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X와 아이폰 8, 결국 살 사람은 다 산다!
2017년 9월 12일. 드디어 새로운 아이폰이 세상에 공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California Cupertino)에 위치한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극장(Steve Jobs Theater)에서 아이폰 8과 아이폰 X가 발표됐다. 이날 발표에는 애플 워치 3과 애플 TV의 제품도 함께 공개되었다.
2016년 9월 발표된 아이폰 7에 이어 딱 1년 만이다. 더구나 올해는 아이폰 10주년을 맞는 해다. 이번 아이폰 8과 함께 스페셜 에디션으로 제작된 아이폰 X의 공개가 있었기에 온 세상이 주목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이후 아이폰의 신제품 공개 이후엔 늘 갑론을박의 여지를 남겨왔다. 이러한 논란의 목소리는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사의 숙명과도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사람은 결국 산다.
아이폰 10주년의 주인공, 아이폰 X
이번 신제품 공개에 있어 아이폰 8보다 더 빛을 받았던 주인공은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아이폰 X다. 이 제품은 아이폰의 10년 역사와 함께 해왔던 홈버튼을 없애고 최초로 베젤리스(Bezelless) 디자인이 적용되어 혁신을 이뤘다.
또한 점차 진화해가는 보안 기능에 터치 ID를 탑재해 각광을 받기도 했지만 홈버튼이 사라지게 되면서 안면인식 기능인 페이스 ID(Face ID)를 적용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선보인다.
5.8인치의 슈퍼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향상된 OLED를 장착해 명암비만 100만 : 1이다. 해상도는 2,436 X 1,125픽셀로 PPI(pixels per inch) 즉 1인치당 화소 밀집도가 458 수준에 달한다.
아이폰 X의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페이스 ID 기술인데 자신의 얼굴 그 자체로 아이폰의 직접적인 암호가 되는 방식이다. 얼굴에 3만 개 이상 보이지 않는 도트를 투사하고 이를 분석해내 얼굴에 대한 정밀한 심도 맵을 구축 한다. 덕분에 가면 같은걸 쓰고 위장하는 행위인 스푸핑(Spoofing)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내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을 가져다 댄다거나, 안경이나 모자를 쓴다거나 수염을 길러도 아이폰 X는 충분히 인식 가능하다고 하니 한번 시험해봐도 좋을 듯하다.
아이폰 X 상단에는 몇 가지의 기술력이 집합된 영역이 보인다. 전체 화면을 디스플레이로 감싸긴 했지만 이 영역이 넓은 U자 형태로 돌출되어 'M자 탈모'를 연상시킨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상단에 배치된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적외선 카메라, 투광 일루미네이터, 도트 프로젝터, 근접 및 주변광 센서, 스피커에 마이크, 7MP 수준의 카메라 등. 안면인식을 위한 페이스 ID는 적외선 카메라에 의해 동작한다. 얼굴에 빛을 쏘고 그 빛을 투광 일루미네이터가 받아 심도를 측정한다. 투광 일루미네이터는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자의 얼굴을 식별하기 위함이다. 어두컴컴한 곳에서도 자신을 증명해야 하니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라 하겠다.
근접센서는 얼굴과 아이폰의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필요한 센서이고 주변광 센서는 디스플레이의 색상 최적화와 페이스 ID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활용된다. 도트 프로젝터는 3만 개 이상의 도트를 얼굴에 투사하고 사용자의 특징적인 얼굴 맵을 제작 하는데 쓰인다고 한다.
아이폰 X는 아이폰 8과 함께 같은 두뇌를 사용한다. 이번 CPU는 A11 Bionic으로 A10 Fusion보다 최대 70% 빠른 속도를 선보이는 4개의 효율 코어와 최대 25% 빠른 2개의 성능 코어를 탑재했다. 이 칩은 증강현실 게임과 3D 게임을 더욱 리얼하게 만들어주고 애플리케이션의 속도감 있는 동작을 통해 효율성을 확보했다. A11 바이오닉 칩은 초당 최대 6천억 회의 연산을 수행하는 뉴럴 엔진(Neural Engine)이 탑재되었다.
