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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fund이성수 Jun 20. 2019

주식투자고수는 정치적 신념을 투자결정에 반영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친한사람들 사이에서 하지 말아야할 3가지 대화 주제, 3J가 있습니다.  정치,종교,지역이 바로 그 3J입니다. (여기에 J를 하나 더하자면 주식이  있습니다.ㅠㅠ) 이중 정치 이야기는 친구,친척들 사이에  싸움을 만드는 무서운 대화소재이지요. 그런데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주식투자 결정에도 사용하시는 일반인들이 정말 많습니다. 겉으로는 아닌척하지만 자신의 정치 신념과 다른 정권이  집권하면 "주식 이제 개판이야 경제 끝났다"라면서 투자 자체를  포기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발! 주식투자에 있어서 정치적 신념은  배재하시라고 말입니다. (오늘 글 주제는 매우 민감하기에 정치적 부분은 그저 "이쪽","저쪽"으로 표현하겠습니다.)  



ㅇ 자신의 정치신념과 반대 진영이 집권하면 :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군중심리 


정치적으로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쪽이 집권하면 그 쪽 정책에 모순이 있기에 한국  경제는 파탄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현재 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반복되어온 현상입니다. 나와 생각이 틀리기에 정책하나하나가 모두 틀렸다고 생각하고  그로인하여 경제는 파탄날 것이라 스스로 예언합니다. 

"아 몰라! 이번에 내 지지하는 이쪽당이 집권못하고 저쪽당이 집권했으니 경제  파탄이야, 전쟁 날지도 몰라 현금, 금괴 짱, 라면도  몇박스..." 


그리고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투자 결정에 정치적 신념을  반영하여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저 반대쪽 진영이 마음에 안들기에 묻지마식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나름 이유와 원인을 가지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는 자신과 의견이 일치하는  경제뉴스들만 보거나 지인들 대화 중에도 자신과 의견이 맞는 이야기만 동조하며 의견이 증폭되기 때문입니다. 

이쪽,저쪽 어느쪽이 집권하든 반대정치성향을 가진 분들은 "이번  정권은 경제파탄이 발생할게 자명하니 안전하게 투자결정을  해야한다"라고 말합니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실제 신념을 실천으로 행하는 일반인들 : 그리고 참다참다 마지막  불꽃에... 


그런데 이런 생각이 실제 투자 결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과거 2000년대 초중반 필자의 친한 지인분 중에 많은  분들이 이런 생각들을 하셨습니다.  

"이번 정권은 5년만에  IMF사태를 또 불러올꺼야 그러니 무조건 안전하게 가야한다"


때마친 2003년 이라크 전쟁, 2004년 중국쇼크 등 한번씩 출렁거리고 정치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그 분들은 자신의 생각을 강화하면서 "곧! 증시는 500p까지 다시 폭락할 것이라는 예언들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간이 흘러갈 수록 증시는 급등하였고 오히려 5년 후인  2007년에는 2003년초대비 주가지수가 4배나 상승한 2000p에 육박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가 되서야 그  지인분들은 갑자기 태세를 바꾸더니 자신이 지지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주가지수 4000p넘게 갈 것이라며 마지막 불꽃에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다음 해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큰 낭패를 보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 잘못된 투자 결정을 내린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비단  필자의 지인들 사례뿐만 아니라 은근히 많은 가정에서 나타났을 것입니다.   



ㅇ 워런버핏,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투자했다면 그냥 그런  투자자였을 뿐 


워런버핏은 대표적인 미국의 민주당 지지자인 것을 다들 아실 것입니다. 만약 워런버핏이  정치적 신념에 따라 투자 의견을 결정하는 일반인들과 같았다면 버크셔해서웨이의 성과는 어떠했을까?라는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이 상상을 실험해보기 위하여 필자는 1965년 이후 2018년까지의 버크셔해서웨이의 BPS연간 증가율 자료를 버크셔해서웨이  홈페이지에서 구하고 년도에 맞추어 당시 미국 대통령과 소속정당을 매치시켜 자료를 만들어보았습니다.  


1965년부터 2018년까지 54년 동안 공화당이 집권한 해는 30년이었고 민주당이  집권한 기간은 24년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1965년  이후 2024년까지 35년이 될 수도 있겠군요. 헉...)

이 중 민주당이  집권한 시기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의 평균BPS증가율(수익률로 이해하셔도  괜찮겠습니다.)은 연평균(단순) 19.7%였고 공화당 집권시기에는  연평균(단순) 19.5%였습니다. 민주당집권한 때나 공화당집권한 때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미국 대통령 집권 시기 평균 BPS증가율, 단위 %]  


그런데 만약  워런버핏이 일반인들처럼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 다른 공화당이 집권했을 때

"아 이제 경제 파탄이야, 공화당 경제 말아먹을거야, 주식매도"라는 생각과 결정을  했다면 누적성과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났을지 필자는 궁금해졌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가상의 상황임을  이해하여주십시오) 


단순하게 공화당 시기 때 수익률 정도만 포기하면 되지 뭐.. 라고 편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시기를 포기하였다면 워런버핏은 투자의 대가 워런버핏이 아닌 그냥 오래 투자하고 시장보다 조금 더 투자 잘하는 할아버지에 불과했을 것임을 당장에 아래 누적 수익 도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누적BPS증가율 전체기간과 민주당집권에만 투자시 가정] 


53년이라는 시간은 버크셔해서웨이의 뛰어난 투자성과가 복리로 불어나면서 100만%에 이르는 누적BPS증가율(수익률)을 만들었습니다. 대략 1만배 BPS가 증가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대단하지요.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30배 정도 상승하였으니 비교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워런버핏이 자신이 원하는 정당인 민주당집권시기에만 투자했다면 그 성과는 6500%대로 크게  낮아집니다. 54년 동안 S&P500지수보다는 뛰어나지만  66배정도 자산이 불어난 정도로 시장보다 우월하지만 워런버핏을 투자의 대가  반열에 올리기에는 부족함이 큰 수치입니다. 

연간CAGR로는 민주당집권시기에만 투자시 8.1%, 전체 기간 투자시에는 18.8%라는 연10%p의  엄청난 차이가 이 갭을 만든 것입니다.  



ㅇ 제발, 주식투자든 모든 투자에 있어서 정치적 신념을 반영하지  마시라. 


필자는 종종 세미나에서 이런 멘트를  사용하곤 합니다. 

투자에 있어서 "너의 사상과 감정은  필요없다"라고 말이죠. 

자신의 정치성향이 맞는 친구들과 정치 이야기를 하면 그 나름대로 꿀재미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  과정에서 생겨난 공통된 경제 관점이 투자 결정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하겠습니다.

과거 십수년 전 필자의 친한 지인들이 오판했던 상황들은 오랜 시간 그 지인들에게 재산상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런 상황들 저의 글  독자분들에게서는 발생하지 않기 바랍니다. 

그리고 또 다른 제 지인분들 제발 부탁이니  정치적 전제를 깔고 주식 이야기 제게 묻지  말아주세요.

2000년대든 2010년대든, 2020년대를 앞둔 지금이든 정치적 신념은 투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시한번 강조드립니다만, 투자에 있어서는 "당신의 사상과 감정은  필요없습니다" 


2019년 6월 20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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