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읽을 수 있는 IT 관련 도서로 올해를 시작합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을까? 사실 손에 꼽는다. 서점에 가서 손만 툭 대고 온 책만 수백 권이 넘고 훑어본 책은 수십 권이 넘으며 그중에서 겨우 고른 책이 열 권을 넘지 않는다. 바쁘다는 핑계로 새것이나 다름없는 책들이 책장을 채우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읽었던 책들을 보니 대부분 경제서적이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불황 그리고 주식시장과 부동산, 재테크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인 나 역시 자본주의 속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인지라 물질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서인 듯 그럴듯하게 포장한 책들도 많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반성은 잠시, 또다시 원점이다. 책에 나온 이야기들이 허상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월급날만 되면 잠시 스쳐 지나가는 마이너스 통장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돈은 돌고 돈다.
서점에 잠시 들렀다. 수많은 베스트셀러 위로 신간도서가 깔리며 우리에게 익숙한 종이 냄새를 가득 풍긴다. 새로 나온 소설부터 에세이까지 열심히 둘러보다가 결국 들고 나온 책은 또다시 IT 이야기다.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으며 메마른 내 감성에 표현력을 더해보고 싶었다. 철저하게 팩트 위주로 IT 트렌드를 다루면서 정해진 단어나 문장을 쓰다 보니 한계에 머무른 듯 느껴졌다. 그러나 또다시 내가 IT 도서를 고른 것은 (표현력도 중요하지만) IT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보다 더 쌓기 위함이다. '내돈내산', 내가 직접 고른 책과 집으로 날아온 '책 선물' 모두 누군가에게는 IT 세계 입문에 필요한 도서였고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초심을 다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역시 인간에게도 꾸준한 학습과 질 좋은 정보는 늘 필요하다.
"인공지능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오롯이 인간에게 달려있다" - <누가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나> 본문 중에서
독일의 과학기술 전문 기자 토마스 람게의 <누가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나>
IT 언어의 개념을 깊게 알지 못해도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게 되면서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 등 테크놀로지에 대한 변화는 기초적인 지식부터 쌓아가고자 했다. 관련 이야기들을 찾아가며 많은 글을 이 공간에 담고 있는데 이 역시 나름대로의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에 대한 개념을 차근차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인공지능이 데이터로 학습을 하듯 우리도 책이나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개념 파악을 하기도 한다.
내가 서점에서 집어 든 책의 제목은 토마스 람게(Thomas Ramge)의 <누가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나>(Who's Afraid of AI?)였다. 이 책은 기본적인 인공지능 개념 파악과 동시에 인공지능 적용 케이스, 초지능(Superintelligence)이라는 예측까지 확장한 일종의 입문서 같은 느낌이었다. 최근 스캐터랩의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로 말들이 많았는데 인간 그리고 인공지능의 윤리라는 마지막 챕터를 현실과 비교하며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본래 필자는 인공지능에 대해 궁금한 점들이 많은 편이었고 그 분야 사람들과 일을 하기도 했다.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더구나 우리가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될 무궁무진한 분야이기에 자석처럼 이끌리듯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인공지능에 대한 책은 많지만 내용의 깊이는 모두 다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인공지능에 대한 갈증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줄 순 없다. 하지만 인공신경망이나 딥러닝에 관한 기초부터 튜링, 닥터 왓슨, 인공지능 변호사 등에 대한 사례도 잘 나와있는 편이다.
저자인 토마스 람게는 독일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과학 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이로 인한 비즈니스의 변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영향력 등을 함께 언급하기도 한다. 여기에 카이스트 명예교수인 이수영 교수가 내용을 덧붙인다. 앞서 '입문서'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경우에 따라 그 범위를 넘어설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이 많은 시대가 되기도 했고 또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경험을 하고 있으니 조금의 관심만 있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책이다.