휴대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중 하나는 카메라다. 이번 아이폰 X의 카메라는 1,200만 화소가 들어간 렌즈를 사용한다. 알려진 것처럼 iOS11부터는 이미지 파일 포맷도 변경된다. HEIF(High Efficiency Image File Foramt) 형식은 고효율 저용량의 이미지 파일을 자랑한다. 쉽게 말하면 사진의 퀄리티는 보다 섬세하고 고화질임에도 불구하고 용량은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니 저장공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동영상 역시 마찬가지 기술이 적용된다. HEVC(High Efficiency Video Compression) 포맷 또한 2배의 데이터 압축률을 보이지만 비디오 퀄리티는 크게 향상할 수 있다. 초당 최대 60 프레임으로 4K 동영상이 가능해졌고 슬로모션의 경우에는 초당 최대 240 프레임으로 찍힌다.
이번 아이폰 X의 트루 뎁스(True Depth) 카메라는 50개 이상 각기 다른 근육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세밀한 표정을 담아 12개의 애니모티콘에 투영하여 제공되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Clips 앱은 무료 제공되며 문자, 그래픽, 효과를 추가해 재미있는 동영상 제작도 가능해졌다.
또 한 가지 슬로 싱크 기능도 선보이게 된다. 이는 느린 셔터 스피드와 함께 순간적인 플래시 점멸을 결합하여 활용되는 기술로 저조도 상황 속에서 배경 노출과 피사체를 밝게 찍고 싶을 때 활용 가능하다.
아이폰 X의 프로필
디스플레이 : 5.8inch Super Retina HD 디스플레이
해상도 : 2,436 X 1,125
명암비 : 1,000,000 : 1
후면 카메라 : 1,200만 화소 와이드 앵글 그리고 망원(와이드는 F1.8, 망원은 F2.4)
전면 카메라 : 700만 화소(F2.2)
동영상 : 4K, 1080p, OIS 지원
CPU : A11 Bionic Chip
용량 : 64GB, 256GB
가격 : 64GB는 999달러, 256GB는 1,149달러(가격의 경우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세금을 포함하게 되면 한화로 최대 약 140만 원대)
스티브 잡스가 무덤에서 뛰어나온다고 하던데... 달라진 건 무엇인가?
아이폰 X가 발표되기 전 아이폰 8이 먼저 공개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주 크게 변화한 것은 없다. 디자인도 그렇고 사이즈 역시 마찬가지. 프로세서는 조금 더 향상되었고 전후면의 글래스 탑재 같은 부분들이 달라지긴 했다.
아이폰 8의 사이즈는 4.7인치와 5.5인치로 구분된다. 이는 아이폰 7과 달라진 게 없다. 앞서 언급한 아이폰 X와 같이 동일한 바이오닉 칩을 사용하고 카메라 역시 1,200만 화소다. 아이폰 8은 홈버튼을 그대로 유지하니 아이폰 X의 페이스 ID와 달리 터치 ID를 다시 한번 이어간다.
아이폰 8의 프로필(앞쪽은 아이폰 8, 뒤쪽은 아이폰 8+)
디스플레이 : 4.7inch / 5.5inch Retina HD 디스플레이
해상도 : 1,334 X 750 / 1,920 X 1,080
명암비 : 1,400 : 1 / 1,300 : 1
후면 카메라 : 1,200만 화소(사양은 아이폰 X와 같음)
전면 카메라 : 700만 화소(역시 아이폰 X와 같음)
동영상 : 4K, 1080p, OIS 지원
CPU : A11 Bionic Chip
용량 : 64GB, 256GB
가격 : 8 시리즈의 64GB는 699달러, 256GB는 949달러 / 8+는 64GB 799달러, 256GB 1,149달러
지난 아이폰 7은 이어폰 단자를 제거하는 과감함을 선보였다. 물론 기존 3.5파이의 이어폰 단자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하면서도 감내해야만 했다. 사실 이것은 와이어리스(Wireless) 즉 무선의 시작이기도 했다. 이번 아이폰 X와 8에서는 무선 충전을 선보인다.
