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으레 봄이 오면
흐드러진 아름다움은 알고
제 살갗 찢어 새싹을 내고
꽃피우는 나무의 고뇌는 모른다
한 뼘 남짓한 방 안을 뒹구는 몸뚱이는
바삐 구르는 부모의 걸음을 몰라
나태한 자취방 냉장고에
죽어가는 찬들의 역한 냄새는 알고
제 자식 배곯을까
정성 들인 부모의 뼈마디 시림은 모른다
아는 만큼 모르고
모른 체 한 만큼 안다
어른 옷의 소매가 맞아 들기 시작하면
모르는 것과 모르고 싶은 것들이 늘어난다
어쩌면
던적스러운 내 마음을 알아
꽃보다 맑은 네 마음을 모르고
헤매다
찬란히 부서질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