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vefund이성수 Nov 14. 2018

수능D-1일 그리고 주식투자  단상

수능D-1일 그리고 주식투자  단상

매년 11월 어느날이 되면 고3수험생들은 수능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증권시장도  1시간 늦게 개장되지요. 매년 반복되는 이벤트입니다만, 매년 수능일에 증시가 1시간 늦게 개장한다는 것을 깜박 잊곤 합니다. 원치 않게  수능일이라는 것을 개장/마감 시간에서 실감하게 되지요.

그런데 수능일 즈음 이런 저런 옛 생각을 하다보면, 주식투자도 수능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매년 하곤 합니다. 


 

ㅇ 증시 10시 개장, 4시 30분 마감되는 내일 11/15 수능일 


매년 수능일이 되면 출근을 살짝 늦게해도 되지만 이상하리만치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모든 아침 업무 세팅을 마치고 9시까지 커피를 마시며 개장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9시가 되어 시세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서야 "아.. 오늘 수능일이지"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스쳐지나갑니다. 그리곤 왠지 모르게 1시간 여유시간이 생긴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다 오후 시간에는 3시 30분이 지나도 시세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는 순간 의아 해 하다가, "아 오늘 수능일이지"라는 것을 다시한번  실감하곤 합니다. 


매년 수능일만 되면 꼭 겪게 되는 현상입니다. 아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내일이  되면 똑같이 반복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ㅇ 문득 떠오르는 생각 주식투자와 수능 : 장기  레이스 


예전 학력고사 때나 초창기 수능 때에는 마지막 역전이 가능하였습니다. 고2까지  탱자탱자 놀다가 고3 때 바짝 피치를 올려 공부해서 학력고사 수능 점수를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캐릭터들이 학교마다 한두명씩 꼭 있지요. (저도  그런 케이스 중 하나였습니다.^^)

얼핏 보면 마치 주식투자에서 짧은 시간에 대박 난것 같은 모양세이다보니, 주변  친구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들이 아예 아무  것도 안하다가 1년 공부해서 성적이 오른 것은 아닙니다. 


오랜기간 국영수는  아니더라도 다른 공부를 하면서 기초를 꾸준히 높여왔기에 가능한 결과인 것이지요. (저의 경우는 천문학에 고2까지 빠졌었는데 천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영어원서를 읽고 행성궤도를 계산한다며 미분적분학을 공부하는 등 엉뚱하였지만 공부는 계속 했습니다) 


요즘 수능은 과거처럼 마지막 역전이 거의 불가능하다 합니다. 워낙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공부를 해왔기에 꾸준히 관리해온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벼락치기로 공부한 학생은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일 이라 하더군요.

생각 해보면, 저희 세대의 경우 영어를 중학교 가서야 공부하기 시작하였는데 요즘  어린이들은 유치원에서 알파벳과 생활영화 정도는 기본적으로 떼고 초등학교를 올라갑니다. 

(저희 때는 중1 되서야 알파벳 알게된 친구들 많았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공부가 긴 시간 차근차근 쌓아올려가야하는 것처럼 주식투자도 오랜 시간  차근차근 투자 실력과 지식, 지혜를 쌓아가야만 합니다. 단 몇개월만에 대박 수익률을 만든다는 것은 그저 복권을 사고 1등에 당첨되는 것과 다를바  없을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고3 수험생이 수능을 치룰 때까지 초등학교 때부터 총 12년, 일찍 공부를  시작한 아이들은 15년 이상 준비를 해오는 기나긴 과정이로군요. 공부도 이렇게 긴 시간 관리하고 실력을 쌓아가야하는데 주식투자를 수개월 혹은  1~2년 만에 대박을 만든다는 것은 어쩌면 수능 한두달 남겨두고 공부해서 좋은 대학교 가려하는 요행을 바라는 마음과 다를바 없을  것입니다. 


[공부가 장기 레이스인 것처럼, 주식투자도 장기 레이스, 사진참조 :  pixabay]  


 

ㅇ 주식투자와 수능 : 결국 자기  관리. 


먼 옛날 고3시절을  떠올려보면 제 자신도 참으로 대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매일 내 자신이  정한 스케쥴에 맞추어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공부를 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 시기 같은 독서실에 다니던 친구들을 보면 자리를 자주  비우더군요. 어떤 날은 공부안하고 술을 마시러 가는 친구들도 있고, 공부도 안했으면서 수능 100일을 앞두고 있으니 백일주를 마시고 독서실  근처에서 꽐라가 되는 친구들도 보였습니다. (사반세기가 지난 비밀을 하나 폭로하자면^^ 제 소중한 절친이 백일주 마시고 자정즈음에 저희 집문  앞에 자고 있었습니다.[그 친구는 그날만 한잔 했답니다~~^^;]) 


어찌보면 하루하루가 완벽한 컨디션에서 공부해야하는 고3의 상황인데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하던 친구들 중 대부분 나쁜 수능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지요. 매일매일 조금씩 나가야하는 공부인데 매일매일 놀았으니 노는 실력은 늘어도 수능 점수는 늘지 않게 됩니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매일이 자기 관리의 연속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변동성이 높아지는 약세장이나 폭등장에서 자기 관리가 안되는 분들 은근히  많습니다. 심리가 흔들려 자신의 원칙을 깨트리는 상황은 비일비재하고, 주식이 떨어졌다고 폭음 주식이 올랐다고 폭음하는 분들도 은근히 많습니다.  당연히 투자심리가 안정될리 없지요. 술낌에 결정한 감정적인 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당연히 주식투자와 투자 관련 공부를 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의 증시토크를 애독하여주시는 독자님들은^^ 몇 안되는 상위 노력파 케이스  이십니다.)  


ㅇ 주식투자와 수능 : 일탈을  경계해야. 

[일탈을 경계하면서 공부도 투자도 계속 정진해야... 사진참조 : pixabay] 


그리고 자기 관리 중에는 "일탈"에 대한 경계도 있습니다.

수능을 치루는 수험생이라면 사춘기 시절의 이유없는 반항심, 이성에 대한 호기심,  외부의 다양한 노이즈에 대한 일탈을 경계 해야만 합니다. 십수년 실력을 쌓아왔다가도 결정적인 시점에 일탈하게 될 경우 수능을 망치게  되지요.

(강남에서 관리받으며 고2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던 학생이 고3시절에 일탈에 빠져  수능점수가 망가진 사례를 얼마전 접하였습니다. 한번의 일탈이 십수년 쌓은 노력을 도로아미타불로 만든 것이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주식투자도 "일탈"을 경계 해야만 합니다.

오랜 기간 강한 투자 마인드로 원칙을 잘 지켜오던 투자자도 폭등장이 찾아오면 혹은  폭락장이 찾아오면 한 순간 "일탈"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그 일탈은 엄청난 재산상 피해를 안겨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들어 강세장이 지속되다보면 자기자신이 마치 주가를 움직이는 신!인냥 착각하게  되는데 이 때, 넘치는 자신감 속에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나, 몰빵투자를 하여 단 일순간에 모든 것을 망치는 경우 주변에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사례일 것입니다.  


내일 수능일, 아침 한시간의 여유 시간 저는 사반세기 전 고등학교 시절을 잠시  떠올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시절의 마음처럼 변함없이 주식시장을 원칙과 투자마인드 강하게 지키며 뚜벅뚜벅 계속  정진하리라 제 자신 스스로 마음을 다질 것입니다. 


2018년 11월 14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매거진의 이전글 약세장 속에서 생각 해 보는, 섀넌의 도깨비  현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