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의 글로벌 경쟁, 준비되었나요?
모 일간지를 넘겨보다가 국내 포털사의 사업 전반을 다룬 기사를 접했다. 경제면 톱으로 한 페이지를 할애하며 써내려간 기사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계열사 지분구조가 유독 눈에 띄었다.
지난해 9월 금감원의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네이버의 계열사는 21개, 카카오는 60개였다.
강남 테헤란로 소재의 작은 벤처기업이 각광을 받게 되었고 어느새 거대한 IT 공룡으로 성장했다. 어느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두 기업 모두 출범 이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밀레니엄이라는 핫 키워드가 화제가 되었던 1999년. 온 세상이 발칵 뒤집힐 것만 같았던 바로 그 해, 네이버가 이 세상에 출사표를 던졌다. 카카오의 전신기업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미 4돌이 되었을 때다.
더 넓은 세계로 진출한 네이버
네이버를 설립한 이해진 의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다녔다.
같은 학교 같은 공대 캠퍼스를 다녔던 김범수와 함께 졸업 후 삼성 SDS에 입사하게 되었고 이후 그들의 공동체 운명은 같은 듯 다른 노선을 타게 되었다.
네이버 이해진은 한게임(Hangame)의 김범수와 함께 NHN(현 네이버) 공동 대표로 이름을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이해진은 네이버에 남았고 김범수는 카카오의 전신 격인 아이위랩을 설립해 NHN과 이별했다. 그렇게 그들의 운명은 갈라졌다.
네이버는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어느 빌딩에서 출발했다. 사무실 어느 한 공간에서 컴퓨터를 바라보던 이해진은 네이버의 검색과 커뮤니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수장이었다. 이로 인해 네이버 주주들의 신뢰까지 얻어냈다. 네이버는 설립 후 3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첫 등록되었고 2년 후에는 코스닥 업종 중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네이버는 걷잡을 수 없이 성장해왔다.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는 네이버의 상징이 되었고 검색 엔진을 통한 사용자들의 검색 습관 역시 네이버가 아니면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물론 검색어 조작 논란과 검색 결과를 통한 광고 상품으로 인해 골목 상권 침해라며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네이버 이해진 의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해진 의장은 변호사 출신의 김상헌 씨를 대표이사직에 앉혔다. 김상헌 대표는 네이버가 성장할 수 있도록 8년간 크게 공헌한 인물이었고 그 뒤에는 이해진 의장이 실질적인 수장으로, 선두에는 지금의 대표이사인 한성숙 부사장이 존재하고 있었다. 한성숙 부사장은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를 총괄하는 인물로 네이버와 관련한 컨퍼런스가 열리면 늘 앞에 나와 모두발언을 하곤 했다. 한성숙 부사장은 2017년 네이버의 대표로 취임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투명한 경영과 기술 플랫폼의 진화'를 선언했다. 한 대표가 취임한 이후 네이버의 AI 서비스는 보다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랩스에서 연구, 개발했던 클로바는 구체화되어 가고 커넥티드 카나 스피커 등 형체를 갖춘 모양새로 출격을 준비한 상태다.
네이버는 국내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이해진 의장은 한성숙 대표 취임과 동일 시간대에 유럽 진출을 선언했다. 네이버의 유럽 시장 투자를 진두지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니 그의 어그레시브 한 추진력이라면 가시화 될 비즈니스도 머지않은 것 같다.
일단 네이버는 유럽 사업 확대를 위해 프랑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이와 관련,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무려 2천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프랑스 그로노블(Grenoble)에 위치한 XRCE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등을 연구하는 연구기관으로 1993년 설립되어 연구인력만 80명이다. XRCE라는 명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그 타이틀은 네이버랩스 유럽으로 변경되었다.
네이버의 라인(LINE)은 글로벌 경쟁에서 빠질 수 없는 서비스다.
이미 일본에서 필수적인 메신저로 자리를 잡았고 네이버 V앱의 경우에도 동남아에서 꽤 인기를 끄는 플랫폼이 되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에게 라인의 캐릭터는 신의 한 수였다. 우리가 카톡을 국민 메신저라고 부르듯 라인 메신저는 일본인 라이프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일본뿐이 아니다. 라인은 무려 200여 개국에서 사용하는 메신저로 자리를 잡았으며 월간 사용자 수 역시 2억을 뛰어넘는다.
