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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스킷 Jul 27. 2023

주차

가짜 주차


차 한 대가 있었는데 그 안에서 주차의 중요성이라는 영상을 보고 있었다. 4인 가족이 전부 차에 타고 있고, 나는 영상을 계속 보던 중이었다. 아버지는 주차를 위해 핸들을 붙잡고 오른발을 움직였다.


지난 수십 년간 무사고였다. 무사고는 경계심 발휘와 행운이 천천히 쌓여 생겨났다. 그간의 경험으로 가족들은 더 이상 긴장하지 않았으며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그 순간에 가장 할만한 취미였다. 아버지가 곧 주차를 마치면 편안하게 차에서 내릴 것이다. 주차장은 계단식 논과 같은 생김새였다. 햇살은 준비된 것처럼 뜨거웠고 주위엔 그다지 울창하지 않은 나무들이 잎을 흔들며 응원했다. 차는 의식이 있는 것처럼 순식간에 출발했다. 부스터를 쓴 것처럼 자동차는 갑작스레 튀어나가 점프하듯 계단식 논 같은 주차장의 바깥으로 날아올랐다. 난 안심할 수 있었다. 아찔하게 떨어져 멀쩡히 착지했고, 차의 기대와 달리 무사히 주차를 마치고 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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