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이들에게는 무의식적인 "자기검열"이 작동하기도 합니다. 글을 읽는 이들이 매우 과격하게 반응할 때 종종 나타나지요. 저의 글을 오래 보아오신분들은 제 칼럼에서 코스닥이나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커멘트가 최근 2년 사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저의 무의식적인 자기 검열이 작동하여 코스닥,제약/바이오에 대한 글을 쓰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년여 코스닥, 제약/바이오에서 느꼈던 단상을 오늘 증시토크에서 남겨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만인군상의 모습 잊지마세요.
ㅇ 신앙이 되어버린 업종 : 제약/바이오 그리고 코스닥
[코스닥150지수 2017년 이후 추이]
주식시장에 적당한 버블은 존재합니다. 적당한 가격버블은 산업을 부양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산업과 증시에 가져다 주지요. 하지만 그 버블이 도를 넘어 심리적 버블 단계에 이르게 되면, 투자자들은 그 버블을 "묻지마 신앙, 종교"처럼 대하기 시작합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해당 업종에 대한 버블론을 제기하면 음모론, 공매도 앞잡이, 뒷세력이 누구냐는 등 비난이 일게 되지요. 2017년 이전 필자도 코스닥, 제약/바이오 버블 우려를 계속 제기하였습니다만 댓글들은 매우 공격적이었습니다. 매우... 심각하게...
신앙이 되어버린 제약,바이오 그리고 코스닥은 2017년 늦가을에서 2018년 초 마지막 불꽃을 태우게 됩니다. 버스정류장에서는 사람들이 삼삼오오모여 가상화폐 이야기와 셀OOO에 빨리 투자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었고,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은 제약/바이오 종목의 주가차트를 여기저기서 보고 있었습니다.
그 시기 개인투자자 중 절반가까이는 제약/바이오 업종에 큰 돈을 투자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너도나도 제약/바이오 그리고 코스닥을 찬양하였습니다.
그리고 신앙화된 제약/바이오 버블 속에 경고의 싸이렌을 날리던 이들은 상상이상의 비난의 화살을 받다가 어느 순간부터 침묵하였습니다. 자기검열이었던 것이지요. 필자의 경우 돌려서 글을 쓰긴 하였지만 자기검열에 들어갔습니다.
2018년 이후 증시칼럼, 증시분석자료, 증권사 리포트 등에서 그 버블 신화에 빠진 투자자들이 원했던 "그 누구도 경고하지 않는"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 문득 옆에 충언 하는이 하나없이 다 제거한 연산군이 떠오르는군요)
ㅇ 마지막 불꽃을 터트려주신 은행ETF신탁 : (아우 정말... 아!! 오!! 흐!!!)
2017년 늦가을에서 2018년 초 제약/바이오 그리고 코스닥에 마지막 불꽃을 터트린 1등 공신은 은행ETF신탁이었습니다. 2017년 늦가을 이유없이 코스닥150지수를 중심으로 급등세가 나타났는데 어느날부턴가 증권가 찌라시에 "OO은행에서 ETF신탁을 적극 프로모션 중"이란 식의 글이 돌았습니다. 결국 2018년 3월 금융당국이 ETF은행 신탁상품에 소비자 경보를 발령할 정도로 그 기세는 대단하였습니다.
[은행 특정금전신탁 중 ETF편입현황_신규판매액 기준, 단위 : 억원]
[참조 : 금감원 보도자료 : 「고위험 ETF 은행신탁상품」 투자 관련 소비자경보 발령 2018년 3월]
특히 코스닥150관련 ETF에 이어 코스닥150레버리지ETF에 투자하는 ETF신탁상품도 등장하면서 시중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드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때 그 이후 코스닥과 제약, 바이오는 상투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코스닥150지수는 1월 30일 최고점 1719.05p를 기록한 이후 현재 -40%이상 하락 해 있습니다.
그 은행ETF신탁에 이후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저 2018년 봄 은행이 ETF신탁 판매를 늘린다는 뉴스가 마지막이었을 뿐입니다.
ㅇ 버블이 만든 기대치 근처도 못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실적
꿈과 희망 속에 제약, 바이오, 헬스케어 업종들은 화려한 랠리가 오랜기간 지속되었습니다. 2009년 이후 2018년 초까지 굴곡속에 거의 10년가까운 상승이 있었다보니 가격버블을 넘어 심리적 버블 그리고 신앙 수준에 들어간 것은 당연한 현상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아무리 버블이라도 실적이 어느 정도 따라와 준다면 그 버블은 정당성을 가지고 지켜질 수 있습니다. 적어도 허무하게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거의 대다수의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들이 기대감에 심각한 버블 단계까지 주가가 올라갔지만 매년 적자가 지속되는 버블 기업들이 다반사이다보니 점점 버블에 균열이 가기 시작합니다.
[작년 5월 삼성바이오 이슈가 제약업종 버블 붕괴 트리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만]
[lovefund증시토크 2018년 5월 2일자, "주가 버블은 작은 이슈로 인해 추세를 깨트리는데"]
버블의 균열이 시작될 즈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수사 등이 발생하였지요. 이때 셀OOOO 외 여타 제약/헬스케어 투자자들은 오히려 자신의 종목에 기회라고 생각하였지만 이는 오히려 순망치한, 버블 붕괴 트리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극단적인 버블은 터졌고, 현재 버블은 계속 크기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ㅇ 증시 전체에 버블이 어느날 찾아온다면? 2년 동안 제약/바이오 버블을 떠올리시라.
글 초반에 언급드린바처럼 제약, 바이오, 헬스케어 업종은 필자가 2년가까이 무의식 중에 자기검열을 해야했던 것처럼 글을 쓰기 참으로 민감한 섹터입니다. 그래도, 증시토크에 지금의 상황을 기록해 놓아야한다 생각하기에 용기내에 글을 적어봅니다.
마지막으로, 미래 어느날을 이야기드리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지금 코스닥과 제약 바이오에 대해서는 버블 논란이 있었을 정도의 활황이 있었고 버블이 꺼져가고 있지만, 증시 전체적으로는 버블은 커녕 극단적인 저평가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시라하는 것이 무한히 제자리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어느날, 부지불식간에 증시 전체적으로 버블이 형성되어있는 날이 찾아오겠지요. 그 버블의 강도는 2008년 수준일 수도 있고, 1999년처럼 광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가 되면 필자의 글은 지금의 긍정론과 다른 버블 경계론을 말하고 있을 것입니다. (마치 위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버블을 과거에 경고했던 것처럼...)
그런데 그 어느날 한국증시가 버블에 들어왔을 때
저의 버블 경고 글이 눈에 거슬리거나, 혹은 댓글에 주가는 계속한다는 취지가 섞인 악성 댓글들이 가득보이신다면 진짜 버블이라 생각하시고 시장에서 냉정을 찾고 도망갈길을 찾으십시오.
그 후 버블이 1년 정도 더 이어진다한들, 큰 폭락장이 발생하며 상승한 것보다도 더 크게 하락해 있을터이니 말입니다.
이해가 안가신다면, 지난 2년간 코스닥과 제약,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서 나타난 만인군상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2019년 6월 28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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