네이버의 V앱은 네이버 연예 서비스에서 컨트롤하는 플랫폼이다. 국내와 해외에서 활동하는 가수나 배우 등 인기 셀럽들의 한류 열풍과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을 결합한 서비스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네이버의 박선영 연예 서비스 담당 이사는 컨퍼런스에서 해외 진출을 언급한 바 있다. 한류가 휩쓰는 동남아 마켓에 V앱은 그대로 적중했다.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남아는 물론이고 브라질, 멕시코, 스페인, 캐나다까지 전 세계를 아우른다. 네이버의 글로벌 경쟁은 총소리와 함께 이미 출발선을 떠났고 벌써 한참을 달려가고 있다.
카카오의 글로벌 날갯짓
카카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6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김범수 의장의 인터넷 기업이다. 포털 기업으로만 한정하기엔 사실상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한, 말 그대로의 IT기업이다. 2014년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손을 잡고 합병할 것을 세상에 알렸다. 국내 2위 포털과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업체의 합병은 당시 상당한 화제였다. 시가총액 규모만으로도 3조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IT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 합병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카카오의 영향력과 잠재력은 굉장했다. 다음의 직원 수는 카카오와 비교했을 때 약 3배 수준이었다. 영업실적으로만 봐도 다음이 높았다. 하지만 기업가치를 살펴보면 카카오가 2배 이상이었다. 다음카카오 합병 이후 직원 수는 약 2천 명가량으로 대폭 늘어났다. 때만 되면 포털사의 공정위 조사가 실시되었는데 그간 몇 차례나 경험이 있었던 다음커뮤니케이션 직원들은 아무렇지 않았고 이를 처음 경험하게 된 카카오 직원들은 다소 당황스러웠다는 후문도 있었다.
2014년 10월 통합법인 출범 이후 1년 뒤, 다음카카오라는 이름의 사명은 임지훈 신임 대표와 함께 카카오로 새 출발 하게 되었다. 카카오 임지훈 대표는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애널리스트로 활약한 1980년생의 명망 있는 벤처기업가다. 김범수 의장과 임지훈 신임 대표의 인연은 각별하다. 임지훈 대표가 몸담았던 케이큐브 벤처스는 김범수 의장과 임 대표가 공동 설립한 투자 전문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김범수 의장에게 카카오는 스타트업의 집합체라고 표현한 만큼 임 대표에게 부탁한 내용과 같은 선상에 있다.
"스타트업 정신으로 카카오의 경영을 부탁드립니다"
임 대표의 젊은 감각과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카카오는 변신을 시도했다. 아니 시도하고 있다고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카카오는 이전부터 직급의 철폐와 절차의 단순화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전개해왔다. tvN 드라마 <미생>에서나 나올법한 대리, 과장, 부장의 직급도 없이 "Brian"이나 "Jimmy"라고 호칭을 부르고 셀과 같은 작은 조직으로 움직여 빠른 의사결정을 한다. 사실 이러한 부분들이 한편으론 부럽기까지 하다.
브라이언(Brian)은 김범수 의장을, 지미(Jimmy)는 임지훈 대표의 실제 호칭이다.
카카오는 임 대표가 경영하게 되면서 여러 사업들의 존폐를 결정해왔다. 불필요하거나 수익이 나지 않거나 퍼포먼스가 없는 플랫폼과 서비스는 과감하게 버렸다. 메신저 서비스인 마이피플이나 유사 SNS 서비스였던 플레인, 카카오토픽 등 없어진 서비스도 다양하다. 기존 다음 TV팟은 트렌드에 맞게 카카오TV로 변경했고 카카오톡 역시 국민메신저인만큼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가 가진 매력적인 포인트이자 효자로서 작용하는 서비스는 카카오프렌즈의 이모티콘 사업과 카카오게임즈다. 카카오의 이모티콘은 온 국민이 사랑하는 캐릭터로 급부상했고 나름 짭짤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
카카오의 매출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역시 이러한 사업 분야다. 게임, 멜론, 이모티콘 등으로 벌어들인 2017년 2분기의 매출액은 약 2천362억에 달한다. 이는 카카오 분기 매출액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카카오톡은 글로벌 230개국 16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월평균 글로벌 사용자는 4천946만 명이다. 그러나 여기엔 국내 사용자가 포함되었다. 국내로만 따지면 월평균 4천272만 명이다. 그만큼 해외보다 국내 비중이 상당한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카카오의 해외사업은 여전히 주춤세다. 다음과 카카오가 손을 잡은 명분 자체가 예산 확보와 글로벌 진출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그러한 루머에 맞는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부재하다. 카카오는 글로벌 SNS 서비스인 패스(Path)를 2015년에 인수하여 해외 진출의 루트도 확보했지만 손실이 큰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게임즈의 북미와 유럽 진출은 주목해볼만하다. 더구나 카카오페이의 사업 확장 역시도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카카오는 K뱅크에 이어 세상 밖으로 나온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국내 최초로 출범한 K뱅크는 상반기 실적이 다소 좋지 않았다. 상반기 순손실만 400억 원이 넘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사용자들이 몰리며 엄청난 인기몰이 중이다. 카카오가 낳은 라이언 등의 이모티콘을 접목 시킨 것은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캐릭터가 그려진 체크카드는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보유 차원에서 신청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하니 이모티콘을 비롯한 캐릭터 프로모션은 필수적인 홍보수단이 되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덕분에 주가 또한 놀라울 정도로 상승하기도 했다.
