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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Apr 19. 2022

<메타버스의 시대>가 말하는 메타버스

메타버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본격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한 지금, 메타버스의 기초적 개념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메타버스의 시대> 저자도 메타버스의 기본적인 개념 정리를 위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메타버스를 다룬 다른 책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메타버스의 소용돌이 중심으로 들어가기 이전,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생겨났다는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 <스노 크래시>부터 메타버스 개념이 적용된 게임 <로블록스>나 영화 <매트릭스>, <레디 플레이어 원> 등의 콘텐츠들을 종종 언급하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초적 설명은 이제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만큼 시대가 변했고 메타버스라 불리는 트렌드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뿌리박았으니까 말이다. 메타버스 개념에 대한 저자의 친절한 설명 뒤로 '메타버스를 결정짓는 7대 메가 트렌드'라는 것이 이어졌다. 메타버스의 본론은 곧 비즈니스다. 형태를 막론하는 경제 활동이 이뤄질 뿐 아니라 대규모 자본의 이동이 일어나는 메타버스에서 메타버스를 결정짓는다는 키워드는 어쩌면 이 책이 가진 체크포인트라 할 수도 있겠다. 물론 메타버스 세계관을 결정짓는 트렌드 키워드와 메타버스라는 세계를 구축하는 테크놀로지로서의 측면은 서로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첨단 기술이 메타버스를 이루는데 충분히 기여하게 될 것이나 저자가 말한 키워드와 테크놀로지는 어차피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아바타와 인공지능

저자는 메타버스라는 개념에 대해 '다수의 세계관이 겹겹이 쌓여 꽤 복합적인 멀티 유니버스를 이루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멀티 유니버스는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등이 혼합된 세계관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테크놀로지가 이룩한 세계관이다. 이처럼 복합적 세계관 속에 멀티 아바타부터 확장 경제, 쌍방향, 익명성, 플레이 미션, 유사 현실, 동시성 등 7가지 키워드가 메타버스를 결정짓는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부캐 전성시대'를 맞아 우리는 우리가 가진 이름 뒤로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 역시 부캐라는 개념과 거의 동일시되는 '멀티 페르소나' 개념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보통 상황에 따라 자신의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한다는 의미인데 부캐라던가 멀티 아바타도 자신의 본명이나 본모습이 아닌 또 다른 정체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에서 맞닿아있다. 당연하지만 게임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충분히 이를 창조해낼 수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의 거울이지만 나를 증명하고 대신하는 아바타의 세계관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부캐라는 개념의 아바타가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동등한 입장에서 자리할 수도 있겠다. 예를 들면 초등학생의 누군가가 직장을 다니는 30대 누군가와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이는 익명성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쌍방향이라는 개념을 기본으로 한다. 철저하게 자신을 가린 채 신비주의에 숨어 이 세상에 올라타는 이들도 있겠지만 온전히 자신과 동일한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울 수도 있으니 이는 각자의 선택에 달린 문제겠다. 더불어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와 더욱 자연스러운 소통이 일어날 수도 있다. 사람이 만들어낸 아바타만 해도 각자의 개성을 타고나겠지만 인공지능을 이루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메타버스는 더욱 매력적인 세계로 진화할 수도 있다. 교육적인 분야라던가 문화적 개념을 넘어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두루 갖추게 될 미래지향적 인공지능은 메타버스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 어쨌든 메타버스에서도 인공지능과 인간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렇기에 인류가 진입하게 될 메타버스 세계관 속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적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와도 같다. 과거 '이루다'라는 챗봇의 선례처럼 말이다. 날이 갈수록 인공지능이 고도화되고 있지만 메타버스 세계 속에서 건강하게 공존하려면 인공지능의 테크놀로지도 윤리적 개선과 트렌드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을 갖춰야겠다. 그와 더불어 아바타로 입장하게 되는 유저들의 바람직한 인식 변화 또한 반드시 요구되어야 하겠다. 


