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오늘도 하루가 시작되었다.
특별할 것 없이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무한히도 반복된다. 이런 인생에 내가 갈증을 느끼는 건 도파민이 부족한 탓일까? 너무 무료해서 평온함이 행복이란 걸 놓치고 있는 것인가. 잡생각이 거의 없던 내가 오랜만에 생각에 사로잡힌다.
사람들은 행복을 어디 맡겨두기라도 한 것처럼 찾으려한다. 행복이 어떤 거라고 정확하게 설명하지도 못하면서.
‘행복’이란 명사에는 어떤 동사가 어울리는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행복을 찾았다? 느낀다? 바란다? ...
그렇다면 행복은 누가 정의하는거지?
이렇게 질문을 던지니 조금 해답에 가까워지는 듯 했다.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이 행복이라 정의하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거였다. 내가 아무리 즐거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한들, 내가 아닌 타인이 나를 향해 ‘행복하다’고 정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로지 나만이 나의 행복을 단언할 수도, 누릴 수도 있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조금씩 더 잦은 빈도와 강한 강도로 행복을 누리려고 한다. 어떻게?
누군가는 말한다. 행복을 애써서 찾으려하면 강박이 되어, 애타게 잡으려 할수록 도망친다고.
그래서 우리는 찾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행복이라는 이름을 데려와 붙여야한다. 그럼 놀랍게도 아무일도 없던 하루가 특별하고 소중해진다.
나는 오늘 내가 행복한 사람인 이유를 생각해낸다.
막히지 않은 도로사정으로 빨리 도착하여 여유롭게 출근한 것.
후배가 사준 공차가 예상외로 너무 맛있어서 기분이 좋아진 것.
애정하는 최진영 작가님의 책이 교보문고 전자도서관에 있어 무료로 완독한 것.
업무 중에 아무런 사고도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마무리 한 것.
이렇게 평온한 나의 일상이 행복으로 점철되었다.
또... 방금 떠오른건...
퇴근시간이 3시간 남아서 남들 출근할 때 퇴근할 생각을 하니 기쁘다... (?)
세상에.. 행복을 마구마구 갖다 붙이니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벌써 행복해하고 있잖아?
좀 전에 읽은 최진영 작가의 글에서, 과거 현재 미래는 한방향으로 흘러가는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한 공간에 있지만 멀리 떨어져있다는 문장을 보았다.
나는 이 문장에 논리적으로 반증할 생각은 전혀 없고, 그저 내 인생을 위해 마음에 새겨보려 한다.
우리가 지나온 과거와, 지금 현재와, 앞으로 일어날 내 미래는 모두 한 공간에 있다. 그래서 나는 다가올 두려움을 조금 덜어내고 대신 그 하나의 공간에 ‘행복’이란 이름을 붙여넣고 싶다. 지나온 과거를 후회하느라 혹은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하느라 불행한 대신에, 지나온 시간과 현재의 내가 있기에 미래의 내가 웃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 훨씬 행복할테니까.
이렇게 나의 하루는 오늘도, 무사히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