이처럼 카카오는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만한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포털 서비스는 물론이고 모바일과 게임, 캐릭터, 음악, O2O에 이어 인터넷은행까지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이유는 쉽게 설명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네이버보다 카카오의 성장 기대감이 더 높은 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카카오 역시 네이버의 항로를 따라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철옹성 바깥에서 경쟁하는 그들
몇 년 전만 해도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의 네이트(nate.com)는 국대 3대 포털로 자리매김했었다. 네이트온이 한참 인기를 누리고 있을 때만 해도 SK컴즈는 싸이월드와 함께 수많은 유저들을 확보해 네이버, 다음과 경쟁할만한 파워를 가진 바 있다. 칼을 꺼내 든 세 곳의 기업. 승부는 쉽게 갈렸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SNS가 등장하자 싸이월드 사용자들은 금세 발길을 돌렸다. 사진도 음악도 싸이월드에서 사용하던 도토리 위에는 먼지만 쌓여갔다. 싸이월드는 네이트와도 이별했다. 독립법인으로 새출발한 싸이월드의 향방은 안개 속이었다.
그럼, 네이트는 어떤가?
네이트는 2010년 정점을 찍고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2011년 4분기부터는 모든 매출이 감소했고 결국 적자로 전환했다.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2014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력이 절반으로 대폭 줄었다. 명예퇴직도 있었고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SK컴즈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였고 연속 적자를 회복하지 못한 채 결국 상장 폐지되었다. 이와 동시에 SK컴즈는 SK텔레콤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되었다.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 강화를 위해 SK컴즈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었다. 조금 나아질까 싶었지만 수렁에 빠진 네이트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싸이메라의 경우, 2012년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만 2억 건으로 SK컴즈의 대표적인 서비스로 자리한 바 있다. 국내뿐 아니라 남미와 동남아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정점을 향해 달려가던 싸이메라의 인기는 한순간이었다. 매출은 점차 줄어들었다. 2016년 취임한 제이큐브 인터랙티브 출신의 박상순 대표는 사업 조직 개편과 함께 복지 혜택을 줄이고 수익성이 없는 서비스는 모두 종료시켰다. 이와 더불어 O2O 서비스를 통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후순위에 머물러있는 포털사나 인터넷 기업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국내 3대 포털로 군림하던 SK컴즈의 현주소를 이렇게 보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SK컴즈에서 떨어져나간 싸이월드는 내년 초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플랫폼의 대대적인 개편과 함께 신규 서비스 런칭을 계획하면서 다른 유사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한 개발이 한창이다. 수많은 인력들을 모집하기 위해 리쿠르팅도 실시 중이다. 과거의 싸이월드가 현재의 인터넷 시장에서 얼마나 잠재력을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싸이월드 재기에 관심이 있거나 IT 분야의 커리어를 쌓고 싶다면 지금 인력 모집에 지원해봐도 좋을 듯하다.