메타버스와 확장 경제

앞서 언급했듯 메타버스 세계관을 통해 기존 산업의 변화는 물론이고 경제 활동의 확장성으로 미래의 부와 그에 따른 부가가치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대거 이동하는 확장 경제의 개념을 놓치지 않고 이야기한다. 2000년대 중후반 인터넷 문화를 이끌었던 마이크로 SNS '싸이월드'는 도토리라는 가상 자산을 통해 아바타의 옷부터 음악, 배경까지 꾸미기를 위한 일방적이면서 일정한 구매 활동이 있어야 했다. 싸이월드의 유저들은 다른 사람들과 1촌을 맺고 네트워크를 형성하지만 경제 활동에 있어서는 싸이월드라는 주체와 이뤄지는 일방적 개념이었을 뿐이다. 멀티 플랫폼과 다채널,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소통의 시대에 우리는 다양한 경제 활동을 누리고 있다. 메타버스 세상에서 우리는 또 다른 개념의 자본주의를 경험할 수 있다. 과거 지갑을 열었던 소비층이 일반적인 유저가 되기도 하지만 가상세계 속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의 기회를 얻으며 살아갈 수도 있다. 현실에서는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이지만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무엇인가 창조하는 가상공간의 크리에이터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무엇을 만드느냐'에 대한 것은 메타버스의 확장 경제라는 개념에 따라 규정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할 것이다. 게임 <로블록스>에서는 실제 초등학생들이 개발자가 되어 게임을 직접 만들어 수익을 내기도 하고 유튜브나 틱톡은 수많은 장르의 영상을 만들어내는 콘텐츠 플랫폼으로도 자리매김했지만 메타버스 세계관에서는 산업의 변동성과 경제의 확장성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 명확하게 선을 그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메타버스의 개념을 제대로 파악할 줄 알아야 하고 메타버스가 이루는 공간들이나 그 안에 존재하는 아바타들의 트렌드를 비롯하여 세계관이 가져가는 변동성과 거대한 자본의 흐름도 이해할 수 있는 선구안도 향후 메타버스의 크리에이터가 갖춰야 할 조건이라 하겠다. 분명한 것은 사회적, 문화적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경제 활동 또한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메타버스라 '확장 경제'라는 측면에 도달하게 되니 이쯤 되면 꽤 희망적으로 보인다. 이는 현실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낸다거나 각자의 아바타가 행동하는 플레이 미션에 따라서 경제 활동은 또다시 확장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7대 메가 트렌드의 키워드는 각기 다른 단어이지만 메타버스 세계관에서는 하나로 연결되기도 한다. 메타버스를 결정짓는 키워드를 이해한다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차원의 경제 활동과 각 기업들의 메타버스 선점 경쟁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다가 메타버스의 개념을 파악하고 저자가 말하는 키워드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비즈니스 관점을 관통하고 나면 결국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메타버스 시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라는 아주 근본적인 질문 말이다. 


메타버스라는 신대륙,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역사에 짙게 새겨진 거대한 사건이었다.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며 오랜 시간 망망대해를 떠다니다 마침내 육지를 발견했던 500여 년 전 그 순간의 기쁨은 어떠했을지 감히 상상이 가질 않는다. 지금 우리는 변함없이 태양계에 존재하는 지구에서 살고 있고 거대한 몇몇 대륙 중에서도 아시아 끝자락에 뿌리를 내렸다. 테크놀로지는 발전을 거듭했고 그로 인한 산업의 변화와 부의 이동은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메타버스의 시대>는 메타버스라는 신대륙을 이야기하면서도 미래의 부와 기회를 선점하는 메가 트렌드라는 개념을 짚으며 혁명적 전환이라 말한다. 이 또한 기술적 발전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세계다. 혼합현실이 이룩한 비주얼 세계관과 인공지능이 자리하게 될 교육적이고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더불어 블록체인이나 NFT 등의 경제적 측면까지 필수 불가결한 요건들이다. 

콜럼버스가 살아있다면 지금의 가상 신대륙을 보며 어떠한 말을 남겼을까? 메타버스는 가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지만 현실을 반영한 세계고 어쨌든 '나'라는 정체성을 가진 또 다른 아바타가 살아 움직이게 될 것이다. 가상현실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어쨌든 비현실적인 현실인 셈이고 나와 다른 외형을 가진 아바타이지만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입은 또 다른 '나'일 뿐이다. 미국의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정상인의 정의 중 하나는 비현실과 현실을 구분하는 것이다. 조만간 우리는 이 말을 새로 정의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현실과 가상의 경계라는 간극은 이미 허물어져 거의 동일시되고 있다. 그러니 이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하지만 이를 두고 정상인의 정의나 또 다른 구별을 하는 자체가 의미 없는 듯하다.  


사실 메타버스는 '메가트렌드'라는 말이 명확할 만큼 거대한 변화다. 앞서 말했듯 테크놀로지 요소 중 하나라도 무너진다면 이러한 변화나 엑소더스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대규모 변화에 우리는, 그리고 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메타버스가 가진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이야기 끝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을 꺼낼 수가 없다. 저자는 경제활동과 비즈니스 차원의 메타버스를 언급하기도 했지만 메타버스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메타버스를 유토피아로 맞이하려면, 그리고 성공적인 가상세계의 엑소더스를 즐겁게 만끽하려면 알아둘 몇 가지가 필요하겠다. 나폴레옹이 이뤘던 과거 '정복'의 개념이 아닌 그저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 기업들의 자본이 흘러들어 가고 있는 만큼 어떻게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결국 메타버스 세계에 스며들되 그 세계의 정립된 룰을 따르거나 스스로 만들며 개척하는 것. 메타버스 세계가 우리의 삶과 동등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자리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겠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자 한다면 직접 그 세계에 부딪혀 기회라는 걸 잡아야 할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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