인공지능이 어떻게 생각하느냐(How to think), 어떠한 방식으로 학습을 하느냐(From Machine Learning to Deep Learning)에 따른 인공지능 개념이나 원리를 파악하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될 정보일 것이다. 내가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은 어디서 어떻게 찾을까? 인공지능이 과연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될까?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로봇이나 헬스케어, 사물인터넷과 같은 테크놀로지와 결합하게 되면 인공지능은 인공지능 기술 그 자체를 초월하여 인간과 대등한 수준에 이른다. 이른바 초지능이라고 불리는 테크놀로지가 인류와 공존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구글, 페이스북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덕트 매니저가 들려주는 <IT 좀 아는 사람>
필자는 IT에 관심이 많은 IT 분야 비전공자다. 사실 학문을 깊게 파지 않았던 사람이 현장에서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의 학습 체계를 100% 이해하긴 너무 어렵고 버겁다. IT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이해한 어느 비전공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또 다른 비전공자에게 IT 키워드를 이야기하면 때론 깊게 들어가지 못해 겉도는 경우들이 있다. 그럼에도 서로 이해하는 눈빛을 보내곤 한다. IT 분야에서 일하는 개발자가 화이트보드에 열심히 기록하며 피를 토하듯 설명을 해줘도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럼에도 역시 이해할 것 같다는 시그널을 보내기도 한다. IT 분야 전공자들이 IT 관련 업무를 이야기할 때 알아듣지 못하는 키워드를 구사하며 회의를 하는 경우들이 있다. 전공자와 비전공자들이 함께 모인 회의 공간에서 한글과 영어, IT언어가 골고루 뒤섞인다.
기본적으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기업에 속한 사람들 중에는 당연히 개발자들도 존재하겠지만 마케팅이나 기획, HR 등 다른 조직 속에서 경영직군으로 일하는 직원들도 함께 공존한다. 유튜브나 구글, 네이버나 카카오를 만들어낸 사람들도 컴퓨터 공학이나 산업 공학 등을 전공했던 사람들이지만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철학과 출신이고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영문학과 출신이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경제학과 출신이다.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는 것에 초점을 두자면 전공 따위는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한때 모 커뮤니티에서는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 자체가 화제가 되기도 했고 '공대 전공자들이 말하는 컴퓨터 언어들', '문과와 이과의 차이점' 등을 우스꽝스럽게 다룬 글이 수도 없이 올라온 적이 있다. 재미 삼아 보던 것이었지만 비전공자가 전공자를 따라갈 수 없음에도 철저하게 무시하는 듯 말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 그래서 IT 관련 도서를 열심히 읽어보기도 했고 코딩도 기초 수준은 배우기도 했으며 HTML에 등장하는 태그도 익혀둔 적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수박 겉핥기 수준.
1.FAANG이란?
2. 소프트웨어 개발 주기를 짧게 잡고 지속적으로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발 방법론을 뜻하는 말은?
3. 비트코인의 근간이 되는 기술로 탈중앙화 된 거래를 가능케 하는 것은?
4. 흥미로운 정보를 추출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취급하는 의미로 쓰이는 용어는?
5.AWS는 무엇의 약자인가?
6. 초급 컴퓨터과학 과정에서 흔히 사용될 만큼 배우기 쉽고 인기 있는 언어로 데이터 과학과 웹서버 개발에 많이 사용되는 것은?
7. 제품에 어떤 기능을 넣을지 결정하기 위한 테스트로, 사용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서 각각 A버전과 B 버전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 후에 클릭 횟수, 판매량 등 수치를 비교해 더 나은 버전이 무엇인지 판별되면 그것을 전체 사용자에게 적용하는 테스트 기법의 이름은?
8. 누구나 앱의 코드를 보고, 복제하고,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소프트웨어 개발 철학은?
9. 표준형 자원 위치 식별자 ‘https://maps.google.com’ 같은 웹페이지의 주소를 뜻하는 말은?
