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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 Jan 06. 2024

Diary.24 - 무지개 아파트

Choi Hung Estate (彩虹)

인스타그래머블

Hot Place


거기 어디야? 사진 멋진데?

Social Media를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그곳은 어느새 핫플레이스!


이젠, 책이나 잡지에 실린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장소를 찾는 일은 드문 일이 되어 버렸다. 가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검색한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꼭 해야 하는 것들을 설명해 준다. 이전처럼, 글을 읽거나 메모를 할 필요도 없다. Bookmark만 해 놓으면 언제든 확인할 수 있으니깐.


집 근처에 오래된 아파트 하나가 Social Media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나도 이 참에 괜찮은 사진 하나 건져보겠다는 마음으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검색한 후 그곳을 향했다.


Choi Hung Estate (彩虹)



왜 유명해졌을까?


‘여기서 찍어줘’

‘뒷모습이 더 잘 나오더라고’

‘점프할까?‘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을 때, 이미 여럿 한국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캐리어를 끌고 이곳까진 온 것을 보면 이곳은 여행 중 방문해야 할 핫플레이스인 것이다. 신기했다. 마치 외국인이 한국 여행 중, 오래된 주공아파트 혹은 시범아파트를 방문하는 것 같은 모습이랄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한국에선 왜 유명해진 걸까? 후다닥 검색을 해보니, 가수 세븐틴과 loona 1/3의 뮤직비디오 촬영지였고 짠내투어에서 ‘인생샷의 성지’라 소개된 바가 있다. 이런 이유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듯하다. 사진을 보니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뮤직비디오 촬영지 from Seventeen and loona 1/3>


*관련내용1: Seventeen ‘Check-in’

https://youtu.be/Tct9c4MrmMA?si=twTAcLKVCWV-G1pk ​


*관련내용2: loona 1/3 ‘지금,좋아해‘

https://youtu.be/4K4b9Z9lSwc?si=SLXpnU8M3tS4Nydc ​

https://m.blog.naver.com/jbin15/221364309897 ​


근데, 건물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분명 핫플레이스이다. 그렇지만, 이곳에 담겨있을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언제 지어졌을까? 그리고 어떤 스토리 혹은 의미가 있었을까?


Choi Hung (彩虹) 은 무지개라는 뜻이다. 분명 단지이름 때문이리라. 단지로 연결되는 지하철 역 Choi Hung 내부는 무지개 색상의 타일로 디자인되어 있다. 그리고 단지 내 건물의 입면과 공용시설 농구장의 바닥면 역시 화사한 무지개 색으로 되어있다.


건립일은 완공비석 표기일 기준 ‘1963년 12월 18일’이며, 나이를 계산해 보니 만 60살이 넘었다. 건립당시의 사진을 보면, 20층의 건물은 지금과는 사뭇 다르게 낮은 주변으로 인해 웅장하고 도시의 랜드마크 느낌을 받게 된다. 전체 11개 블록으로 7400세대라 하니,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나라의 최초 단지형 시범아파트인 여의도 시범아파트 (1971년 12/13층 1578세대)와 비교한다면, 8개 층이 높고 8년이 앞서며 약 5,800세대가 많다.

<Choi Hung Estate in 1963>
<Choi Hung Estate Plaque>
<Choi Hung 지하철역 사이니지>
<건물과 농구장>

*관련내용3: Choi Hung Estate from Wikipedia

https://en.m.wikipedia.org/wiki/Choi_Hung_Estate ​

*관련내용4: 여의도 시범아파트

https://namu.wiki/w/여의도%20시범아파트 ​


농구장만 보면 아쉽지.
A City wihtin a city


단지 설계를 담당한 Palmer & Turner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건츅사무소)는 도시 속 도시, a city within a city,를 머릿속에 그렸다고 한다. 외부 경계에는 20층 블록을 배치하고, 블록과 블록 사이에는 공용 시설을 끼워 넣었다. 각 다른 블록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공용 시설을 이용하면서 만남을 갖고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

What P&T came up with was a city within a city. Most of the housing in the estate consists of 20-storey slab blocks. “The slab buildings allowed for creating these kinds of public spaces in the middle,”


이는 아래 사진을 보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을 잘 분리하고 또한 잘 연결함으로써 거주민의 안전과 편의성을 동시에 높였다.

<분리된 공용 가로공간과 개별 유잇>
<페인트가 알려주는 유닛단위>
<단지내 입구, Welcome to a city>
<단지내 가로공간에 놓인 우체국과 상점>
<단지내 공용부에 디자인된 편의시설들>
<단지내 분리된 개별 블록의 입구>
<벗겨진 페인트가 보여주는 60년 시간>


*관련내용5: HONG KONG’S MODERN HERITAGE, PART III: CHOI HUNG, THE RAINBOW ESTATE

https://zolimacitymag.com/hong-kongs-modern-heritage-part-iii-choi-hung-the-rainbow-estate/ ​



그러나, 이제 안녕


Choi Hung Estate는 Public housing으로 홍콩 정부의 관리하여 있는 단지이다. 홍콩의 오랜 부동산 문제인 높은 집값과 부족한 세대수는 Choi Hung을 새로운 시선에서, 즉 개발적 측면에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만약 20층을 50층으로 만든다면? 2.5배만큼의 세대수를 통해 거주 부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깐. 대한민국에서도 볼 수 있는 재개발의 사업성이 이곳에도 적용되었다.


2023년 11월 많은 매체들이 앞을 다투며 긴급기사를 쏟아냈다. 앞으로 Choi Hung 무지개 단지는 허물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간과 기회가 된다면, 무지개 단지를 더 자주 방문해 봐야겠다.


Choi Hung Estate 위치는 아래 구글 지도를 참고해주시길!

https://maps.app.goo.gl/j3j6UUn1MNk9HUcMA?g_st=ic ​

<News on redevelopment of Choi Hong Estate>

*관련내용6: Farewell to colorful facades and vintage stores as sources say Choi Hung Estate to be redeveloped

https://www.thestandard.com.hk/breaking-news/section/4/210064/Farewell-to-colorful-facades-and-vintage-stores-as-sources-say-Choi-Hung-Estate-to-be-redeveloped%C2%A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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