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와 운명 사이: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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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휘현

1 재테크에 승리해도 노예다.

나는 자산관리사로 16년 정도 일해왔다. 한때는 매우 바쁘게, 한때는 매우 느리게. 결국 16년이 되었다. 그렇게 살면서 사실 행복할 때가 매우 적었다. 어린 시절보다 10대 20대 30대 40대 갈수록 부는 많아지고, 명성은 있어졌지만, 잠깐 돈 벌 때만 즐거웠을 뿐 일상에서 행복은 거의 밑바닥에 있다. 남이 바라보는 나만이 행복해 보이는 것이지, 실제 나는 행복과 거리가 좀 있다.


이 책은 내가 다른 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보다 내 인생을 정리하는 한 시점에서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매일 신문과 여론에서는 빠짐없이 나오는 기사들. 여기도 주식 저기도 코인 저 너머는 부동산. 이 모든 것을 모두 다해보아서 흑자도 내보았지만, 이제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가 않다.


사람들은 내가 자산관리사 이면서 투자가여서 이런 내용들을 주제로 나에게 질문을 하거나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그런 내용들이 고객뿐만 아니라 친구, 친척, 형제, 부모님까지 어느새 나는, 나의 모든 주위 사람과 돈 얘기만 하게 되었다. 즉 역할만 존재하고 내가 없어졌다.

가장 가까운 부모와 형제 그리고 친구 사이에서도 그렇게 되었고, 부부 사이에서도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처럼 되는 것을 경험했다. 열심히 살수록, 더욱 고독과 외로움에 빠지는 삶이 되었다.


과거에 난 환상을 가졌었다. Ymoney라고 회사명을 세울 때부터 돈 문제가 해결되면 누군가에게 이익을 주면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환상 말이다. 즉 누군가의 인생을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도와주면 어떤 이는 도리어 나를 잡아먹는 마귀할멈과 할범이 되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아마 그들도 초심과는 다르게 물질이 풍요롭게 되면 반대급부로 마음은 더 가난하게 될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한편으로 더 벌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비교대상이 달라지고,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여겨지고, 또한 가지게 되었던 재산을 잃을 까봐 전전긍긍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부자란 자기가 만족하는 만큼 가진자이다. 그런데 부자가 좀처럼 달성되기 힘들다. 100억을 가지면 1000억을 꿈꾸게 된다. 만족하는 만큼이란 돈은 상황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1억만 있었던 사람이 10억이 되면 매우 오만해지고 더 삶을 괴롭게 사는 것을 많이 보았다. 20억만 있었던 사람이 800억이 돼도 우울증만 더 깊어져서 오늘 내일하는 경우도 보았다.

또한 모으는데는 부자인데, 부자여도 쓰는데는 거지일 수 있다. 즉 사장이여도 직원 월급 다주고, 자신은 매달 빛만 가져가는 거지 일수도 있다. 즉 사장이 부자는 아니다.


즉 재테크한 사람과 돈을 쓰고 사용하는 사람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 바록 그것이 운명이다. 그 후부터 나는 한 사람의 운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고 책을 읽었다. 재테크에 승리해도 운명이 노예인 사람은 결국 잠도 못 자고 걱정 근심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회사는 부자지만 가난한 사장님도 많다. 노동은 매우 많이 해서 부지런하고 열정적이라고 존경은 받지만, 실제 수중에 유동성되는 현금이 없다. 또한 현금이 많더라도 이때까지 처 자식만 잘 쓰고 살았지, 자신이 억만장자로 목표달성할때까지 절약하고 억만장자가 되어 편히 살려고 하니, 결국 심각한 중병을 진단받아 1년 내로 죽거나 병상에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험을 많이 하다 보니 나에게 있어서 실제가 없는 돈 얘기는 매우 재미없고 지루하다. 돈이 있어도 자신의 돈이 아닌 운명들이 많다. 그런데 과거에 있었던 돈이나, 미래에 있을 것 같다는 공상 같은 돈 얘기들. 하지도 않은 투자를 했더라면 돈을 벌 수 있었을 텐데 하고, 말도 안 되는 행위 없는 후회들. 결국 행위 없는 정보만 모으려는 논쟁 거리들은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듣고 있으면 에너지만 축난다.

돈을 투자해서 벌어도 자신이 못쓸 운명이면 자신의 부도 아닌데, 무슨 망상 속에 사는지 답답하기만 하다.