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와 한국증시에서 가치투자 성과가 2~3년 뒤쳐진 흐름이 나타났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치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회의감이 커졌던 것이 사실이었고, 성장주에 투자해서 달리는 말에 올라타야한다는 모멘텀 투자가 대세였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 가치투자와 성장주투자 사이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 흐름이 가치투자와 성장주투자 간에 전세 역전이라 확언할 수는 없지만 간과하기에는 그 변화 조점이 커 보입니다.
ㅇ 성장주, 모멘텀 투자에 사람들이 올인(?) 잘 모르겠는데요?
막상 증시흐름에서 가치투자가 소외되고 성장주나 모멘텀 투자가 선호되었다는 것을 실감하는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단적인 상황을 뒤돌아보면 최근 2~3년 사이 성장주투자에서 "가즈아!!!"열풍을 만들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증시에서는 대표적인 사례가 제약,헬스케어 광풍이었지요. 제약 및 헬스케어 종목군의 주가 상승률은 상상을 초월하였고 거의 신격화까지 되었습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맞아맞아"라며 공감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미국증시에서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애플, 넷플릭스, 구글)이 주도하는 성장주 장세가 지속되었습니다. 가는 종목만 계속 상승하였지요. 그리고 FAANG을 대표로하는 성장주들이 미증시를 주도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한국투자자들도 미국증시에서 FAANG기업들에 투자한 분들이 많다는 점을 생각 해 본다면 최근 2~3년 사이 한국증시와 미국증시에서 성장주에 대한 열풍이 얼마나 강했는지 새삼스럽게 실감할 수 있으실 것입니다.
ㅇ 밸류-성장 상대수익추이 : 일방적인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변화 조짐이
밸류, 가치투자와 성장주 투자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앞서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시기에는 가치투자가 성장주투자보다 앞선 성과를 만들지만 어떤 시기에는 성장주 투자가 앞서는 성과를 만듭니다. 특히 성장주 투자가 높은 성과를 만들 때에는 그 상대수익차이가 매우 일방적으로 커지다보니 성장주가 주도하는 장세에는 버블이 심하게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시기가 1999년 IT버블, 1969년~73년의 니프티피프티 장세 그리고 최근 한국증시에서의 제약버블을 떠올려 볼 수 있겠습니다. 그 시기는 과할 정도로 성장이 계속 될 것이라는 확신 속에 돈이 몰리며 모멘텀을 만들면서 "가즈아"를 강하게 외치게 됩니다.
2017년 이후 한동안 이런 분위기가 강하게 미국증시와 한국증시에서 나타났었습니다.
[S&P500 가치주ETF와 성장주ETF의 상대주가 괴리도 추이]
[원데이타참조 : Yahoo파이낸스, IVE(가치), IVW(성장)]
위의 표는 미국 S&P500에서 가치주를 추려낸 ETF인 IVE와 성장주를 추려낸 ETF인 IVW 가격을 지수화하여 2000년 5월부터 최근까지 상대괴리도를 추적한 자료입니다. 개념적으로 밸류-성장의 수익차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상승시 밸류 우위, 하락시 성장 우위)
2000년 초중반에는 매우 강력한 가치주 중심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직전에 IT버블이 붕괴되고 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면서 가치주에 대한 선호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영향은 2000년대 초중반 한국증시에도 영향을 주어 그 시기 한국 가치투자자들은 최근 20년 내 잊지 못할 엄청난 투자 성과를 만들게 됩니다. (필자 또한 그 시절이 향기로운 시절로 남아있습니다.)
그러했던 미국증시에서의 밸류(가치)우위의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 상대적 강도가 약화되더니 2017년부터는 아예 노골적으로 성장주 중심으로 역전되게 됩니다. 이 기간을 보게 되면 한국증시에서도 비슷하게 가치투자 성과가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2000년 초중반 가치주 전성시대
- 2010년대 초중반은 완만한 가치주 전성시대
- 2017년 이후 성장주 전성시대/가치주 소외국면
[2017년 이후 2년여 아쉬운 성과를 보인 연구용가치투자 포트폴리오]
위의 자료는 필자의 연구용 가치투자 포트폴리오(레벨1)과 종합주가추이를 같이 작도한 것입니다.
앞서 언급드린 미국증시에서의 가치투자 상대성과 흐름과 유사하게 2000년대 초중반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2008년에 잠시 쉬었다가 2010년대 꾸준한 성과를 보였지만 2017년 이후 아쉬운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에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합니다. 앞서 미국 S&P500의 가치ETF와 성장ETF 상대적 격차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증시에서도 작년 초이후 가치투자 성과는 성장투자 성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양호한 성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 가치투자와 성장투자의 성과가 역전되는 현상이 추세적으로 나타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하겠습니다만 적어도 2017년 이후 나타났던 가치투자의 조금(!) 아쉬운 성과는 이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극단적인 성장주 중심의 증시가 있었던 2017년 이후 2년여를 뒤돌아보며 물극필반(物極必反) 이라는 말이 머리속에 맴도는군요.
2019년 9월 11일 수요일,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세요^_^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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