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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큐 Miss Que Aug 19. 2020


더위를 피해 이 도시를 떠나 런!

반복되는 일상을 피해 런!

세남자를  피해 런!


나는 우리 집 남자 셋이 모두 잠든지금 이 새벽시간이 좋다. 42도 더위를 피해, 에어컨이 없는 집을 피해, 일주일을 보내기로 한 이 도시 포틀랜드에서, 오랜 운전과 바뀐 생활패턴으로 피곤하니, 더 잘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일어나 나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조깅을 나선다. 나는 잘하지도 못하는 조깅을 한다고 이렇게 쓰는 걸 즐기는 중이다. 오늘은 내가 안 나갈까 봐, 나를 못 믿어서 이렇게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제는 사진도 발을 치켜들고 조깅하는 티를 내며 과장되게 찍어봤다. 친정엄마는 내 이런 표현들이 친정아빠의 허풍끼와 좀 닮았다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드신다. 엄마가 지나치게 재미없는 진실만을 이야기 한다. 엄마는 내가 자라는 동안 나에게 예쁘다고 말해준 적이 없을 정도로 진실된 분이시다.


이번 조깅 습관은 성공적이다. 허풍스럽게 떠들어대고 내가 조깅을 한다고 자랑을 할수록 점점 진짜 내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가을부터 시작했고, 매일 뛴지는 2개월이 넘어간다. 에어컨을 찾아 떠나 10시간을 운전해 포틀랜드로 오는 내내 이 도시를 뛸 내 모습을 상상하고 가슴 설레었다. 두 달 전 나이키 러닝 앱을 처음 켰을 때, 2013년 내가 살았던 이곳 포틀랜드에서 조깅을 한 기록이 있어서 깜작 놀랐다. 기록을 보니 지금 보다 훨씬 오래 빠르게도 뛰었다. 하지만 드문드문 며칠 뛰다가 더 이상 기록이 없다. 지금은 그때만큼 빠르게 오래 뛰지는 못하지만 매일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 체력이 딸리니 꾸준히라도 이어가야겠다.

 

*포틀랜드에는 12개의 다리가 있다. 그중 제일 오래된 2개는 1908년에 건축된 기찻길 다리라고 한다. 기차역의 클라식하고 귀여운 GO BY TRAIN 네온 싸인이 포틀랜드의 상징중 하나이다.



*오래된 건축물에 철근을 대어 사용 중인 건물, 주차장 끝 벽, 벽돌만 한 면 정도 남아 있어도 철근을 대어 그 오래된 벽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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