uis Oct 16. 2023

EP.14 - 우아한 제주

스타벅스 - 더제주송당파크 R

격렬함이 빚어낸 우아함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섬, 제주도. 5천 년 전 격렬한 화산활동을 통해 현재의 산과 언덕 그리고 섬이 형성된 곳..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자연석과 식물의 생태계가 만들어진 곳. 제주에는 늘 자연의 울림이 있었다.


현재 그 경관은 비록 원만하고 우아하나, 실은 오랜 기간 동안, 강한 비와 바람, 그리고 파도를 맞으며 깎이고 깎여 우리가 마주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렇다.

제주도는 오랜 기간 자연이

빚어낸 형태를 간직한 곳이다.

<제주 오름 전경>



제주를 담아낼 건물,
그러나, 9m보다 높으면 안돼요.


2021년 설계를 시작했을 때, 디자인 요구사항은 심플했다. 제주도의 특색을 담은 건물을 디자인해 달라는 것. 이미 건축주가 여러 디자인회사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은 상황이라, 어떤 것을 그려내야 할지 부담이 느껴졌다. 여러 해 전에 산굼부리를 방문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제주의 경관을 머릿속으로 계속 그려나갔다.


현실적으로 마주한 어려움은

대지의 애매한 위치와

건축물의 높이 제한이었다.


공원의 안쪽에 놓인 대지, 그리고 건물입구 앞이 주차장으로 계획되어 시각적으로 잘 보일까라는 걱정이 많았다. 게다가 9m 높이 제한구역. 건물을 높이 올려 시각적으로 부각시킬 수 없는 악조건, 그리고 구조를 고려하면 자칫 층고가 낮아질 수도 있었다.


국내 최대규모가 될꺼라는 격려(?)에도 높이가 낮은 건물은 여러 어려움을 던져 주었다. 어떻게 해야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건물을 덩어리로 분리하며, 시각적으로 강렬함을 주기에는 높이의 한계는 너무나 컸다.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야 더욱 눈에 들어올 것이라 생각하며, 매스는 간결하게 하되, 각 코너를 들어 올림으로써 완만한 커브를 통해 주변과 어울리는 아이콘이 되도록 만들어나갔다.

<Mass diagram>

한라산과 공원 쪽으로 코너를 들어 올리고, 지상의 주차장으로는 시야를 차단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건물하부를 비틀어 준다. 심플한 접근 과정 속에 건물의 비례와 스케일, 디테일에 더욱 집중했다.



Atrium, 몸집은 키우되
내부공간을 퐁요롭게.


높이의 한계 속에 매스를 디자인하며, 2층의 가운데를 관통하는 void공간을 크게 주는 Atrium을 생각했다. 제주의 동굴처럼 은밀한, 그리고 오름의 가운데 움푹 파인 공간처럼 중심이 되는 곳. 이곳을 방문한 고객이 본인의 위치를 쉽게 파악하도록 도와주며, 공간의 깊이감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은

제주의 지형적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만장굴, 성산일출봉>

*관련이미지1: Manjanggul Cave 만장굴, Jeju https://pin.it/2IZSut2 

*관련이미지2: 성산일출봉 https://pin.it/7kqBjUO 



고요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고요함은 건물의 형태에서, 규모에서, 재료에서 우리를 건물로 안내한다. 마치 한옥의 처마아래를 지나, 오랫동안 머물 던 마중돌을 지나쳐, 깊은 공간에 도달하는 시퀀스를 머릿속에 그리며 디자인한다. 그 과정 속에 드러나는 우아함은 기존의 경관에 거스르지 않되 재료의 texture를 통해 묵직함을 선사해 준다. Basalt stone, brick, 텍스처페인트는 우리에게 익숙하나 점잖게 그리고 조용히 우아함으로 새롭게 거듭난다.

<Exterior view from the park>
<Exterior view from main entrance>
<Interior view to the bar>
<Interior view to the reserve bar>
<Interior view to the atrium with art installation>
<Interior view to the photo exhibition>
<Interior view to the photo exhibition>

2023년 10월 12일 매장이 열리기까지 거의 3년이 흘렀다. 오랜 시간이 걸린만큼 많은 사람들로부터 오래동안 관심을 갖는 매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All store photos from Starbucks homepage, Map resource from naver map

매거진의 이전글 EP.13 - Sparkling and Bol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