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진정한 공포는 삶의 무게

영화 '트라이앵글'




▲ 영화 '트라이앵글' 스틸 컷     © 날쮸



#진짜 무서운 것은 도망치고 싶은 현실


오싹한 공포영화가 생각나는 계절, 관절 꺾는 징그러운 귀신보다 소름 끼치는 이야기가 있다. 침대 밑이나 장롱 속에 숨어 있던 노숙자, 옆집에 사는 연쇄 살인마와 같은 도시괴담이다. 존재하는지 모를 귀신 이야기보다 현실에서 맞닥뜨린 위험과 공포가 더 무섭다. 어쩌면 그것은 끝없는 야근으로 몸에서 소리 없이 자란 암세포, 전 재산을 투자했으나 폭락해버린 비트코인일지 모른다. 싱글맘 ‘제스’에게는 삶 그자체가 공포다. 생존은 고달프고 자폐증을 앓는 아들의 독박 육아는 정신을 갉아먹는다. 친구의 배려로 떠나게 된 요트 여행은 두번 다시 그녀에게  없을 지 모를 달콤한 휴가다. 그녀는 도망치듯 배에 오른다. 


▲ 영화 '트라이앵글' 스틸 컷     © 날쮸


#버뮤다 -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굴레 


그러나 태풍을 만나  버뮤다 삼각지대로 추정되는 곳에 들어서면서부터 공포는 시작된다. 구조를 바라며 옮겨 탄 배 안에서 제시 일행은 알수 없는 자의 공격을 받고, 탈출은 번번히 실패한다. 그러다 제시는 깨닫는다. 벗어나기 힘든 현실 속에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영화 ‘트라이앵글’의 진정한 공포는 멜리사조지의 겁에 질린 눈동자가 아닌, 어떻게든 집에 돌아가겠다는 강렬한 눈빛에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이 배우는 아들을 위해 반드시 돌아가고자 하는 엄마의 모성애를 탁월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소름 돋는다. 잘해보려는 그녀의 의지가 강하면 강할 수록 현실에 지친 ‘자기 자신’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끝없이 반복되는 잘못과 고단한 삶, 그것이 바로 공포다. 우리네 삶의 무서움이다.


▲ 영화 '트라이앵글' 스틸 컷     © 날쮸



나의 싸움

                  신현림

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다

망가지지 않기 위해 일을 한다

지상에서 남은 나날을 사랑하기 위해

외로움에 지나쳐

괴로움이 되는 모든 것

마음을 폐가로 만드는 모든 것과 싸운다

슬픔이 지나쳐 독약이 되는 모든 것

가슴을 까맣게 태우는 모든 것

실패와 실패 끝의 치욕과

습자지만큼 나약한 마음과

저승냄새 가득한 우울과 슬쓸함

줄 위를 걷는 듯한 불안과

지겨운 고통은 어서 꺼지라구!

매거진의 이전글 무서운 '마녀' 김다미, 그녀의 눈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