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학교 강의를 마치고
9월 19일 저녁, "첫 이직, 어떻게 준비할까?"라는 주제로 퇴사학교에서 강의가 있었다.
https://t-school.kr/shop/item.php?it_id=1532278786
사실 1:1 이직 컨설팅은 지난 몇 년간 간헐적으로 해왔지만, 10명 남짓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이직 강의를 해 보긴 처음이었다.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 생각보다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일상에 지친 몸을 이끌고 강의장에 도착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평일 저녁 2시간 동안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서로 다른 이직에 대한 궁금증을 얼마나 해소시킬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분명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쉬움이 남을 테고 1 : 1 컨설팅을 원할 텐데, 이직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과 타인 사례만으로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개론 수업으로는 모두의 호응을 얻기 힘들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전에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현재 직장, 부서, 직무, 연차와 스스로가 이직하고 싶은 이유 또는 직장에 대한 고민을 적어 주세요!"
역시나 상상했던 대로 10명 남짓한 신정자들의 대답이 전부 달랐고 3명은 아예 답하지 않았다. 그만큼 이직에 대한 신중함과 조심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수강하시는 직장인들의 니즈를 4가지로 구분해 보았다.
1. 현 직장, 나의 위치
2. 평생 경력, 나는 어떤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을까?
3. 스타트업과 대기업 중 나는 어디에 더 적합할까?
4. 회사와 직무, 어떻게 선택하지? 몇 년 차에 이직해야 할까? 처우는 어떻게 하면 더 받을 수 있을까?
첫 번째,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나의 현재 위치와 5년 후 미래를 반드시 고민해보자. 촉망받는 인재로 대우받고 있거나 곧 그렇게 될 것인지? 아니면 조만간 순환 직무라는 미명 아래 다른 직무로 발령 나거나 회사에서 정리해고당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을 충족해가고 있는지? 이런 불안감이 스스로를 주눅 들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본인 스스로 직장생활에 대한 미래를 신중하게 그려보길 바란다. 즉, 지금 직장에서의 비전을 꼭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두 번째, 평생경력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인생은 결국 나만의 역량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래서 그 여정은 단순 탈출에서 시작되어서는 안 된다. 직장 혹은 상사가 싫어서 떠난다고 하시는 분들도 의외로 많다. 하지만 똥차 피한다고 청소차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듯이 어딜가나 못난 상사(?)는 1명씩 존재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대기업에서 20~30년 직장생활을 하고 은퇴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전문가일까? 그렇지 않다. 따라서, 이직은 자신의 전문경력을 쌓거나 연장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것이 자기 스스로가 커리어디자인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첫 이직이 중요하다. 특히 강조하고 싶었다.
세 번째,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살펴보자. 미생이라는 만화 혹은 드라마를 보면 직장인의 비애가 잘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힘든 과정을 참으면서 버틸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퇴사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네 번째, 가장 중요한 이직 스킬이다. 사실 업종과 직장 선택은 이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자신에게 적합한 회사와 직무를 선택하는 일이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다음이 이직 타이밍, 처우 협의 등에 대한 정보이다. 사실 이것들은 타인의 경험담으로 간접체험을 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특히 첫 이직의 경우 한 회사에 합격만 하면 앞에서 말한 고민거리들을 금새 잊어보리는 경향이 있다. 이미 이직을 한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이직 과정이 힘들어서 그럴 것이다. 음,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지만, 참아야겠다.
아래는 이직시장에서 알고 있으면 좋은 Tips을 생각해 보았다.
1. 기업 평판을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2. 이직은 무조건 타이밍이다.
3. 지인 추천도 능력이다.
4. 스타트업의 Culture Fit 면접은 조심하자.
수업 시작 전, 미리 설명을 드린 것은 잘 한 것 같다. 단체 수업인 만큼 개인적인 고민들을 전부 해결해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이다.
결국 직장인 이직 수업은 1:1 컨설팅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면 무척 보람 있는 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점에서는 이번 강의 경험이 참 좋았던 것 같다.
5번의 이직과 6번의 퇴사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반복된 이직의 아픔을 경험했던 저에게 퇴사학교에서의 경험은 의미가 남달랐다. 이직이 안돼서 힘들었던 예전 모습이 생각나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귀가했던 것 같다. 강의와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그들이 어떤 심정으로 현재 직장을 다닐지 알기에 안쓰러웠던 것 같다. 진심으로 응원드립니다. 혹 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그리고 대한민국 직장인들이여, 힘내세요!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