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대화의 힘
하니는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맞벌이를 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것도 있죠. 오늘 아침 잠에서 깬 하니가 말했습니다.
"아! 학원에 가기 싫다!"
학원에 가기 싫다는 하니에게 어떤 말을 해주는 것이 좋을까? 순간 고민이 됐습니다. 억지로 가라고 하는 것도 찜찜하고, 그렇다고 가기 싫으면 가지 마!라고 하기에도 찜찜한 것이었습니다. 잠깐 딜레마에 빠져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라도 공부하러 학원 가는 것이 썩 즐거운 일은 아니겠다는 생각 말이죠. 일하러 가기 귀찮고 싫은 것과 비슷한 느낌 아니었을까요?
"아! 일하러 가기 싫다!"
이렇게 제가 말했는데 옆에서 누군가
"그래도 일하러 가야지!", "일하러 가지 마!" 이런 답변을 한다면 그것이 좋게 들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말할 때는 '가긴 가야 하는 것 아는데 그냥 지금 참 가기 싫네!' 이런 마음을 품고 말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면 이런 말을 왜 할까요? 아마도 학원에 다니는 게 힘들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그 힘듦 자체에 공감해주면 되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 학원 다니기 힘들지? 사실 엄마도 정해진 시간에 일하러 가는 게 싫을 때가 있거든! 근데 또 막상 가보면 할 만 하더라! 하니는 어때?"
"학원 가면 생각보다 재미있긴 한데 가는 게 귀찮아요."
하니가 여기까지 말했으면 대화를 정리했을 텐데 뒤에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근데 오늘은 시험까지 보니까 더 가기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