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에 있어 트레이닝 복이란 자부심이다. 대학생이 즐겨 입는 과 점퍼만 봐도 알 수 있다. 과 점퍼에는 학교를 상징하는 엠블럼과 뒤에는 학교 이름이 새겨져 있다. 학생들, 심지어 졸업생까지 자신감 있게 입고 다닌다는 것은 그만큼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운동선수들도 마찬가지 트레이닝 복과 유니폼에는 국가대표 팀에게는 태극마크, 도 대표에게는 각 지역 마크, 학교 대표는 학교 마크를 복장에 새겨 넣는다. 하나의 자부심인 것이다. 학교 대표, 시 대표, 도 대표, 국가대표까지 한 집단의 대표가 되기까지 엄청난 경쟁, 고난, 역경이 있었을 것이다. 한 집단의 대표가 되기 위해 얼마나 피 땀 흘려 노력하는가. 선수로써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된 과정을 이겨 내지 못 한다면 각 학교, 지역 나아가 국가대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 대부분 운동선수의 목표는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 등 뒤엔 KOREA를 달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최종 목표 단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태극마크와 거리가 멀어지는 건 분명하다.
[박지성의 마이스토리] 중 이런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23명이 확정되었을 때는 대표선수는 당연하게 얻어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소망이라는 걸 특히 말해주고 싶었다. 경쟁에서 밀린 선수, 부상 때문에 꿈이 좌절된 선수, 얼마나 많은지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부정할 수 없다. 박지성 선수의 말은 너무 소중한 말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학교, 지역, 나라를 대표하는 마크는 아무나에게 주어질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며,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
좋은 말이기는 하나,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부럽다. 우리나라 기계체조는 비인기 종목이다. 나는 치열한 경쟁 없이 무난하게 도 대표까지는 할 수 있었다. 요즘은 선수 선발이 더 어렵다. 모든 아이들이 소중하지만 저 출산 시대에 아이 한 명은 더욱 소중하기 때문에 불확실성 한 운동을 시킨다는 것이 부모로선 추천해주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아이가 운동이 좋아서 한다고 해도, 소중한 자식 어디 하나 힘들거나 훈련 중 부상이라도 당하면 부모 입장에선 중도포기를 원할 것이다. 비인기 종목인 기계체조는 점점 더 어려워져 가는 현실이다. 국가대표까지는 힘들더라도 도 대표까지에 있어서는 체조 부원만 된다면 쉽게 ‘대표’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