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하늬 Aug 10. 2022

건물주와 성공시대에 나오는 사람

그 나물에 그 밥

합기도 승급 심사 신청서에 아이의 장래희망을 적는 칸이 있었다. 대수롭게 넘길 수 있는 그 칸을 한참을 보았다. 내 마음대로 쓰면 안 될 것 같았다. 인적사항을 쓰고 아이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유현아 장래희망이 뭐야?"

"나 건물주!! 부자 될 거야"

아이의 대답에 웃음만 나왔다. 


수많은 나의 업 중 한 가지가 진로강사다. 학교든 관공서든 기업체든 꿈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특히 학교에서 진로강의를 할 때 꿈은 명사형이면 안된다고 꿈을 동사형으로 바꿔주는 작업을 종종 한다. 그런데 우리 아이의 꿈은 그 흔한 선생님, 의사, 운동선수, 유튜버도 아닌 '건물주'란다. 돈 많은 백수가 안 붙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순간 어이가 없어서 피식거리곤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 잊고 있던 내 장래희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성공시대에 나오는 사람"

출처: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truck&No=59765


딱히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기보다 성공하고 싶었다. 그것도 초등학생 시절에!!

그런데 내 아들도 비슷했다. 부자가 되고 싶어서 건물주가 되고 싶단다. 부자 되고 싶은 것도 유전이 되는 걸까? 신기했다. 


어릴 때 부자란 돈이 많아서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사고 싶은 거 다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유현이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오늘 저녁 유현이한테 다시 물어봐야겠다.

초등학생이 생각하는 부자는 어떤 사람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