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첫 거래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출근길에 인도에 쌓인 낙엽들을 보니 12월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더군요.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온 12월 입니다만 한편으로는 주식시장은 이 12월을 보내면서 중요한 변곡점을 넘어가게 됩니다. 만2년여 한국증시를 억눌러온 여러 악재들이 12월을 보내면서 큰 고비를 넘기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 고비를 넘는 12월에 출렁임은 있겠습니다만 새로운 희망은 떠오를 것입니다.
ㅇ 2018년 1월부터 시작된 만 2년여의 약세장 : 한국증시를 억누른 대표적 재료들
[만2년여 지속된 한국증시 약세장]
2018년 1월 종합주가지수가 2607p를 고점으로 찍은 이후, 만 2년여동안 약세장이 지속되었습니다. 2년이라는 기간조정에 더하여 종합주가지수가 고점대비 -25%이상하락하는 중급하락장이 만들어지다보니 기다리다지치고 증시 낙폭에 지친 투자자들은 지난 2년 동안 시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비록 종합주가지수가 올해는 2%플러스라 하더라도, 지난 여름 일본 경제보복이 만든 상처로 인해 투자심리는 올해도 매우 깊은 폭락장이 만들어진듯 투자자들은 느끼고 있습니다.
이 2년이라는 시간 한국증시를 억눌렀던 악재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겠습니다.
가장 큰 악재는 미중 무역전쟁입니다. 작년 봄부터 본격화된 미중 무역전쟁은 한국수출에 큰 악영향을 미쳤고, 기업들의 실적이 위축되는 원인이 되어 증시를 만 2년 내내 억누른 원인이 되었습니다.
두번째 악재는 작년 2018년 증시에 유동성 부담이 된 미국 연준의 긴축정책이었습니다.
작년에 4차례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고, 양적긴축까지 병행하면서 결국 올해 연초부터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감을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작년 10월 한국증시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세번째 악재는 일본의 경제 보복입니다.
이는 올해 악재이지요. 올해 7월 1일부로 한국에 경제 보복을 시작한 일본은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제재를 시작으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재함으로써 경제적 타격을 안기려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언론들은 "한국이 망했다"라며 선동하니 투자심리가 공포에 빠졌고 급기야 7월~8월 약세장 속에 마지막까지 버텼던 투자자들까지 시장을 떠나게 하였습니다.
네번째 악재는 MSCI이머징 리밸런싱 이슈입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MSCI이머징 리밸런싱은 올해 작년보다 큰 부담을 안겨주었습니다. 중국A주 편입 스케쥴 중 20%까지 진행하였고, 이로 인해 5월,8월,11월 외국인 매도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11월은 국내증시 반등폭이 있었다보니 매우 노골적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쏟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연말 대주주 양도세 대상 확대입니다.
올해 연말에는 대주주 양도세 대상이 확대되면서, 금액기준으로 1종목당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매년 연말 12월이 되면 양도세 회피 매도로 인해 스몰캡에 부담이 되는 이 이슈는 매 홀수년도 말 기준이 낮아질 때마다 스몰캡에 부담이 되어왔습니다. 올해의 경우도 여름 장 이후 은근히 스몰캡에 매물 부담을 주면서 중소형주/코스닥 종목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한국증시 발목을 잡은 중요 악재들]
ㅇ 그런데 이 악재들을 뒤집어보면, 재료가 끝나면 오히려 강력한 호재! (주가에 선반영)
위의 악재들로 인해 주가지수 그리고 개별종목의 주가는 2년여동안 무거운 걸음을 걸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주가에는 이 악재들로 인한 효과가 급락이라는 상처로 남았습니다. 즉, 위의 악재들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어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위의 악재성 재료들이 끝나면 오히려 호재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그렇게 바뀔 수 있는 악재들이 정말 많군요.
첫번째로 타임스케쥴 관점에서 4번, 6번 악재인 MSCI이머징 리밸런싱과 대주주 양도세 이슈를 보겠습니다.
MSCI이머징 지수 리밸런싱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중요한 변곡점을 넘어섰습니다.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마다 편입 기준이 다르기에 기준일인 11월 26일을 최고치로 점점 외국인 매도 물량은 감소세로 바뀌어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지요. 즉, 이 이슈는 내년 5월까지는 잠시 내려놓아도 될 악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대주주 양도세 이슈의 경우는 12월 스몰캡에 부담을 줄 수 있겠지만, 이미 지난 여름 이후 반등장에서 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면을 보면, 연말 이전에 미리 매도한 물량이 상당하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과거 2013년 12월에 일시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개별주 가격이 급락하였다보니, 대주주 양도세 대상이 되는 투자자들이 무리하게 연말에 몰아 매도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렇단 이야기는 연말을 보내고나면, 다시 주식을 되사들일텐데 이로 인하 반발 매수세가 스몰캡에 연초 효과를 만들 잠재력을 가지게 합니다.
두번째로, 유동성 관점에서의 미국 연준발 재료들을 보겠습니다.
다행히 2019년에 연준은 금리를 3번이나 인하하였고, 양적긴축도 중단하였습니다. 그런데 긴축에서 완화로 바뀐 것은 맞는데 여기에 더하여 단기국채를 매입하는 추가완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요. (양적완화의 사촌동생과 같은...)
만약 내년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이 지속될 경우, 중장기채 금리가 속등하게 되면 연준은 진짜 양적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세번째로 가장 큰 악재이면서도 불확실성이 큰 미중 무역협상과 일본의 경제보복입니다.
현재 미중 무역협상 1단계가 합의 직전에 와있지만, 홍콩 이슈로 인해 11월 말 증시 발목을 잡았습니다.그런데 미국은 중국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결정하는 등 1단계 합의를 위한 제스쳐를 주말사이 보내고 있습니다. 이 결론은 이달 중순 안에 그림이 나올 듯 합니다.
만약 미중 무역전쟁에서 1단계 합의라도 결정이 난다면, 증시에 얹혀졌던 큰 짐 하나를 내려놓는 효과를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경제 보복 또한 한국증시가 나아가야할 때 발목을 잡았지요.
그나마 지난 여름에는 한국/일본 당국자들이 마주하지도 않던 상황이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연내 한일정상회담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을 정도로 풀려가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일본의 경제 보복이 오히려 일본에 더 큰 부담이 되었고 되려 반도체 핵심 소재들의 경우는 일본 제품과는 연을 끊으려 할 정도로 대체 회사, 대체 국가들 찾았습니다. 결국 일본에게는 득보다는 실이 큰 경제보복이었습니다.
한일 정상이 훈훈한 분위기에서 만나기만 하여도, 일본 경제 보복이 만든 증시 부담은 눌린만큼 튀어오르는 재료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ㅇ 12월! 단단히 마음 잡으시면서 이겨내신다면...
이번 2년여의 조정장은 투자자들을 기간 조정과 가격 조정 양측면에서 힘들게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12월을 보내고 나면, 어깨위에 지고 있던 큰 짐들이 하나씩 내려질 것입니다.
타임스케쥴에 의해 대주주양도세와 MSCI이머징 이슈는 짐을 내려놓을 것이고 12월에 예정되어있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과정과 한일간 정상회담 가능성은 성사시 큰 짐을 하나씩 요란하게 내려놓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물론 증시가 순탄하게 움직이지는 않겠지요. 12월 마지막 인내를 투자자들에게 요구하며 진을 짜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보내고나면 시장은 비합리적인 가격으로 가득차게 되고 새해가 되었을 때 비합리적인 가격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우리는 볼 것입니다.
2019년 12월 2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