현시점에서 네이트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포털사라면 딱 한 곳을 꼽을 수 있다. 사실 경쟁구도라고 하기엔 이미 체급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과거 한참 엎치락뒤치락했던 곳이다. 바로 줌인터넷. 줌인터넷은 이스트소프트가 운영하는 포털 사업이다. 익히 알려져 있는 것처럼 이스트소프트는 국내 PC에 탑재된 백신 프로그램 알약(ALyac)으로 유명한 곳이다. 알집이나 알씨, 알약 등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곳이 2011년 포털 사업 분야로 출발해 벌써 6년이 되었다. 네이트닷컴이 하락세였다면 줌인터넷은 상승세였다. 80%대에 육박하는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과 20%대에 자리한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사실상 범접하기 힘든 수치였다. 1%도 되지 않았던 줌인터넷의 검색 점유율은 어느새 네이트를 앞지르게 되었고 급기야 2%대를 넘어서게 되었다. 줌인터넷은 인터넷 브라우저도 개발해 스윙 브라우저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뒤에 있으니 줌인터넷의 브랜드와 함께 썩 괜찮은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줌인터넷은 모바일 사업 강화를 위해 기존에 확보해두었던 DB와 데이터 그리고 AI 역량을 고르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콘텐츠와 쇼핑 정보 등 사용자들의 취향을 분석하여 추천하는 기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사업 전략은 김우승 줌인터넷 대표의 지나온 커리어에서 기인한다. 김 대표는 사실 빅데이터 전문가다. 삼성전자 종합연구소와 디지털솔루션센터, SK텔레콤과 SK플래닛 등을 거쳐왔다. 줌인터넷에는 CTO로 입사하여 검색총괄본부를 맡기도 했다. 줌인터넷은 코스닥 상장도 추진 중에 있다. 이는 온전히 신사업 추진을 위한 총알 확보로 예상된다. 일단 코넥스(Konex) 상장에는 성공했고 연매출 193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도 기록해냈다. 네이트가 주춤하던 사이 줌인터넷은 어느새 네이버와 카카오가 머물고 있는 철옹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물론 아직 갈길이 멀지만 말이다.
이 밖에도 존재하는 이름이 있다. 혹자는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게 아직도 있었어?"
지금은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천리안'이 바로 과거로부터 살아남은 포털이다. 사실 포털이라고 말하기엔 껍데기만 존재하는 형태다. 천리안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메일 서비스다. 페이지로 로그인 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메일 서비스를 이용한다.
메인 페이지에는 뉴스가 붙어있지만 모두 아웃링크로 서비스한다. 뉴스를 보는 사람들의 비중 역시 극히 적다. 천리안은 과거 데이콤 시절때부터 각광 받던 사이트였다. 뉴스 서비스 역시 꽤 오래전부터 지속해왔다. '천리안 커뮤니티 축제'라는 이름으로 이벤트도 진행한 바 있다. 잘 나가던 사이트이자 서비스이긴 했지만 역시나 철옹성 바깥으로 밀려났다. 줌과 네이트의 싸움을 구경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천리안을 계륵처럼 부여잡고 있다.
이 밖에도 코리아닷컴과 드림위즈가 포털이라는 이름으로 분류되어 사용자들에게 서비스 중이다.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은 사이트 중 몇개 되지 않는 기업들이다.
코리아닷컴도 포털사이트보다 이메일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는듯 하다. 그래도 인링크되어 서비스 중인 뉴스도 존재한다. 더구나 코리아닷컴은 대성그룹이 인수한 사이트로 벌써 10년이 넘었다.
드림위즈의 경우에는 포털 서비스로 운영하다가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드림위즈는 '한글과컴퓨터' 창업자이자 배우 김희애의 남편인 이찬진이 만들어낸 포털 사이트다. 현재 이찬진은 디지털 셋톱박스 전문기업인 포티스(Fortis)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포티스는 블록체인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국내 포털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실상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대한민국 IT 기업의 핵심이며 중심에 뿌리박은 거대한 기둥이다. 심지어 열매까지 맺어 주렁주렁 달려있다. 그 주위를 맴돌고 있는 포털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대폭 줄었다고 하면 맞을 것 같다. 파란닷컴, 라이코스, 코리아닷컴 등 없어졌거나 유명무실한 포털사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결국 네이버와 카카오는 생존경쟁 싸움에서 굳건하게 살아남았고 대항 조차 불가능한 거대공룡이 되었다.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 역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그들의 주력 서비스가 포털이긴 했지만 외적으로 보면 거대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포털 역시도 여러 사업 분야의 일부가 되었다. 포털 서비스 중 지극히 일부인 카페나 블로그부터 온라인 결제, 뮤직, 이모티콘, 메신저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여전히 '동상이몽' 하고 있다.
네이버는 시가총액만 24조에 달하는 국내 코스피 8위 기업이다. 카카오는 시총 8조 원으로 코스닥 시장의 대장주로 군림하다가 코스피로 넘어왔다.
작은 벤처로 시작한 두 기업 모두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두 공룡 모두 숨겨진 날개를 펼쳐 날갯짓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어마어마한 기업으로 보이지만 세상 밖으로 나갔을 때의 영향력은 과연 얼마나 될까.
※ 위 글은 월간 <디아이투데이>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