충전 케이블을 쓸 필요가 없어졌으니 성한 곳 없는 라이트닝 케이블을 테이프로 붙이고 또 붙이는 불상사는 없을 것 같다. 에어파워(Air Power)를 통한 무선충전으로 아이폰과 애플워치, 에어팟 등을 한꺼번에 충전할 수 있으니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은가?
아이폰 8으로만 보면 기존 모델과 아주 크게 다른 바는 없으나 아이폰 X만 바라보면 분명히 혁신은 있다. 말로만 혁신이라고들 하지만 10년 역사를 뒤집는 디자인과 기능은 크게 변화한 셈이다. 최소한 앱등이(애플 추종자를 일컫는 신조어)인 내겐 나름 큰 변화다. 개인적으론 홈 버튼을 없애고 베젤을 최소화한 혁신적인 디자인을 원했고 곧 현실화 되었다. 아이폰부터 아이패드, 맥북, 애플워치로 이어지는 제품군을 다양하게 쓰곤 있지만 정작 아이폰은 5에 머물러있다. 삼성 갤럭시가 탑재한 안드로이드의 불편함과 잦은 고장과 에러로 인해 아이폰으로 갈아탄지 약 9년간 아이폰만 고집한 것은 견고함과 익숙한 UX, 편리한 기능 때문이었으나 변화와 혁신의 후속모델이라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건 없었기에 굳이 6나 7을 선택하지 않고 버티는 중이다. 심지어 16GB로. 어쩌면 아이폰 X와 같은 과감한 시도를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아이폰 X의 타이틀을 두고도 말들이 많았다. X가 로마숫자로 10을 뜻한다고도 했고 익스트림(eXtreme)에서 따온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이번 제품에는 7S 없이 8로 이어지는 애플사의 마케팅 전략에 꼼수도 존재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혹자들은 삼성의 갤럭시 8에 대한 전략이라고도 했다.
어쩌면 최초로 도입되는 부분들에 대해 반감이 있거나 희생양이 되는걸 피하고자 하는 사용자들도 있으리라고 본다.
더불어 64GB와 256GB로 한정하여 선택의 폭을 크게 제한한 것과 다소 높은 가격은 살짝 불만이긴 하다.
아이폰, 10년의 역사
2007년 1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들고 나와 세상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10년동안 우리가 접해왔던 스마트폰과 트렌드는 어마어마하게 변화해왔다. 모든 산업들이 모바일로 집중하게 되었고 그에 걸맞게 스마트폰의 성능은 더욱 고도화 되기에 이르렀다.
아이폰은 10년간 15개의 제품이 나왔다. 이 세상에 처음 등장한 아이폰은 320 X 480 픽셀에 3.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2009년에는 3G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3GS가 등장했고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2010년에는 디자인을 바꾼 아이폰4가 탄생했고 2011년에는 스티브 잡스의 유작인 아이폰 4S가 등장했다.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시리(Siri)'가 여기에 장착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제품이기도 하다.
2012년에는 아이폰 5가 나왔고 전체적인 UI도 개선되었다. 기존 제품보다 다소 길어지고 얇아진 디자인으로 승부했다. 아이폰6는 2014년 발표된 제품으로 홈버튼을 이용한 터치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이폰7은 2016년 발표된 가장 최신 모델로서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에어팟의 획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무선 기술의 시작을 알렸다. 물가 상승률이 존재하긴 하지만 가격도 꽤 올랐다. 최초의 아이폰은 50만원대 올해 공개된 아이폰은 140원대로 알려져있다. 과연 이 가격이 적정한가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결국에 사는 사람은 다 사기 마련이다. 그 중엔 필자도 포함될 것이다.
※ 위 글은 애플 홈페이지 및 아이폰X 공개 Keynote를 참고했습니다. 사실과 다른 정보가 있다면 언제든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 애플 신제품 Keynote 동영상 보기
https://www.apple.com/apple-events/september-2017/
※ 작년에 다뤘던 아이폰7 이야기
https://brunch.co.kr/@louis1st/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