10. 앱과 파일을 개인의 컴퓨터가 아닌 온라인에 저장하는 방식을 뜻하는 말은?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와 하드 드라이브가 기존의 방식을 대표한다면 구글 문서와 구글 드라이브는 이것의 대표주자다.
위 문항들은 도서출판 윌북이 운영하는 네이버 포스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각 문항의 정답은 하단에 붙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기초 상식일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MZ세대가 흔히 쓰는 신조어 같은 느낌일 수도 있겠다. 사실 위 문항에 대한 답을 모르거나 일부만 안다고 해서 IT 전문가와 비전공자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다만 위와 같은 내용을 보다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 바로 <IT 좀 아는 사람>이었다. 책의 타이틀은 비교적 단순하다. 그만큼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책 표지 상단에는 '비전공자도 IT 전문가처럼 생각하는 법'이라고 쓰여있었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IT 전문가처럼 생각할 순 없다. 뇌구조가 그렇게 쉽게 바뀔 리가 없다. 하지만 궁금했던 내용은 답을 찾아 새로 알아가면 되는 것이고 기존에 알고 있었던 부분들은 복습을 하며 되새기면 되는 것이며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들의 빈틈을 조금씩 채워가면 되는 것이다. 일단 저자가 누구인지보다 목차를 보며 책의 내용부터 훑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운영체제 등의 기초지식,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IT 업계 핫이슈, '페이스북은 왜 인스타그램을 인수했을까?'부터 '자율주행의 미래는?'까지 우리가 궁금할법한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주석까지 약 3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는 이미 충분히 알려진 내용들이 차곡차곡 담겨있지만 굳이 어려운 표현을 쓰지 않는다. 실제로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의 PM(프로덕트 매니저) 출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라 내용에 대한 신뢰감은 있으나 이러한 전문가들이 기본적으로 'IT 비전공자들의 생각들이나 수준을 알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IT 테크놀로지의 전체를 모두 언급할 순 없지만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저자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다. 자신의 경험을 책에 담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례(example)'다. 어떤 키워드를 설명할 때 가장 쉽게 풀어낼 수 있는 것이 구체적이면서 쉬운 사례이고 이러한 케이스들이 입문서가 갖춰야 할 포인트라 하겠다. 넷플릭스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의 시즌3이 공개되었을 때 발생했던 '트래픽 과부하'라던지, 인터넷 정보들이 전 세계로 전송되는 방식을 뉴욕에서 LA로 배송되는 핫소스 사례들로 언급했던 것은 매우 인상 깊게 다가왔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신작을 공개할 때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접속으로 인한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이 어마어마한 규모를 이룬다고 하는데 이를 아무런 문제 없이 소화할 수 있는 AWS(아마존 웹 서비스)의 개념을 쉽게 설명했다. 개념을 이해하는 데 있어 좋은 사례들은 매우 훌륭한 학습도구가 된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다만 이 책을 완독한 후 두번, 세번을 곱씹어도 IT 전문가들처럼 생각하는 구조나 알고리즘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책'이라는 것이 모두 '옳다'고 단언할 순 없으나 위에 나열한 책들은 최소한 정보로서 가치가 있다. 머릿 속에 정보가 쌓이면, 쌓이는만큼 충분히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 책에 나온 이야기들과 사견을 덧붙여 리뷰했습니다. 전공자든 비전공자든, 전문가든 비전문가든 개인별로 내용의 수준과 이해도에 차이는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해주세요.
※ 위 문항에 대한 답을 붙입니다.
1. 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 : 미국의 IT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줄임말
2. 애자일(Agile) : 민첩하다는 의미의 영단어로 2000년대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소프트웨어 개발방식
3. 블록체인(Blockchain)
4. 빅데이터(Big Data)
5. Amazon Web Service(아마존 웹 서비스)
6. 파이썬(Python)
7. AB테스트
8. 오픈소스
9. URL(Uniform Resource Locator)
10. 클라우드 컴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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