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uis lim May 15. 2020

좋은 회사? 나쁜 회사?

회사 선택의 기준

2016년 배달의 민족(우아한형제들) 경력직 면접장에서 김봉진 대표님께서 나에게 질문했다.

"좋은 회사란 무엇인가요?"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었다.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좋은 회사에는 신뢰가 있습니다. 회사와 직원, 그리고 직원과 직원 사이에 신뢰가 있는 회사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결국 그것이 인사제도와 조직문화로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좋은 회사는 특정해서 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나쁜 회사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특정해서 말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좋은 회사는 없고, 나쁜 회사와 더 나쁜 회사, 그리고 아주 나쁜 회사가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형! 통화 가능하세요?"

스타트업계에서 몇 년 동안 알고 지냈던, 두 아이의 아빠이자 직장인의 톡이 점심시간에 갑자기 울렸다.


"무슨 일이야? 별일 없지? 계속 다니고 있는 거지?"

사실 스타트업 씬에 구르다 보면 유독 직장상사 혹은 경영진에게 상처 입은 영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짐작 가는 상황은 많다.


"형, A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홍길동 대표 기억나세요? 그분이 지금은 A사의 부대표로 계시는데, 거기 OOO 포지션을 뽑더라고요, 그래서 제 친구가 추천해줘서 이력서를 보냈는데, 괜찮겠죠?"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난 괜찮을 것 같아, 너는 오히려 그런 회사가 을 것 같아. 투자받아 성장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내부 시스템은 없고 운영 역량은 부족하겠지만, 이번 기회에 인력 보강을 통해 체계를 다지고 이를 기반으로 홍보와 마케팅을 확대한다면 오히려 너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너 같은 경우, 이미 성장하고 자리 잡은 스타트업에 가봤자 힘들어할 게 뻔하거든, 어쨌거나 난 찬성, 잘 되면 좋겠다."



친한 후배의 고민을 상담했다. M회사가 어떻고, B회사는 어떤지?


사실 난 이직을 재혼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선 본인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자신의 성향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이직을 하다 보면 네임밸류에 반해 너무 쉽게 이직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후회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봤다. 나 역시 후회했던 경험이 있으며, 심지어 눈물까지 흘렸다. 그래서 이직은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를 때 입사했던 첫 직장의 선택과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Q. 이직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두 회사가 있다. 상기 두 회사 중 어떤 회사가 후배에게 더 좋은 회사일까?

M사. 꽤 유명한 혁신 스타트업이다. 적자이긴 하지만, 많은 투자금을 받은 회사다. 적어도 당분간 망할 걱정은 없고 임직원수는 300명에 달하지만 최근 입/퇴사자가 늘어나고 있다.

B사. 원래 이쪽 업계에서는 성공한 기업이다. 매출도 1000억이 넘었고, 최근 일부 이슈로 인해 이미지가 실추되어 매출이 반토막 나긴 해도 저력이 있는 회사이다. 게다가 최근 부진으로 인해 인원 고르기 등 세대 간 교체가 활발한 편이다.


후배의 선택은 M사, 난 오히려 B사가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선 M사에서는 리포팅 라인과 팀의 인원 규모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왜 충원하는지? 내 보스(Boss)가 누구인지? 채용담당자에게 질문할 수 있고, 면접장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이 것은 어떻게 일할 것인지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내가 B사도 괜찮다고 했던 이유는 B사처럼 혼란기를 겪은 회사들의 내부 사정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직원들이 혼란기를 틈타 퇴직한다. 믿었던 직원일수록 각자 자기 살 길을 찾아 미련 없이 이직한다. 하지만, B사처럼 업력이 있고 내공이 있는 회사는 다시 살아나서 경력채용을 진행한다. 3개월 정도 지나면 꽤 많은 경력직원들의 입사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시기에 입사하면 힘든 점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즉, 열정과 실력, 거기에 조직 헌신을 조금만 더 보여줄 수 있다면 단숨에 경영진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뢰받는 직원이 될 수 있는 기회는 어쩌면 후자(B사)가 더 많을 수 있다.


"영웅은 난세에 탄생한다."

후배가 성공했으면 좋겠다.


#이직 #회사선택 #좋은회사 #나쁜회사 #신뢰

매거진의 이전글 원격(재택) 근무에 대한 Q&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